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짓을 한 적은 없어요
제가 당했으니 할 리가 없죠…”

“…고소 진행하고 싶어요?
아동 성폭력은 공소시효 없잖아요.
도와줄 수 있어요.”
“곧 할게요. 그 때 도와주세요”
“이걸, 어디 가서 말하는 거에 대해 제재를
걸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마음 양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어요…”
이걸 알려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어쩌면 가해자가 자수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아동 성폭력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나와 같은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줄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랬으니.
“이 상황 때문에 생기는 일이 무조건 한 번은 생겨요”

“그렇죠. 우선 세븐틴과의 일도 그런데”
“그런데 이걸 숨기기 위해
매번 다른 이유를 만드는 건 원치 않아요.
부끄러워해야하는 건 가해자고, 제 부모에요.
전 부끄럽지 않고, 과거를 받아들였으니
이제 괜찮아요, 정말.”
필요할 때는 거들 떠도 보지 않았고 심지어 존재 자체도 몰랐는데, 괜찮아지고 나서야 걱정이라. 전혀 위로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귀찮았다.
“수익 걱정 하시는 거라면…”
“아니요. 마음 양을 걱정하는 거에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열심히 도울게요.
같은 소속사인 가수도 이용해 먹으세요”
“ㅇ,아니 PD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만큼 절실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그럼 돈 얘기나 할까요”
“아, 그럴까요. 저희는 우선 처음엔 6 대 4로 가다가
나중에 5 대 5로 가는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2년 동안 7 대 3으로 하다가, 6 대 4로 쭉 해요”
“아니… 이 계약조건을 반대하신다고요?
그것도 자신한테 불리한 쪽으로…?”
“전 연예계를 잘 몰라요.
그래서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게 얼마든, 이 때까지 만져본 적 없는
돈을 만질 텐데 아직 경제관념이 잘 서지 않았어요.
무조건 아끼는 거나 무조건 쓰는 것만 생각해서.”
그걸 제지하는 이도 없었으니 흥청망청 썼다. 이런 내게 그 돈이 들어오면 다시 다 사회로 반환될 게 뻔했다.
“그럼 마음 양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래도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읽었다. 먼저 캐스팅할 정도로 극성이었던 회사라 그런지 내게 해가 되는 조건은 없었다.
“믿을게요, PD님”
“물론 믿으셔도 됩니다. 전 절대로 마음 양한테
해가 될 일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마음 양”
“재계약까지는 7년이죠?”

“네. 우선은요.”
“그렇군요. 아, 근데 저한테 말 놓으셔도…”
“아아, 맞아. 마음 양 저보다 훨씬 어리잖아요”
“또 존댓말 쓰셨는데”
“이런 말 좀 그런데. 왜인지 반말을 쓰면 안 될 것 같았어.
아우라 장난 아니네, 마음아. 이거 너 욕 아니다”
“큭큭큭, 칭찬인 거 알아요.
제 캐릭터 그냥 아예 걸크로 가시죠”
“컨셉까지 생각을 해오셨네.
내 안목이 틀린 게 아니라니깐”
“아, 저 선약이 있어서… 먼저 가봐도 될까요?”
“오오, 그럼요. 계약도 끝났고,
인사는 나중에 해도 되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빨리 가봐요.
매니저랑 스타일리스트는 곧 붙여줄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