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165.








일곱명의 오빠들은 갑작스러운 여동생의 단발 선포에 멘붕에 빠졌다. 오빠들은 여동생의 긴 생머리 성애자였던 것이다. 일곱명의 오빠들은 내일 당장 미용실로 뛰어갈 기세인 여동생을 막기 위해 서로를 향해 비장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긴생머리 그녀 석진오빠*
"꼬맹아, 이리 와 봐."
"왜?"
"겨울에는 긴 머리에 웨이브를 넣는 게 여성스러워 보인데.'
"삼월 달에 개학인데 지금 하면 아깝지 않아?"
그리고 나 단발 할..
"오빠가 돈 줄게. 그러니까. 하자."
하자고 웨이브!
웨이브가 나라의 큰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석진오빠는 의지에 찬 눈으로 내 두 손을 맞잡았다.
"알았어. 그러면 단발에 웨이브는.."
"긴 머리여야해!"
"응?"
"긴 머리여야 한다고!"
내가 석진오빠의 폭주에 겁에 질린 얼굴로 석진오빠를 바라보고 있자 어디선가 나타난 남준오빠와 호석오빠가 석진오빠의 양 팔을 붙들고 방 안으로 사라졌고 그 와중에도 석진오빠의 입에서는 긴 머리에 웨이브를 해야한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긴생머리 그녀 윤기오빠*
내가 머리를 감고 나오자 윤기오빠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손짓을 한다.
"아가, 이리 와."
"머리 말려야는데."
"오빠가 머리 말려줄게요."
"오래 걸리는데 괜찮겠어?"
"응, 나 머리 잘 말릴 수 있어!"
조심스럽게 내 머리를 말려주는 윤기오빠의 손길에 잠이 오는 걸 느끼며 꾸벅꾸벅 졸자 윤기오빠가 윤기오빠의 품에 기댄 채 잠든 나를 몸으로 버텨내며 내 머리를 마저 말려준다. 드라이기 소리가 꺼지고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윤기오빠의 품에 안겨 있었다.
"아, 잠들었나봐. 계속 그렇게 있었던 거야?"
윤기오빠는 내 물음에 대한 답보다도 먼저 길고 새하얀 손가락으로 내 긴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렸다.
"난 역시 긴 머리가 좋은데."
나를 바라보는 윤기 오빠의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가 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