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252







태형오빠는 내 말대로 거실로 쪼르르 달려왔다. 나는 태형오빠에게 어울릴 만한 강아지 팩을 얼굴에 발라줬다.
"으! 차가워."
"가만히 있어봐! 오빠. 삐뚤어지잖아."
"근데 차가워! 간지러워!"
태형오빠는 팩의 차가운 느낌에 바둥바둥 댔고 나는 태형오빠의 양손을 붙잡았다.
"너네 지금 뭐하냐."
얼떨결에 의도하지 않은 자세가 되어 버렸고. 남준오빠는 놀란 눈으로 나와 태형오빠를 바라봤다. 아니야. 아니라고. 난 그렇게 상여자가 아니란 말이다.
"내가 안 된다고 했는데도 공주가."
"태형오빠. 자꾸 의미심장한 대사 내뱉지 마."
"그렇지만 차가운 거 못 참는 건 사실인 걸!"
"그래. 남준오빠 지나가고 나서 이유 설명해줘서 참 고맙다."
남준오빠는 거실로 가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다가 우리를 지켜보겠다는 듯 거실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남준오빠. 뭘 상상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런 거 아니야. 내 강한 부정에도 수줍은 얼굴의 태형오빠 때문에 남준오빠의 의심을 한동안 더 사야했다. (오빠지만 이럴 때는 죽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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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돼지 또 둔갑술 썼네. 정국오빠는 역시 거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팬더팩을 붙인 내 머리맡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나를 내려다 본다.
"이번에는 팬더한테 물려볼래."
"팬더는 대나무만 먹지 않냐."
"나는 잡식성인데."
"어유. 그랬어요?"
정국오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얼굴 위의 팩을 꼼꼼히 펴발랐다.
"오빠 썬크림은 챙겼어?"
"아니."
"내일 체육대회라며."
"귀찮은데."
"안 돼. 요새는 썬크림 안 바르면 화상입어."
"귀찮은데."
"귀찮아도 해."
"귀찮아. 발라줘."
"그거 수시로 발라줘야해."
"수시로 발라줘. 내일 우리 학교 오잖아."
못 살아 진짜. 나는 어쩌면 일곱명의 오빠가 아니라. 일곱명의 남동생들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국오빠의 심문]
"근데 너 내일 뭐하는 지 말 안 할거냐?"
"내일 보면 되잖아."
"보고나면 늦잖아."
"아. 팩 다했다. 일찍 자야겠네."
"야! 꾸잇꾸잇! 문 안 열어?"
"잘자! 정국오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