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153.








가만히 생각하고 보니 저녁에 컵라면을 다섯개나 먹는 정국오빠가 나에게 돼지라고 말하는 건 너무 불공평하다. 나는 먹어봤자 컵라면에 밥 말아먹는 정도지.
"정국오빠, 솔직히 나보다 많이 먹으면서 나한테 돼지라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난 남자잖아. 이정도는 먹어야 오빠처럼 건강할 수 있는 거야."
"알고 보면 뱃살 투성이 아니야?"
내가 정국오빠를 돼지라고 부르고 말겠다는 의지로 정국오빠의 배에 손을 가져다대자 단단한 근육이 느껴진다. 뭐야. 어째서 그 흔한 뱃살조차 없는 거야? 컵라면 다섯개 먹었다며!
"아니야. 이럴 수 없어."
"글쎄. 오빠는 이정도는 먹어야 한다니까."
그리고 너가 돼지인 이유는 이번에는 정국오빠가 역으로 내 뱃살을 잡는다. 정국오빠의 손에 가련하게 잡힌 뱃살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이게 다 뱃살이라는 것 때문이지."
"정국오빠, 지금 어딜 만진 거야?"
"돼지 뱃살. 삼겹살?"
"세겹까지는 아니거든?"
정국오빠와 실랑이를 벌이는 중에 호석오빠가 거실로 걸어나온다.
"호석오빠는 어제 컵라면 몇 개 먹었어?"
"세 개 정도? 그건 왜?"
나는 자연스럽게 호석오빠의 배에도 손을 가져다댔다.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탄탄한 근육에 나는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내 배를 내려다 봤다. (절망)
*뱃살을 부탁해! 정국군 인터뷰*
[정국군, 평소에 식성이 좋으시다면서요. 어제도 컵라면 다섯개를 드셨다던데.]
"종류별로 먹고 싶어서요. 골고루! 근데 한꺼번에 먹으니까 불어터져서 별로 더라고요."
[듣자하니까 그렇게 드셔도 뱃살 하나 없으시다던데.]
"아, 그것도 카메라에 찍힌 거에요?"
[그럼요. 다 찍히죠. 정국군이 복근이 있다는 사실로 들었답니다.]
(겉옷을 여미며 뒷걸음질 친다.)
[(웃음) 정국군, 헤치지 않아요.]
*작가누나의 흑심으로 방송 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