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팔남매 여동생 톡! 아니쥬 톡

톡 219

톡 219



 
집으로 들어서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를 반기는 오빠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한 남매인 내가 오빠들의 불안함을 알아채지 못할 리 없었다.


"오빠들, 나 오늘 일찍 잘래."


괜히 소란피워서 미안해. 나는 오빠들에게 환하게 웃어보이고 내 방으로 걸어들어갔다. 방문이 닫히고서야 오빠들의 깊은 한숨소리가 문 너머로 들렸다.



"보검오빠는 없었던 거네."


내가 처음으로 걱정없이 의지해도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사라져 버렸네. 순간적으로 겁이 났다. 나는 이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했던 보검오빠가 잠시라도 행복을 꿈꿨던 그 순간이 거짓이 되어버린 순간. 난 눈앞에 보이는 어떤 것도 믿을 수 없었다. 난 살아있는 걸까. 아니, 이미 죽어버렸을 지도 몰라. 그래서 지금 지옥에 있는 걸지도 몰라.

끊임없이 떠오르는 질문 속에서 나는 답을 내려줄 사람이 필요했다.





 



 
기적이 아니었어. 그건 그냥 거짓이었어.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순간이 거짓이었어. 나는 어느새 문구 용품의 용도로 쓰던 날카로운 물건을 집어 들었다. 끝내고 싶다. 이 악몽. 끝내고 싶어. 이 모든 거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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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은 여동생의 문자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곧장 여동생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여동생은 커터칼로 자신의 손목에 붉은 상처를 내고 있었다. 태형은 곧장 여동생의 손에 쥐어진 칼을 빼앗아 들었다.



"ㅇㅇㅇ!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말리지 마. 오빠."



난 이제 어느 것이 꿈이고 현실인지 모르겠어. 태형은 덜덜 떨리는 몸으로 여동생을 품에 안았다.



"너한테 거짓인 순간은 없었어. 단 한순간도."



보검이 형을 봤다는 그 시간도 너에게 있어서만은 진실이야. 말라붙어버린 꽃잎을 예쁘게 봐준 것도 살아있게 해준 것도 전부 너야. ㅇㅇ아. 그게 진실이야. 어제까지도 죽을 생각을 했던 희망이 없던 오빠들을 살아가게 하는 빛이, 희망이 너야. ㅇㅇ아. 그게 진실이야.




태형의 볼을 타고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여동생은 소리내어 울었다. 오빠들 앞에서는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서러운 얼굴로 집이 떠나가라 울부짖었다. 태형이 실신한 여동생을 받아내고 나서야 여동생의 울음은 멈췄다. ㅇㅇ의 손에서 칼을 뺏어든 태형의 손바닥이 붉은색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태형은 곧장 ㅇㅇ의 손목을 자신의 옷자락으로 감싸 ㅇㅇ을 업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