
" 후계자는 당연히 장남이신...! "
" 어허! 그게 무슨 소리요? 상황이 달라질 때로 달라졌단 말입니다. 공녀께서... "

" 조용들 하시죠. "
" 크흠... "
" 당사자도 아니신 분들께서 왜 이렇게 소란인지... "
" 하오나, 이 결정이 얼마나 중대한 결정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 가문의 미래가 걸린 일이옵니다! "
" 이 가문을 이끌어갈 힘이 있으신 분은 김남준 공자님이시니 대공작위를 이어서... "
예전부터 후계자 자리를 포기하고 꿈을 선택한 김태형은 후계자 후보에 속해 있지 않는다. 하지만 세아는 포기한 적이 없기에 후계자 후보에 속해 있는 것이다.
대공이 세상을 떠나버렸으니, 카르나 가문의 대를 이어갈 사람이 필요하다. 유력한 후보는 당연히 첫째인 김남준. 처음부터 후계자로서 확정이 나있었긴 했다.
그렇지만 세아가 달라진 이후, 충분히 가문을 지켜낼 능력이 생겼다. 귀족들은 공자파와 공녀파로 나뉘었고, 하루빨리 작위를 이어받아야 되는 지금은 후계자를 어서 정해야 한다.

" 제가 말씀드렸을 텐데요? 전 작위를 이어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당연히 오라버니께서 후계자로 마땅한 사람이 아닙니까? "
" 그렇습니다. 지식이 곧 힘이지요. 여태껏 대를 잇기 위해 공부해 오신 공자께서... "
남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 "
" 지식이 곧 힘이라는 말, 상당히 거슬리는군요. "
" 네...? "
" 힘은 힘입니다. 지식은 지식이고요. 힘이 없으면 지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겁니다. "
남준의 말에 모두 입을 닫아야 했다.
" 난 공녀도 충분히 작위를 이어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
" 오라버니...! "
" 정녕 작위를 이어받을 마음이 없는 것이냐? "
" 없습니다. 절대로 "
" 단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아니겠지? "
" ...부담스러운 것도 맞으나, 그런 자리는 당연히 오라버니에게 맞는 자리입니다. "
" 나에게 맞는 자리? 글쎄, 나는 이 자리가 내게 맞다고 생각 하지는 않는데 말야. "
" 네...? 그게 무슨... "
"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죠. 공녀께서 한 달 동안 임시 대공녀로서 지내는 걸로요. "
" 네...!? "
"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임시 가주라뇨!! "
" 오라버니! "
" 능력을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공녀께서 임시 가주로서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본 뒤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
" 그렇지만 하루 빨리 작위를...! "
" 임시라 한들 가주라는 사실은 잊으시면 아니 되지요. 가주가 없는 게 아닙니다. "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 끄응... "
" 나쁘지 않은 것 같군요. "
귀족들의 반응이 크게 갈리기는 했지만, 오늘부터 한 달간 세라가 카르나 가문의 가주가 되었다.
.
.
.
.
" 아가씨, 아니... 공녀님.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
" 유모마저 왜 그래? 평소대로 불러줘...제발... 그리고 난 절대 가주가 될 수 없어! "
" ...아가씨, 아가씨께선 충분히 잘해나가실 수 있어요. "
" 난 이런 자리를 원하지 않았어... "
" 벌써 이렇게 어엿한 성인이 되셔서 가문을 위해 힘쓰실 아가씨를 보면 전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
" 유모... "
" 아가씨라면 이겨내실 수 있습니다. 아가씨가 누군지 잊지 않으셨겠죠? "
세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난 카르나 가문의 사람이다. "
세아의 눈빛엔 걱정이 사라지고 당참이 생겨났다.
.
.
.
.
{ 임시 작위식 }
철컥 - !
" 공녀님께서 드십니다! "
또각또각 -
세아가 중앙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귀족들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였다.
" 모두 고개를 들라. "
" 김세아 공녀님을 뵈옵니다. "
임시 작위식이기에 황궁에서가 아닌 카르나 가문의 저택에서 식이 이뤄줬다.
모두가 세아를 올려다 봤고, 세아는 그들을 내려다 봤다. 작위식이 시작되고 세아는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저벅저벅
김남준은 손에 가보를 들고 세아 앞으로 다가왔다.
" ...오라버니. "
" 이제 그렇게 부르심 아니 됩니다. "
남준은 옅은 미소를 띄우며 한쪽 무릎을 굽혔다. 그리곤 들고 있던 검을 받쳤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세아를 쳐다봤다. 세아는 검을 지긋이 내려다 보더니 곧장 검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김태형이 작은 상자를 가지고 왔다.
" 이건... "
카르나 가문엔 가보가 2가지다. 하나는 검 또 하나는 액세서리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마력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다. 팔찌, 목걸이, 귀걸이를 함으로써 세아는 카르나 가문의 가주가 된 것이다.

" 대공님, 경하 드리옵니다. "
" 경하 드리옵니다!! "
귀족은 몸을 최대한 낮춰 고개를 숙이고 이 저택의 사람들은 바닥에 엎드려 크게 말했다.
" 전 임시로 이 자리에 서있는 겁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최선을 다해 책임지고 가문을 이끌어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
어쩌면 너무 화려한 가보가 세아를 묻히게 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가보는 제 주인을 찾은 거 마냥 더욱더 빛이 나며 세아에게 묻히지도 돋보이지도 않았다.
세아의 우아한 위압감은 카르나 가문의 위엄을 보여줬다.
아버지 지켜봐 주세요. 절대 무너지지 않을, 카르나 가문의 무서움을 보여주도록 할게요.
.
.
.
.
" 대공님...! "
" 목소리 좀 낮추거라. "
" 앗, 죄송합니다... "
" 용건이 뭐야? "
" 이현 백작님께서 오셨습니다. "
세아는 심기가 거슬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 긴히 드릴 말씀이 있으시다고... "
" 서신을 보내지도 않아놓고 나를 만나겠다? 뻔뻔하기 그지없군. "
" 돌아가라고 전할까요? "
" 됐어. 얼마나 중요한 일이길래 백작이나 되는 사람이 몸소 나섰는지 궁금하네. "
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접견실로 향했다.
덜컥 -
" 아, 대공님. "
배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아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 앉으시죠. "
" ...네. "
백작은 자신의 생각에 비해 위압감이 느껴지는 세아에 약간 당황을 했다.
" 용건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바삐 찾아오셨는지? "
" 다름이 아니라, 대공께서도 이제 혼인을 하실 나이가 되시지 않았습니까? "
허?
어이가 없는 세아는 어디 한번 계속 씨불여 보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 제가 혼처를 꽤나 많이 준비해 왔답니다. "
" 흐응... "
" 가장이 있어야 대공께서 좋지 않겠습니까? 그 어려운 가주의 일들을 가장이... "
" 난 딱히 내가 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없네만? "
" 에이, 대공께선 여성분이시지 않습니까? 한계가 있다고요. 물론, 마녀...이시니 힘은 있으시겠지만요. "
" 하지만 지식이 곧 이 가문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장을 들여서... "
챙그랑 - !!
탁자에 놓여진 유리잔이 저절로 깨졌다. 세아가 마력으로 깨트린 것이겠지.
" 우리 가문을 위협하는 자들은... 이렇게 부숴 트리면 그만인 걸? 지식이 다가 아니지. 지식은 그냥 도움을 줄 뿐이라고 "
" 하...ㅋ 나보다 강한 자만이 내 옆에 서있을 수 있다. 나보다 약한 것들을 나에게 들이밀려는 건 아니겠지? "
" 그것이... "
"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는지... 내가 누군지 잊었나? 황족의 군주인 우리 가문은 거슬리면 다 쓸어버린다는 걸 말야. "
" ...! "

" 좋게 말하고 있을 때 꺼지시게. 백작가 하나 따위, 소리 소문 없이 없애버리기 전에. "
" 큭... 실례했습니다... "
백작은 서둘러 저택을 빠져나갔다.
"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자들이 나를 만만히 보고 가문을 위협하려 들까나...ㅋ "
세아는 조용히 있겠다는 다짐을 버렸다. 다시 한번 일컸게 만들어 줄 거다. 카르나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를 잊지 않게 머릿속에 단단히 박아 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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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이라 필력이...🥺🥺
가주로서 움직일 세아를 기대해 주세요.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손팅 필수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