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지낸 것도 1주일이다. 같은 대학의 같은 과인데, 어떻게 한 번도 안 만나겠나. 오늘은 여주와 그, 썩은물 선배, 여주의 단짝이 만나 팀플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가 너무 휴대폰은 안 보니, 톡으로 계획 세우는 것이 힘들어 이렇게 직접 만나는 것도 있다.
" 여주-. 우리 계획 다 세우고 난 다음에, 놀러 갈래? "
" 에? 어제도 놀았잖아 "
" 그러면 그냥 밥이나 한 끼 먹을까? "
" 그래 "
여주의 단짝, 하은이. 하은이는 누가 여주의 단짝 아니랄까, 여주처럼 해맑고 밝은 성격이다. 당연히 여주랑은 잘 맞고, 친화력도 좋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 남자친구님이 있으시다, 그것도 벌써 637일. 대학은 같은 대학, 다른 과 긴 하지만. 둘은 닭살 커플이라 불릴 정도이기에, 이 정도로 주변인들은 만족하고 있다.
빨리빨리의 성격을 가진 여주는 역시나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끼리끼리라는 말대로 5분도 안 지나 하은이까지 도착했고, 나머지 둘은 올 기미도 보이지 않아 폭풍 수다를 떨고 있다.
" 그래서 울 남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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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그러니까 걔가-. "
대화 내내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짜증 난다고 하지만, 오히려 여주는 이런 모습도 좋아한다. 내 친구가 상대방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니, 나중에 자신도 저 정도로 남자친구를 아끼고 사랑해 줘야지라며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문이 열리며,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 선배일까, 그일까.
" 오- 여주-, 더 이뻐졌네-? "
그 선배다, 하은이도 그것을 아는 눈치이다. 그래서 선배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 선배는 계속 여주의 옆에 앉을라고 한다. 그때 또 문이 열리며 그가 들어온다.
" 선배, 안녕하세요-. "
" ... 아, 내가 너 옆자리에 앉을께 "
역시 센스 있는 정한은 여주의 옆자리를 선택한 뒤에, 천천히 그들에게 향한다. 그 선배는 아까운 눈치인지 조용히 치- 하고 하은의 옆자리에 앉는다. 여주와 하은은 선배의 치 소리와 함께 안도의 한숨을 휴-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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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엉망이었다, 여주는 계획을 세우려고 하고. 선배는 계속 대시만 하고, 하은은 그걸 말리고. 정한이 선배한테 눈치를 주면 괜히 뜨끔해 하은에게 불똥이 튀었다. 그걸 본 여주는 또 정신없이 말린 후,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반복되었다.
결국 정신이 피폐해진 사람은 여주이다, 불통이 튄 하은은 그런 건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여주의 옆에서 위로만 해줄 뿐이다. 여기서 조용히 말을 걸 시도만 해도 여주에게는 너무나 무거운 압박이 들 테니, 친한 친구라 그런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
" 하은아, 너 남ㅊ-. "
" 남친아-! "
그가 남자친구가 기다린다 말하자, 바로 뛰쳐나가는 하은을 보더니 웃음이 나는 그녀이다. 얼마나 남자친구를 사랑하는지 자세히 보지 않아도 다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웃다 보니 또 혼자 남겨져있다. 이런 고독함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 밝게 다녔던 건데.
점점 눈에 아름답고 투명한 눈물이 차오르며, 토끼눈 마냥 동그랐던 눈이 점점 감겨져 왔고 결국은 눈물이 그녀의 새하얀 피부에 또르르- 흘러간다.

" ... 우냐? "
갑작스러운 목소리, 하지만 되게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가 제 뒤에 서있었다. 남들에게 자신의 눈물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여주이기에, 옷소매로 자신의 눈물을 닦는다. 계속 움직이던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눈을 떠서 보니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 휴지 가지고 올께. 기다려. "
그녀의 손목을 조심히 놔주더니, 구석으로 가 티슈를 몇 장 뽑아온다. 그러더니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고, 직접 눈물을 닦아준다. 갑자기 훅- 다가오는 그에 또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그녀에 그가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 왜 울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