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 소굴

미친놈들의 인질이 되었다

그러니까, 그때가 언제였냐. 바로 여름방학식 끝난지 
한시간도 안되서 생긴 비극이었다. 
시간이 남아서 서점을 들르려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던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응 엄마." 

"여주야, 지금 어디야?" 

"나? 지금 서점가려고 정류장까지 가고있어." 

"잠깐 지금 집으로 와줄래? 언니 와있는데." 

언니가 집에 왔다는 말에 굉장히 기뻤다.
우리 언니, 해외 유학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 힘든데! 지금 서점이 대수냐. 얼른 발길을 
돌려 집으로 신나게 뛰어갔다. 




나는 곧장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으로 직행했다. 

"왜 열려있지?" 

이상하게도 문은 반쯤 열려있었다. 언니가 
집에 있으면 문단속을 안했을리가 없는데. 
조심스레 집안으로 들어서자 예상치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제 왔네. 왜 이리 늦었냐?" 

웬 일진같은 분위기의 남자애가 우리집 거실을 
차지하고 앉아있는게 아닌가! 너무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래. 그쪽 딸 지금 왔어." 

"너.. 진짜 우리딸 해코지 안할거지??" 

"아이 그럼. 너네 자식 털끝도 안건드려."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엄마 목소리였다. 
이 남자하고 아는 사이인가? 엄마가 날 속인건가?
도대체 왜? 
한순간 벼랑 끝에 내몰린 기분이었다. 
내가 충격을 받아 얼어붙어 있을 무렵 그 애가 
조금씩 다가왔다. 

"오, 많이 놀랐나보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지?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그리고 험악하게 변한 말투로 속삭였다. 

"네 부모님이 우리한테 죄를 좀 지은게 있거든. 
 은혜도 모르고 잘사는것 같길래 찾아온거고." 

"그건 모르겠는데 저 죽일건가요...?
 살려주세요 제발..." 

"뭘 죽여, 죽이긴? 네가 해야될 일이 있는데." 

"네, 네?" 

그애는 다시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앉았다. 
살짝 곁눈질로 본 교복 명찰에 '최수빈' 이라고 
적혀있다. 처음 보는 이름이다. 

"너 이제 우리쪽 인질된거야." 

그 한마디가 내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