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야 리포트 과제 끝냈어? “
” 아니.. “
연준씨와의 일이 끝나니 나에겐 중간고사의 시즌이 다가왔고 참 슬프게도 과제 폭탄이 주어졌다.
그냥 차라리 날 죽여줬으면 좋겠다. 과제에 치여 죽느니.. 운명을 받아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 너도? 나도 “
” 팀플 발표 아닌게 어디냐 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
” 아 맞다. 그 교양 과제 오늘 제출이지? ”
” 뭐..? 아니야.. 내일 아니야? “
” 애들이 다 오늘이라던데? “
” 미친.. “
내일 제출이라 물론 과제를 다 끝내놓긴 했다. 하지만.. 난 그거 집에 두고 왔단 말이야!!
결국 난 급하게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
뚝,
” 여보세요? “
” 최연준씨..!! 나 좀 살려줘요..!! “
” 뭐야, 무슨 일이야. “
” 아니.. 오늘까지 제출인 과제가 집에 있어요 “
” 하.. 난 또 뭐라고 “
” 그거 들고 학교로 좀 와줄 수 있어요..? “
” 알았어. 마침 학교 구경 가보고 싶었는데 잘 됐네 “
” 오늘 저녁은 내가 맛있는거 살게요 “
” 알았어~ “
뚝,
” 하.. 다행이다 “
” 누가 가져다준대? “
” 어..? “
” … “
” .. 내 남자친구가. “
“ 헐~ 부럽다.. “
뭔가 마음이 이상했다. 최연준씨를 진짜 내 남자친구라고 소개하게 될 줄이야.. 난 몰랐지
첫 수업이 끝난 후, 난 교문 앞으로 갔다. 저 멀리서 아주 멋진 코트핏을 자랑하며 서 있는 최연준씨가 보였다.
” 최연준씨! ”
내가 부르자 내쪽으로 돌아보고는 활짝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드는 최연준씨였다.
“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죠 “
” 아니야, 일부러 살짝 늦게 나왔어 “
” 나 다음교시까지 수업이거든요? 혼자 먼저 둘러보고 있을래요? ”
“ 혼자..? ”
“ 아님 주변 카페라도 다녀와요 ”

“ .. 알았어. 한 번 해볼게 “
” 푸흐.. 그럼 이따가 3시에 여기서 만나요 “
” 그래 ”
그렇게 최연준씨를 물가에 내놓고 난 다시 강의실로 들어갔다. 혼자 잘 있을 수 있겠지..?
최연준씨덕에 다행히 과제는 제때 제출 할 수 있었다. 수업하는 동안 교수님의 수면음악 공격이 있었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졸리지도 않았다.
수업이 끝난 후 짐을 챙겨 나가려는데,
“ 헐.. 이거 누구야? 어느 과야? ”
“ 옷 보니까 패디과 아님? “
” 에이.. 피지컬 보면 모델과 같은데? ”
“ 아니 그래서 몇 학번이래? ”
“ ..? 뭐지 “
강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떤 사람에 대해 묻기 시작했고 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연예인이라도 왔나?
그때,
“ 여주야 이거 니 남자친구 아니야? ”
“..?”
스윽,
“ ..!! 미친..? ”
에타에 학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최연준씨의 사진이 올라왔고 반응이 아주 핫했다.
이래서 걱정했던 건 아닌데.. 다른 의미로 망했다.
동기의 질문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향했고 난 어쩔 줄 몰랐다.
“ ㅇ..어? 아 그러니까 ”
“ 남자친구 여기 학생이었어? 어디 과야? “
” 뭐? 여주 남자친구? “
” 그게.. 여기 학생은 아니고 “
” 그럼? “
” 나 과제 갖다주고 학교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나 기다리는 거야 “
결국 이실직고 해버렸다. 난 빠르게 짐을 챙겨 강의실을 빠져나왔고 교문 앞으로 향했다.
교문 앞으로 가니 화제의 그 남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어딜 가던 화제의 중심이야 늘..
“ 최연준씨! ”
“ 왔어? ”
“ .. 그쪽 우리학교 스타 됐어요 ”
“ 어? 내가? ”
“ 참.. 신이라서 가진 것도 불공평한건가 ”
“..?”
“ 사람들이 학교 카페에 최연준씨 있는거 보고 누군데 저렇게 잘생겼냐고 난리에요 ”
“ 진짜? “
” 근데 아마 다들 그냥 금방 식을걸요 ”
“ 왜..?! ”
“ .. 말했거든요 ”
“ 뭘? ”
“ 그쪽이.. 내 남자친구라고요 ”
“..!!”
진짜 앞으로 나의 대학생활이 참 스펙타클해질 것으로 예상이 되어서 좋다. 아주 좋아.. 응 좋아 죽을 것 같네
“ 진짜로? 진짜 그랬어 ”
“ 그렇다니까요 “

“ 진짜 내가 니 남자친구라고 했어? ”
“ ㅇ..아 몇번을 물어봐요 대체 ”
“ ㅎㅎ 몇번을 들어도 좋으니까 그렇지~ ”
“ .. 진짜 “
“ 얼른 구경이나 하러 가자! ”
그렇게 나와 최연준씨는 내 강의실부터 도서관,학식실,휴게공간까지 구경했고 둘러 볼때마다 정말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최연준씨가 참 귀여웠다.
구경을 모두 끝낸 후, 우린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 인간이 내가 사준다니까 고기 먹으러 가잰다.. 미안하다 내 잔고
이번에도 다이어트 좀 하자
“ 고마우니까 오늘은 소여도 참을게요 ”
“ 걱정 마. 난 돼지 먹으러 온거니까 ”
“ 신이면 살생도 하면 안되는거 아니에요? 모든 만물을 사랑하셔야죠 “
” 네~ 여기 주문이요 “
” 쳇 “
” 이왕 사주는 거 좀 깔끔하게 사지? “
” .. 알았어요 “
최연준씨는 정말 소가 아닌 돼지를 주문했고 그나마 나은 가격에 안심했다.
” 대학교 어때요? ”
” 음.. 그냥 신기한 것도 많고 좋던데? “
” 뭐야, 난 또 되게 신기한 얼굴로 보길래 엄청 감명 받은 줄 “
” 참.. 넌 내가 아직도 대학교를 정말 몰라서 구경한거라 생각해? “
"..?"
” 신이 이 세상에 모르는 건 없어요 “
” 아.. 맞네 “
“ 뭐든 다 만들 수 있고 뭐든 세울 수 있다고 ”
“ 그럼 나 좀 안 죽게 해보던가요 “
” … “
” ..? 아 그 미안해요. 장난이야 장난 “
순간 나도 모르게 전에 치던 장난이 나와버렸다. 예전엔 죽을지 안 죽을지 몰랐지만 지금은 죽는게 확실한 이상 저런 장난은 치면 안되는데
내 말을 듣자 최연준씨는 금방 시무룩해졌고 난 최대한 그의 기분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 아 진짜 미안해요.. 네? “
” 아니야.. 니 잘못 아니잖아.. 내 잘못이지 “
” 아니 그게 아니라..! “
그때,
” 고기 나왔습니다~ “
” 감사합니..ㄷ “

” 감사합니다!! “
“ … ”
어쩌면 그냥 배고파서 시무룩했던 것 같기도 하다. 진짜 이놈의 신을 그냥..!
고기를 다 먹은 후, 우리는 산책도 할 겸 근처 공원으로 갔다.
“ 와.. 진짜 배부르다 ”
“ 역시 고기는 공짜로 먹는 고기가 더 맛있어 ”
“ 치.. 앞으로는 내가 더 많이 얻어먹을거니까, 각오해요 ”
“ 그래, 계속 얻어먹어. 꼭 “
꼬옥,
” 나 그렇게 금방 안 갈겁니다? 그쪽 지갑 다 거덜내고 갈거야 ”
“ 푸흐.. 그래 ”
“ 지금도 이렇게 슬퍼하는데 나 죽으면 진짜 따라 죽겠네 ”
“ .. 그럴 수 있다면 그럴지도 모르고 ”
“ 안돼, 그건 절대로 ”
“ … ”
” 당신은 신이잖아. 얼마나 중요한 당신인데, 나 때문에 그래 “
” … “
“ .. 최대한 열심히 안 죽도록 노력할게요 ”
“ … ”
“ 그러니까 당신도 나 잊으려고 노력해 ”
“ 여주야.. ”
“ 내가 언제 죽어도 금방 다시 웃을 수 있도록 ”
“ … ”
죽는 그때가 되면 이런 생활도 다 그리워지겠지.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히던 과제도, 술 먹으라고 난리치던 선배들도,이렇게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도
이 사람의 웃는 얼굴도 전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사람이 너무 좋아지니까
어쩌면 나 생각보다 쉽게 못 보낼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