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29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버스 타고 30분. 카페에 도착하자 승우가 손을 들어 본인임을 표시했다. 난 그의 옆에 앉으며 가방을 내려놓았다.

“안 본 새에 훨씬 잘생겨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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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칭찬에 승우는 틱틱댄다.

“뭐래. 머리가 노란색인데 염색했어?”

“응, 해보고 싶었어. 예쁘지?”

“검은색이 더 예쁜 거 같은데”

“쳇, 빈말이라도 예쁘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응, 덧나”

“난 잘생겨졌다고 해줬잖아"

“누가 시켰냐~”

“…치사해”

예쁘단 말을 들으면 상대가 누구든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게 좋은 친구인 너에게 들으면 더 좋을 거 같단 말이야.

“나 원래 치사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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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맞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그런지 이야기를 엄청 많이 해도 끝이 나지 않는다. 승우도 그런 나와 비슷한 것 같았다.

“아, 거기서 승식이가…”

“강승식도 아직 거기 다녀?”

강승식이라고 노래 존나게 잘 부르는 친구가 있다. 승식이는 승우의 친구고. 친구의 친구로서 처음 만났지만 지금은 그들만큼이나 승식이가 소중했다. 

“응, 아직은.”

“아직은?”

“곧 전학 간대.”

“어디로? 왜?”

“몰라. 아마 예고로 가지 않을까 싶은데?”

“근데 우리 이제 고3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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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강승식이 무슨 생각인지는 나도 잘.”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왕따 당하는 거 아니냐고. 물론 승식이 성격에 그럴 거 같지는 않지만. 착한 승식이 성격을 악용하는 애가 있을 거 같단 말이지.

“왕따… 당하는 건 아니겠지?”

“아닐걸?”

“같은 반 아니야?”

“응. 난 8반, 걘 10반. 근데 왕따는 아닐텐데?
걔 사교성 장난 아닌 거 너도 알잖냐.
아마 가수한다고 가는 걸거야”

“진짜 왕따 당하고 있으면?”

모든 일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바라본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예상해야 충격이 덜하니까.

“안 그럴걸. 전화해볼까?”

“응, 한 번 해보자”

승우는 폰을 꺼내 승식이 연락처를 전화를 걸었고 스피커폰으로 돌려놓았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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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렇게 받아?”

“폰하고 있었거든. 근데 이거 한승우 전화 아니에요?”

승우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여자 목소리가 들려서 당황한 모양이다. 나라는 걸 밝히면 승식이가 엄청 좋아할 거 같은데

“나 장여주야”

“와… 진짜 장여주야?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역시나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한다. 하긴, 중학교 이후로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으니까. 난 왜 승식이가 전학 간 줄 알았지.

“응! 좋은 사람들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

“입양?”

왜 다들 입양을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조차도 입양을 먼저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고아의 인생이 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입양이니까.

“아니, 그냥 같이 사는 거야”

“설명하면 엄청 길어지겠다. 굳이 설명 안 해도 돼.
밝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도 날 걱정하고 있었던 거다. 뭐, 빠짐없는 시간 동안 날 걱정하고 있을 순 없겠지만 날 생각해줬단 사실에 고마웠다. 내 생각보다 내 사람들이 많았다. 아, 근데 이게 본론이 아닌데.

“너 전학 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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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은 결국 승우가 묻는다. 민혁이의 말에 승식이는 의아해하며 말한다

“너도 알고 있는 거 아녔어?
나 노래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가는 거야.
너도 같이 갈래?”

“고3이잖냐. 난 괜찮아”

유난히 밝은 승식이의 분위기는 사람을 기분 좋게 했다. 이런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있다면 가만히 내버려두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다행이다. 난 학교에서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어”

“무슨 일은 무슨. 아, 장여주 이번 수능 치냐?”

“응, 한 번 쳐보게”

“나도 빨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싶다…”

“일 년 남았다, 강승식~”

민혁이의 말에 으어어 하는 승식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친구들을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알았어. 나중에 같이 밥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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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계산하는데? 더치페이?”

승식이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항상 만날 때쯤이면 그들이 날 사주거나, 혹은 더치페이였으니까.

“우리 오빠들 카드로 긁을거야”

하지만 이젠 내가 갚아야할 때이지 않을까. 의도치는 않았지만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까. 심지어 그들이 돈을 잘 못 버는 것도 아니라. 내 돈은 아니지만…

“응? 우리 오빠들? 너 외동 아니야?”

“세븐틴이랑 같이 산대”

승우가 대신 대답해주었고, 승식이는 납득하더니 무언가를 말했다.

“그…승철정한지수준휘순영원우지훈명호민규
석민승관한솔찬?”

“강승식,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캐럿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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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 뒤에 찡긋이 들리지. 역시나 강승식 텐션은 어디 안 간다.

“오빠들도 그거 못하더라”

“그럼 응원법 좀 쉽게 만들라고 그래라…
역대급인 거 알지?”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세븐틴 응원법이 어려운 건 다들 아는 사실이지.

“응원법 어렵게 만드는 거에 재미 들린 것 같던데”

“넌 응원법 외워?”

“이름 하는 것만. 멤버들이 너무 많아서
그거 모르면 헷갈리거든.”

승식이 특유의 호탕한 웃음이 전파를 통해 전달되었다. 그가 내가 밝은 게 다행이라고 한 것처럼 나도 그가 밝아서 기분이 좋았다.

“어쨌든 나중에 한 번 보자.”

“응응, 그러자. 여주 잘 지내~”

대답과 함께 전화를 끊었고 승우는 우쭐해했다.

“내 말 맞지? 그런 거 당할 애가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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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 네 말이 맞아서 다행이다”

승우는 시킨 음료를 쭉 빨아먹더니 말한다

“이제 말해봐. 나한테 부탁하려는 게 뭔데?”

“아, 내가 이번에 OST 오디션을 나가거든?”

“근데?”

“근데 그 노래에 랩이 있어서. 랩… 좀 부탁할게”

승우는 피식 웃더니 장난처럼 말한다.

“최저시급 챙겨주냐?”

“치킨으로 어떻게 안 될까? 비싼 거 사줄게”

“그럼… 사서 우리 집에서 먹거나, 나랑 같이 먹거나”

“그냥 너네 집으로 보내주면 안 되는 거냐?”

“응,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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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의 단호한 말투에 살짝 미소를 띄웠다. 같이 먹고 싶단 말이 아닌가. 그리고 나도 소중한 친구와 함께 밥을 먹는 게 나쁘진 않겠지.

“내가 합격하면 그렇게 해보지, 뭐”

“좋아, 무르기 없기다? 언제 만날까?”

승우는 내가 100% 붙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아이도 내 자존감을 높여주는 데 큰 기여를 해준 친구다

“글쎄… 시간이 언제 날 줄 모르겠어. 우선 곡 보내줄까?”

승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난 원래 알던 승우의 네이버 아이디로 녹음 파일을 보내주었다. 승우는 이어폰을 꽂고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겠다. 우선 연습해올게.
서로 연습하고 다시 만나는 걸로 하자.
만날 날짜, 시간, 장소는 따로 알려줄게”

“그래, 그럼”

“야, 너 갈거야? 우리 진짜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 헤어짐이 이상했던 거 알지?
할 수만 있다면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 싶어.”

“설마 그거 신경 쓰이는 거야?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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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신경 쓰인다, 이 자식아! 됐냐?”

내 말에 대답 대신 승우는 웃어보인다. 나도 피식 웃어버리곤 다시 말을 잇는다.

“지금 오빠들이 날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가봐야 돼.
벌써 2시간이나 지났잖아”

“아… 그러네”

승우는 납득하고 날 보내주었다. 난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카페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