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거 안 봐서 우리 주겠다고 한 거지”
“응… 근데 구할 곳은 많아서 못 뺏겠다”
“좋은 생각이야! 뺏을 생각하지 마. 잘 들을게”

한솔이 오빠의 말에 한숨을 쉬며 겨우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도 세븐틴 노래 잘 들을게”
“마음아. 너 지금 메이크업 받은 거야?”
“아직. 나 금방 나가보긴 해야해.
오빠들이라 그냥 온 거지”
“으응… 나는 마음이가 더 있어줬으면 좋겠는데…”
“이그, 이 꼬맹아”
“왜 갑자기 애교야… 적응 안 돼”
“그러게. 여기 지금 녹화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언제 애교를 부렸다고 그래애!”
“이미 여깄는 사람 다 들었어요.
자, 오빠들. 찬이 열심히 놀리시고, 전 이만 가볼게요”
“메이크업 받으러?”
“메이크업이랑 헤어 받고, 선배님들 뵈러 갈거야”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마음아”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며 세븐틴 대기실을 빠져나왔다. 왜인지 익숙한 방송국 대기실 복도를 지나 다시 나와 찬열이 오빠의 대기실에 노크를 했다.
“어어, 잠시만!”
“갔다 왔어? 후배님들 뭐래?”
“세븐틴 오빠들, 애들이라고 불러도 돼요.
너무 꼬박꼬박 후배님이라고 부를 거 없어요”
“알았어. 사실 좀 불편하긴 했어.
서로 너무 좋아해서 안 그러면 내가 혼날 거 같았어.
그나저나 긴장은 조금 풀렸나?”
“세븐틴 오빠들이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그 말은 조금이지만 괜찮아졌단 거네.
다행이다. 마치고 일정 있어?”
“소속사 좀 알아보려고요.
아무래도 매니저 분이랑, 헤메 스텝 분들이 없으니까
불편하더라고요”
“아… 계속 가수하려고 그러는 거네.
스케줄 없으면 같이 밥 먹자고 하려고 그랬는데.”
“아… 안타까워요.”
“나중에도 기회는 많으니까. 나중에 꼭 한 번 같이 먹자.”
웃으면서 밝게 ‘네!’하고 대답했다.
“그나저나 어떤 소속사 생각하고 있어?”
“차차 알아보려고요. 우선 정보 수집이 먼저 같아서.
오빠는 SM이라 좋겠어요…”
“저, 엔터 들어갈 수 있겠죠…?”

“응. 100%. 가르칠 거 없는 경지에 도달했고,
아직 열여덟이니까. 나 같아도 너 데리고 오겠다.”
“심지어 앨범도 있고?”
“응. 굉장히 특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워낙 연예계가 원래 특이해서.
바로 캐스팅할 엔터 많아. 너무 걱정하지 마”
“응…”
“말만 들어도 아는 소속사도 포함이야, 마음아”
“말이라도 고맙네요, 선배님~”
“아이고, 마음아. 말 뿐만 아니라
진짜일 거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선배님 말고, 오빠.”
“자자,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 말고.
여기 가만히 앉아서 헤어랑 메이크업 받으세요!
다 받으면 선배님들도 뵈러 가고”
“고마워요, 오빠. 진짜 너무…”
“애들이 너 왜 좋아하는지 알겠다.”
“네?”

“표현 진짜 잘해줘. 진짜 이런 사람은 사랑 받아.”
“나 어디 가도 굶어 죽을 상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렇게 살아있고…”
“넌 괜찮아도, 난 안 괜찮아.”
“아, 네…! 저도 조금 줄여볼게요.”
“가끔 네 성격이 궁금해.
자존감은 높은데 너에 대한 확신이 없어.
뭐, 커가면서 확신이 생기려나”
“그러게요. 저도 제가 좀 이상하네요.”
찬열이 오빠가 안내한 의자에 앉자 시원한 스킨이 내 얼굴에 닿았다. 아마 기초화장을 시작한 것이겠지. 누군가 내 얼굴을 만지는 이상하지만 기분 좋은 손길에 그대로 얼굴을 맡겼다.
얼마나 지났을까, 곧 거울 앞에 있는 나는 완전 다른 내가 되어있었다. 어두운 보라색으로 눈의 2배정도 면적이 섀도우 되어있었다. 언더도 마찬가지였고. 살면서 이런 화장을 해보지도 않았고, 해볼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워낙 눈에 띄는 걸 안 좋아해서 무난하게 살려고 했기에.
“와… 역시 화장발 대박”
“…어색해요”

“처음이라 그렇게 진하게는 안 했는데…?”
“평소에 거의 안 하고 다니거든요”
“아, 그럼 조금 어색할 수 있죠.
근데 이렇게 진하게 하는 이유는요,
조명 밑에 있으면 그냥 일반 화장이 돼서 그래요.
무대 끝나면 바로 지워줄게요.
그것 말고 불편한 거 없어요?”
“없어요. 감사합니다”
“저, 이걸로 할게요”

지혁 님은 뭐가 그리 신나신지 커튼을 쳐주었다. 픽 웃어버리곤 간의 탈의실에서 탈의 후 밖으로 나왔다.
“음… 귀찌 있어요?”
“아, 있어요. 어떤 종류 찾으세요? 와서 보실래요?”
“마음 양도 같이 갈까요?”
“네! 아, 그리고 말 놔주세요.
마음 양이라는 호칭을 많이 안 들어서
조금 어색하네요”
굉장히 조심스러운 손길로 지혁 님은 내게 귀찌를 해주시고는 목걸이도 하나 걸어주셨다. 체인 목걸이었는데, 그리 길지도 않고 로즈골드로 톤다운된 의상에 포인트가 되는 목걸이었다. 중간중간 다이아 색의 큐빅이 박혀있어 더욱 고급스러워보였다.
“감사합니다. 제가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요”
“앞으로 주욱 하게 될 거에요.
혹시 우리 숍 다닐 생각 없어요?”
“생각해볼게요”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