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자, 제주도!(3) ----•°.☆
" 승철쌤··· "
말을 내뱉고 나도 가라앉은 내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자다 깨서 그런지 목이 잠긴다.
큼큼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떨구고 곤히 자는 승철쌤을 보면 참···
" 속눈썹이 되게 길다. "
부러워라. 살짝··· 건드려 보면 깨려나? 긴 속눈썹이 신기해 손을 뻗어 살짝 만져 보다 그때 마침 눈을 뜬 그와 눈이 마주쳤다.

" 푸흡, 뭐해? "
" 길당.. "
" 속눈썹이? "
흠칫 놀라며 손을 떨군 건 평소에도 중저음이었는데 더욱 더 낮아진 그의 목소리 탓이었을 것이다. ···괜히, 뭔가 설레게.
" 응.. 길어. "
" 그래서 이상해? "
" 아니, 멋진데? "

" 다행이네. 어릴 때 싫어서 자르기도 했었는데. "
" 왜 그랬대··· 미모에 한 몫 하는 걸. 잘랐었는데도 이 정도라니. "
" 풉- 이제 일어날까? "
먼저 일어난 그가 팔을 살살 휘두르며 찌뿌둥한 듯 몸을 풀었다.
" 덕분에 잘 잤다. 고마워. "
" 덕분은 무슨, 피곤하진 않아? 그래도 많이 잔 건 아닌데. "
" 전-혀 안 피곤해. 너무 좋아- "
" 그럼 이제 들어갈래? 좀 있음 일과 시작되겠다. "
" 그러자. "

숨겨진 그곳에서 벗어나 어느새 하얀색으로 물든 시골길 위를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걸었다. 새벽의 잔향이 희미하게 남은 도로는 아침 이슬이 내려앉아 조금은 미끄러웠다. 그와 나만이 비밀스런 공간이 생긴 듯해 신기하고 재미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노곤한 설렘이 입가에 미소를 그려주었다.

아직 고요한 여자 숙소. 벌써 몇 분은 일어나 기상 준비를 하고 계셨다.
" 여주 선생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어디 다녀오세요? "
" 제가 아침에 산책하는 걸 좋아해서요-ㅎ 잠깐 밖에 다녀왔어요. "
수련원의 밤이 가고 어느새 수학여행 둘쨋날 아침이 환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아침을 먹은 뒤에 주차장으로 향한다. 버스는 드릉드릉 시동이 걸린 채 우리를 태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구성으로 버스를 탄단다.

" 여기 앉아 선배! "
순영이네와 승철쌤네 반이 함께 버스를 타는데 오늘은 승철쌤이 버스 안에서 뭔가 지도를 할 거라고 한다. 먼저 앉아 있던 순영이가 햄찌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자 우리 친구들- "
뭔 얘기를 할까 궁금했는데-

" 오늘 예약된 코스 이름이 뭐게요? "
와, 정보쌤이다.
그래도 문제를 맞히면 뭘 준다니까 애들 나름 열심히 맞히는 게 귀여워서 피식 웃었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쫀쫀하게 뭔가 진행을 이어나가는 승철쌤에 버스 안은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 찼다. 저 초콜렛이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승철쌤이 열심히 준비해 온 듯한 문제들을 맞히겠다고 신이 난 아이들에 나까지 흐뭇해지는 느낌이다.
고즈넉한 창밖의 풍경과 버스 안의 소란을 즐기다 보니 도착은 금방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주신 뒤 인사를 하고 내리니 한라산의 절경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냈다. 물론 아직은 산허리까지도 잘 보이지 않고 좀 올라가야 하겠지만-.
" 우리반 이리로 와서 서-! "
벌써부터 높아 보이는 한라산에 잘 올라갈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다.
수련원 측 보건 담당 한 분과 내가 두 가지 코스로 나뉜 학생들 사이에 나뉘어 들어가기로 했다. 보니까 내가 정한쌤네 코스고, 그 분이 승철쌤과 순영이네 코스로 가신다고 했다. 모자를 대충 구겨 쓰고 구급함을 챙겨 무리의 끝 쪽에 따라붙었다.

본래 한라산 중턱까지였나, 하여튼 초반은 등반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고 하더니 정말 듣던 대로다. 생각보다 완만한 경사에 우리는 쉽게 산을 타고 올라와 중간의 계곡에서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 야 나 좀 찍어주라! "
학생들도 계곡에서 시원함을 느끼고 서로를 찍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마침 옆에 앉아 있던 정한쌤과 눈이 마주쳤다.
" 갈 만 해? 앞에서 가면 힘들겠다. "
" 아직까진 그럭저럭 뭐.. 근데 이제 좀 어려워진다 해서 걱정이다. 교관님이 정상까진 못 가도 중턱에 있는 장면 꼭 보여주고 싶으시다고, 꼭 가자고 하시더라. "
" 진짜? 되게 멋진가 보네. "

" 그러게- 너는 뒤에서 애들 챙기기 힘들지 않아? "
" 그냥 올 만 하더라 나도. 멀쩡하게 올라오니까 애들이 아플 일이 없나 봐. "
" 앞에도 계속 지금까지랑만 비슷했음 좋겠다. "
" 맞아··· "
" 이제 가야 되려나. 여러분-! "
짝짝, 박수를 치면서 정한쌤은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천천히 일어나 또 그들 뒤에 따라붙었다.
···어려워진다는 게 빈말은 아니었네.
생각보다 갑자기 좀 어려워진 등산 난이도에 내심 그간 열심히 운동을 해온 걸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한참 올라가다 보니 너무 힘들다고 거의 탈수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생겼다.
"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교관쌤한테 그만 가자 하면 안 돼요? "
" 한 번 말씀드려 볼까? 힘들어하는 애들이 좀 있네··· "
후다닥 일행의 앞쪽으로 달려가려던 섣부른 판단 탓이었는지.
" ···아야, "
맨 앞쪽에 와서 열심히 행군하는 교관의 등을 살짝 건드리려던 차에 발을 헛디뎠다.

" 여주쌤!! "
눈을 질끈 감고 팔을 앞으로 내뻗어 넘어질 것을 대비하는데, 나의 손에 와닿은 건 의외로 단단한 돌바닥이라기보다는 따뜻한 온기였다..
"···?"

"···?? "
꾹 내리누른 눈꺼풀을 조심스레 들어올리면, ···또다시 정한 쌤이다.
" 어어··· 미안해. 고마워. "
" 아냐아냐. 조심해, 그쪽 미끄러운데. "
" 자꾸 잡힐 일만 생기네··· "
" 뭘- 괜찮아. 근데 이쪽엔 왜 왔어? "

" 아, 애들이 점점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몇 명은 벌써 앉아서 쉬고 있어. 어느 정도까지 갈 건지 교관님한테 한 번 여쭤보려고 왔ㅇ··· 아! "
방금의 후유증인지, 그를 바라보면서 방긋 웃어 보이다 또다시 균형을 잃었다.
" 이리 와, 내 팔 잡아. "
" 엉···? "

" 여기 바닥 울퉁불퉁해. "
" 우우- "
쌤들 왜 대놓고 한라산에서 연애하세요!!(여고생들 억울)
" ㅇ, 아니 그런 거 아냐 얘들아··· "
애들은 멀쩡히 잘 가는데 혼자 넘어지려 한 것도 부끄럽고, 손끝에 정한쌤의 단단한 팔뚝이 와닿으니까 뭔가 애매한 민망함이 밀려와서 괜찮다고 손을 놓았다.
" 무슨 일이에요? "
때마침 교관님이 이쪽으로 다가오시기에 상황을 말씀드렸다.
" 아··· 힘들어하는 학생들은 쉬게 하고, 조금만 더 다녀오면 안될까요? 좀만 더 가면 진짜 시원한 광경을 보실 수 있거든요. "
" 음.. 네, 그렇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
교관님의 반짝이는 눈빛에 대체 어떤 진풍경을 보여주시려는 건지 궁금해졌다. 그 유명한 한라산이 우리에게 대체 뭘 보여주려는 건지-

여러분 저 끝내 시험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ㅜㅜ 그렇게 벼르던 중학교 마지막 시험.. 잘 봤냐고요....? 질문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레전드로 망쳐버린 시험.. 심지어 이게 일주일 연장됐던.. 덕분에 코를 긁적이면서 당당하지 못하게 쉬는 시간을 갖는 중입니다 😿 그리고 저 이제 결말까지 완벽하게 구상하였어요!!! 누가 남주일지 궁금하시죠 💟(밀당 능력이 부족해 궁금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팬픽이 한 번의 연애로 끝날지는 미지수랍니다 저도 유미의 세포들처럼 이곳의 주인공은 여주 하나! 주의라서요..🤔 요즘 윰세가 너무 조아용 시즌 2 너무 기대됩니당 ㅠㅠ 앗 어쨌든 전 마지막 내용을 알기 때문에 꽤나 뿌듯하답니다. 오늘 전개가 좀 느린 것 같은데 😢 앞으로 꾸준히 능력껏 재밌는 팬픽 보여드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아아아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