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발한 시간은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우선 밥부터 먹자는 말에 모두 동의했다. 안 그래도 배가 고파왔기 때문에.
이런 나를 아는지 슈아 오빠가 나한테 젤리를 건네주었다.
“고마워”
슈아 오빠의 예쁜 손에 놓인 젤리를 가져가며 살짝 닿았다. 왜인지 난 괜찮은데 슈아 오빠의 얼굴이 아주 살짝이지만 붉어졌다.
“방금 걸크 대박이었다. 이지훈을 그렇게 끌고 가다니”
“정확히는 마지막에 내가 끌려 갔지.”
젤리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좀 줘봐바”
순영이 오빠의 귀여운 손이 내게 내밀어졌다.
“그을쎄~ 안 주면 어떡할건데~”
순영이 오빠는 나의 대답에 귀엽게 빼액했다. 그런 우리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지훈이 오빠는 내뱉었다.
“잘들 노는구만”
그 특유의 무뚝뚝함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가족이란 거 가져본 적은 없지만 있었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진짜 가족이란 이런 것이겠지. 승우네 가족이 보여준 그 모습은 진짜 가족의 모습이 아니라 호의 있는 사람 중 많은 호의를 베푼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죽을 때까지 알지 못했겠지
“오빠도 먹을래?”
지훈이 오빠한테 건네자 순영이 오빠가 옆에서 소리를 질렀다. 왜 난 안 되고 왜 지훈이 오빠는 되냐고. 놀랍게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나조차도. 또 신경 안 쓴다고 소리 지르는 것마저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음… 그래, 네가 준 거니까”
지훈이 오빠는 내 손에 놓인 젤리를 가져갔다. 사실 가져갈 거라 기대도 안 했는데. 군것질 같은 거 안 하는 걸로 알고 있기에. (참고로 이 정보는 나무위키 정독 결과 얻어낸 정보이다.) 근데 지훈이 오빠는 입에 가져갔다.
“어때어때?”
슈아 오빠가 신나서 물었고 지훈이 오빠는 무표정으로 젤리 맛이야, 하고 대답한다.
“젤리가 젤리 맛이지 뭐”
지훈이 오빠의 츤데레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더 안 먹을거지?”
반쯤 확신한 채 물었고 지훈이 오빠가 고개를 끄덕이자 순영이 오빠가 하나 더 달라고 손을 내밀었으나 웃을 뿐 주지 않았다.
“오빠도 먹지 마”
“아 왜애!”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와 장마음 엄청 나빴어! 감히 젤리를 독식해?”
슈아 오빠는 피식 웃더니 말한다
“나도 안 돼?”
어떻게 보면 원래 이 젤리의 주인은 슈아 오빠다. 그래서 그에게 주는 건 맞긴 하다
“음… 오빠도 먹지 마”
“철벽 오지네”
지훈이 오빠 특유의 무뚝뚝함이 묻어나오는 말이었다. 슈아 오빠는 그저 내 말이 웃긴 모양이었다
“먹을 거 앞에선 예민하지”
그리고 이 말은 진심이다. 배부른 날보다 굶은 날이 많았기에 먹을 거에는 항상 예민했다.
“이런 거 먹지 말고 나중에 밥 먹어.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줄게. 이런 거 먹다간 키 안 커”
“키 젤 작은 오빠한테 그런 말을…”
지훈이 오빠는 약간 장난 섞인 정색으로 받아친다
“야”
“나 오빠랑 키 비슷해. 165.
오빠도 165 아냐? 적어도… 프로필상으론.
근데… 나보다 조금 작더라”
“프로필은 조금 키워서 쓰긴 하는데.
진짜 이게 165였구나. 생각보다 크네”
슈아 오빤 지훈이 오빨 놀리는 건지, 내 키가 조금 큰 편이라 놀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의도로 말한다
“…기분 나빠”
난 터져나오는 웃음을 막을 생각도 없었다. 그저 나오는 대로 웃음을 터뜨린다.
“지훈이 오빠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지훈이 오빠는 내 말에 잠시 망설이더니 하, 하고 짧게 한숨을 쉰다. 왜인지 그 모습마저 귀여워보인다
“그래, 맘대로 생각해라~ 난 체념하련다”
“아니 반박이라도 좀 해봐”
말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오빠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슈아 오빠는 옆에 있는 순영이 오빠의 등을 퍽퍽 때리며 웃었다
“그래도 데뷔 초 때는 아니라고 했잖아”
“그 땐 그 때고… 하, 나 지금 몰이 당하는 건가…”
“95즈 사이에 끼면 오빠도 정신 못 차린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진짜.”
“95즈가 몰이의 주축이지”
지훈이 오빠마저 인정한 사실이 되는 건가. 물론, 아니라 해도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렇게 사실 결론이 난 상태지만.
“음… 뭐 먹으러 가는 거야?”
정한이 오빠는 운전석에서 대답한다
“양식”
“오오…”
물론 먹어보고는 싶었지만 다른 식당보다 더 비싼 탓에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처음 가본다는 말이 되는데. 그리고 처음 먹는 거고. 어떻게 먹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얼굴에 먹칠이나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걱정이 우리한테 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거라면 쓸데없어.”
슈아 오빠는 옆에서 다정히 말한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주갰다는 듯한 믿음직한 말.
“고마워요…”
옆에서 순영이 오빠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내 손을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