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새에 훨씬 잘생겨졌네.”

“뭐래. 머리가 노란색인데 염색했어?”
“응, 해보고 싶었어. 예쁘지?”
“검은색이 더 예쁜 거 같은데”
“쳇, 빈말이라도 예쁘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응, 덧나”
“난 잘생겨졌다고 해줬잖아"
“누가 시켰냐~”
“…치사해”
“나 원래 치사했었는데”

“그건… 맞지.”
“아, 거기서 승식이가…”
“강승식도 아직 거기 다녀?”
강승식이라고 노래 존나게 잘 부르는 친구가 있다. 승식이는 승우의 친구고. 친구의 친구로서 처음 만났지만 지금은 그들만큼이나 승식이가 소중했다.
“응, 아직은.”
“아직은?”
“곧 전학 간대.”
“어디로? 왜?”
“몰라. 아마 예고로 가지 않을까 싶은데?”
“근데 우리 이제 고3 되잖아.”

“그러게. 강승식이 무슨 생각인지는 나도 잘.”
“왕따… 당하는 건 아니겠지?”
“아닐걸?”
“같은 반 아니야?”
“응. 난 8반, 걘 10반. 근데 왕따는 아닐텐데?
걔 사교성 장난 아닌 거 너도 알잖냐.
아마 가수한다고 가는 걸거야”
“진짜 왕따 당하고 있으면?”
“안 그럴걸. 전화해볼까?”
“응, 한 번 해보자”
“여보세요”

“바로 이렇게 받아?”
“폰하고 있었거든. 근데 이거 한승우 전화 아니에요?”
“나 장여주야”
“와… 진짜 장여주야?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응! 좋은 사람들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
“입양?”
“아니, 그냥 같이 사는 거야”
“설명하면 엄청 길어지겠다. 굳이 설명 안 해도 돼.
밝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너 전학 왜 가?”

“너도 알고 있는 거 아녔어?
나 노래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가는 거야.
너도 같이 갈래?”
“고3이잖냐. 난 괜찮아”
“다행이다. 난 학교에서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어”
“무슨 일은 무슨. 아, 장여주 이번 수능 치냐?”
“응, 한 번 쳐보게”
“나도 빨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싶다…”
“일 년 남았다, 강승식~”
“알았어. 나중에 같이 밥먹자”

“누가 계산하는데? 더치페이?”
“우리 오빠들 카드로 긁을거야”
“응? 우리 오빠들? 너 외동 아니야?”
“세븐틴이랑 같이 산대”
“그…승철정한지수준휘순영원우지훈명호민규
석민승관한솔찬?”
“강승식,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캐럿이니까”

“오빠들도 그거 못하더라”
“그럼 응원법 좀 쉽게 만들라고 그래라…
역대급인 거 알지?”
“응원법 어렵게 만드는 거에 재미 들린 것 같던데”
“넌 응원법 외워?”
“이름 하는 것만. 멤버들이 너무 많아서
그거 모르면 헷갈리거든.”
“어쨌든 나중에 한 번 보자.”
“응응, 그러자. 여주 잘 지내~”
“내 말 맞지? 그런 거 당할 애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네 말이 맞아서 다행이다”
“이제 말해봐. 나한테 부탁하려는 게 뭔데?”
“아, 내가 이번에 OST 오디션을 나가거든?”
“근데?”
“근데 그 노래에 랩이 있어서. 랩… 좀 부탁할게”
“최저시급 챙겨주냐?”
“치킨으로 어떻게 안 될까? 비싼 거 사줄게”
“그럼… 사서 우리 집에서 먹거나, 나랑 같이 먹거나”
“그냥 너네 집으로 보내주면 안 되는 거냐?”
“응, 안 돼”

“내가 합격하면 그렇게 해보지, 뭐”
“좋아, 무르기 없기다? 언제 만날까?”
“글쎄… 시간이 언제 날 줄 모르겠어. 우선 곡 보내줄까?”
승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난 원래 알던 승우의 네이버 아이디로 녹음 파일을 보내주었다. 승우는 이어폰을 꽂고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겠다. 우선 연습해올게.
서로 연습하고 다시 만나는 걸로 하자.
만날 날짜, 시간, 장소는 따로 알려줄게”
“그래, 그럼”
“야, 너 갈거야? 우리 진짜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 헤어짐이 이상했던 거 알지?
할 수만 있다면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 싶어.”
“설마 그거 신경 쓰이는 거야? 헐!”

“그래, 신경 쓰인다, 이 자식아! 됐냐?”
“지금 오빠들이 날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가봐야 돼.
벌써 2시간이나 지났잖아”
“아… 그러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