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팔남매 여동생 톡! 아니쥬 톡

톡 191

아니쥬 톡

191.

춘추복을 입은 채로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을 맞는 기분은 상쾌하다. 낮에는 이렇게 따뜻한데 밤에는 또 무지 추워지는 게 문제지만.

"아가, 가디건이라도 한 개 가지고 다녀."

저녁에는 추워요. 감기 걸린단 말이야. 윤기오빠는 자기가 걸치고 있던 떡볶이 코트를 벗어서 나에게 입혀줬다.

"오빠, 있잖아. 나 어제 엄청 기분 좋은 꿈을 꿨어."

"무슨 꿈인데?"

"나를 똑같이 닮은 여자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는 꿈."

내 말에 윤기오빠는 나에게 떡볶이를 입혀주던 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이세상에 우리 아가랑 닮은 사람이 있으면 오빠는 바로 장가간다. 윤기오빠의 순진한 웃음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으며 다시 윤기오빠와 나란히 섰다.

아가의 곁에 서는 윤기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꿈에서 나온 엄마의 말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동생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나도 너희들을 보고 싶었다는. 엄마의 여중생 모습은 아가와 많이 닮았다.

"이세상에는 있을 리가 없겠죠. 엄마."

윤기의 작은 혼잣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태형과 지민은 오늘도 뭔가를 하려는 듯 서로 시선을 주고 받았다. 어제와 다른 것이 있다면 정국이 함께 있다는 것. 세 명은 조심스럽게 윤기의 방으로 침입했다.

"카메라 어딨어? 카메라?"

"항상 두는데가 있었는데?"

"왜 없지?"

춘추복 돼지 보고 싶단 말이야. 정국이의 칭얼거리는 목소리에 쌍둥이 형제는 윤기의 방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때 윤기의 방으로 누군가의 발자국이 가까워졌다. 일동은 모두 방문 뒤로 몸을 숨겼고 윤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윤기는 살짝 고개를 갸웃대다 말고 다시 방을 빠져나갔다. 모두가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다 닫히지 않은 문틈으로 윤기의 눈동자가 세 명의 남자를 향해 빛나고 있다.

"여기 있었구나."

순간 세 명의 남자들은 석상마냥 굳어버려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