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 유사

[.]유사2-1

그냥,

남사친, 여사친이라는 단어가 가끔 짜증날 때가 있음. 서로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면서 썸을 타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 단어들로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관계로 계속 지내게 되는 거임.

서로 그냥 남사친이다, 여사친이다 하면서 설렐 거 다 설레고 연인처럼 할 거는 다 하면서 마지막에 투명한 선 가져다가 선 여기 있다면서 친구라고 하는 바보들 같음.

술 적당히 마시고 집에서 자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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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는데 어떻게 그래.

오늘 아침에 깨진 임창균. 군대까지 기다려준 여친이었는데 여친이 참. 이유는 여주도 모르고.

너 그러다 전화하겠다. 오늘은 폰 압수. 그리고 집에 가는 거까지 보고 가야겠어.

엄마냐.

그럼~ 내가 너희 엄마랑 너 이럴 때마다 감시하라고 용돈도 주시는 걸? 받았으면 값을 해야지요. 그리니 임창균. 그만 마시고 들어가. 은근 술도 잘하는 애가 오늘따라 흐리멍텅하다. 그 애가 좋긴 좋았나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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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ㅎㅋㅋ 어우 오글거려 ㅋㅋㅋ 알겠으니까 그만 마신다.

취했네. 뭐 그래. 솔로는 너의 그 슬픔을 이해하질 못해서 널 이해할 수가 없구나.

이젠 나도 솔로네.

응 난 그냥 사귄 적이 없네요. 얼른 일어나. 집 가야지.

이 둘은 친구임.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 있냐고들 하지만 20년간 붙어다닌 애들임. 그래도 남녀 사이에 친구가 없는건 맞지만 얘네 목욕탕도 엄마 손 잡고 같이 가던 사이임. 근데 친구여도 누구 한명은 설렌 적이 있었겠지. 물론 지금은 마음 없거나 접었을 테고.

역시 넌 취해도 잘 걷는다. 이거 하난 좋네.

크리스마스 때까지 솔로면 어쩌지.

넌 사귀려고 만나냐.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네.

좋아하니까 만나는 거지. 넌 마인드부터 바꾸고 사귀세요.

넌 해보고나 말해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맨날 티격태격하는 둘로 누구 하난 돌을 맞아야 대화가 끝나곤 함. 몰론 던진 돌에 대해 사과는 없는 둘의 암묵적인 합의와 함께. 절대 사과는 없음. 그냥 맞은 사람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식.

방금 좀 상처였다. 솔직히 말해봐. 너 술 안 마셨지. 술 마셨는데도 어떻게 한마디를 안 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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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상처받았냐? 아주 때릴 것 같은 표정이네 ㅋㅋㅋ

됐네요. 필름 끊겨서 까먹을 사람 때릴 일은 없으니.

그래도 섬세하네 ㅋㅋㅋㅋ

다 왔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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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들어가.

어. 폰은 내일 돌려주마. 간다.

때론 연인처럼 행동할 때가 있지만 이것 마저 습관이 되어버린 나머지 아무런 감정도 없던 둘이었음. 긴장감도 설렘도 없고 서로에게 기대도 없는.

그러다 자극하는 사람이 나타나겠지. 잔잔했던 둘의 호수에 작은 돌맹이 하나가 날아와 호수에 떨어지면 큰 파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지금까지 이 둘에겐 별로 신경쓰이는 사람들이 주위에 없었으니까 근데 이젠 신경쓰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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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 공부하기 싫어...

열심히 해서 학점 받을 생각이나 해. 교수님이 너 되게 싫어하시는 것 같더라.

나 완전 호감형인데...

자기가 자기 입으로 그런 말을... 대단해

언제부턴가 임창균하고 자주 안 붙어있는 여주임. 아 물론 임창균이 바빠서 자주 안 붙어있는 것도 있지만. 임창균은 해외로 공부하러 나감. 자연스럽게 연락 끊겼을 여주였음. 그 뒤로 혼자 쓸쓸하게 대학생활 중에 채형원 만나서 같이 다니기 시작함.

이거 끝나면 영화나 볼까?

그래. 뭐 재밌어 보이는 영화는 있어?

.....영화관가서 생각해보자. 지금은 과제 해야지~

공부하기 싫다더니.. 나한테 많이 익숙해졌나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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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은 영화 다 말하면 너 공부할 시간에 영화 검색이나 했냐고 뭐라 할 거 뻔히 보여서.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당했는데.

ㅋㅋㅋㅋ아 눈치가 너무 빨라.. 근데여. 볼륨 좀 줄여주세여
 여기가 카페가 아니잖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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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넌 꼭 내가 투덜대면 이러더라. 재수없어ㅓ 한번 정도는 져줘야 된다고 생각은 안 해봤냐...!

널 놀리는 건 너무 재밌는 걸. 그리고 채형원씨가 못 이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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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아 얼른 과제나 쳐다봐.

임창균 없을 때 채형원하고 거의 1년을 같이 보내다가 바빴던 임창균을 오랜만에 만나게 된 여주였음.

다음날에 임창균이 웬일로 학교에 있는 거임.

오 임창균!

오랜만에 학교에서 보는 임창균이라 신나서 임창균한테 달려가겠지.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냐며 그동안 잘 지냈냐면서 보자마자 이것저것 물어보는 여주임.

근데 여주가 뛰어오기 전에 같이 걷고 있었던 남자가 있었겠지. 바로 채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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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균은 보였겠지. 채형원이 여주랑 같이 걸으면서 여주보고 웃고 있는 모습을.

그리곤 이제 조금씩 거슬릴 듯.

임창균 해외에서 공부는 많이 했냐ㅑ 오는 거 못 들었는데 이번 학기부터 오는 거야? 그럼 잘 됐다!

근데 임창균 여주 말 귀에 안 들어올 상황임. 맨날 자기랑 붙어있던 여주였는데 1년 사이에 자기 자리에 다른 남자애가 들어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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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옆에?

아 내 친구 채형원! 작년에 팀플하면서 친해졌어! 임창균이야. 내가 말한 그 소꿉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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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남자였구나?

ㅎㅎ부모님끼리 친하셔. 임창균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놀까? 아니면 피곤해? 그럼 다음에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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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놀아야지.

형원아 오늘은 같이 못 놀겠다. 임창균이 오랜만에 와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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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찮아 ㅎㅎ

음.. 임창균 너 괜찮으면 형원이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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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됐어. 오랜만에 만난 친군데 방해할 생각 없어. 내일 수업 때 보자.

그래! 내일 봐ㅏ

임창균 자기한테 대하던 여주 모습이 아니라서 좀 낮설듯. 평소엔 자기랑 티격태격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채형원이란 애하고는 완전 달달하게 말하고 성 붙이지도 않고 말하는 거 보고 채형원하고 무슨 사인가 싶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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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채형원한테는 성 붙여?

내 성격 알면서 ㅋㅋ 형원이가 성 붙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붙이는데? 왜 ㅋㅋㅋ 너도 성 붙이지마? 성 안 붙이는 거 좋아했으면 진작에 안 붙였는데.

됐어 ㅋㅋㅋ 뭐 하고 놀까.

임창균은 내가 이걸 왜 신경 쓰지, 나 지금 질투하는 건가, 내가 여주한테 관심있나 라고 생각하면서 있다가 여주 말 듣자마자 언제 그런 생각했냐는 듯이 웃으면서 잊음.

여주는 원래 사람 맞춰주는 걸 잘하니까 임창균 속으로 다행이다 생각했겠지. 여주가 채형원한테 하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맞춰주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걸 잘 아니까. 아무 감정 없는 호의라는 말.

임창균. 넌 사귈 때 어떤 기분이야?

카페에서 마주보며 앉아서 딸기 음료 마시다 말고 질문하는 여주였음.

그냥 좋아. 얼굴보면 설레고 다른 남자랑 있으면 불안하고 연락하고 데이트할 때 즐겁지.

씁쓸한 미소 짓는 게 전여친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는 거 같아 여주 괜히 말했다 싶었을 듯.

나도 연애하고 싶다. 나도 너처럼 그런 기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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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헤어지면 힘들어.

그래서 연애를 추천하진 않아?

어. 나 봐라.

근데 이별 때문에 시작하기 힘들다는 건 너무 겁쟁이 같은데.

여주 말에 임창균은 넌 시작도 안 해봐서 모르잖아 ㅋㅋㅋㅋㅋ 이라면서 고수 말 들어. 이러니까 여주가 임창균 째려보는데 케잌도 먹으라면서 여주 쪽으로 밀어줄 듯.

어 형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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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ㅋㅋ 걸어.

다음날 학교에서 같이 공강이라 놀기로 했음. 뭐 놀아봤자 다음 수업 때문에 학교 근처지만.

그래서 동방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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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그냥 사귀는 거 어때. 꼴 사나워어!!

민혁선배 여친하고 헤어진지 일주일 지났는데 여주랑 형원이가 같이 있기만 하면 으르렁거리곤 함.

선배. 화났으면 선배 좋아하는 게임으로 풀어요.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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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여주야 미안하다. 야 이민혁 너 여주 괴롭히지마 ㅋㅋㅋ

손현우. 여주가 잘 믿고 따르는 선배이자 가족. 첫째이기도 하며 입양오빠로 같이 살고 있는 중. 임창균하고도 이미 친하고. 이민혁도 손현우 앞에선 아무말도 못하는 거의 서열 1순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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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ㅎㅎㅎ 내가 언제 괴롭혔어 ㅎㅎㅎ

참나. 선배님 얼른 게임이나 하러 가시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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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민혁 형 앞에선 아무것도 못하네 ㅋㅋㅋㅋ 그러게 적당히 나대라고 ㅋㅋㅋㅋ너 후배들한테 꼰대소리 듣고 있는 건 알지?

이민혁과 같은 동기 유기현. 둘이 신입생 때부터 투닥거려서 매일 붙어다니는 사람이 됨. 어쩌다 보니 같이 동거 중. 아 물론 채형원도 같이

기현 선배 ㅋㅋㅋㅋ 선배는 왜 맨날 수업 안 듣는 거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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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내가 교수님한테 얼마나 사랑 받는데~

매번 우리 동방 나갈 때 그대로 앉아있어서 의심하게 됨... 안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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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쟤 저래도 집 가면 과제하고 있어. 근데 인성은 쓰레기 됨.

후배한테 이미지 깎이고 있네.. 여주야 나 그래도 쓰레기까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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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담화 당하고 있는 유기현ㅋㅋㅋㅋㅋ

시끄러운 이 사람들은 같은 동아리. 인원은 총 5명으로 여주 형원 기현 민혁 현우. 그냥 각자 자기 취미활동하는 동아린데 이럴 거면 동아리를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그냥 각자 자기 취미활동 함.

선배들 너무 시끄러워서 놀지도 못하고 수업 갑니다. 가자 형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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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잘 들어라. 둘이 꽁냥거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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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이민혁 말 신경쓰지말고 수업 잘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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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냉이 수업 잘 들어~

근데 이 동방에서 형원이는 항상 말이 없음. 굳이 말을 안 꺼내도 알아서 잘 굴러가서 신경 안 쓰는 채형원.

임창균은 이제 학교 끝나자마자 여주 보러 옴. 정확히는 데리러. 한국 왔다고 바로 학교 다니는 건 아니고 좀 쉬다가 학교 들어간다고 해서 그냥 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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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왔지?

오 임창균 일 없다고 나 보러 오는 거~? 이럴 시간에,

잔소리 들으려고 굳이 안 와도 되는 학교 온 거 아니다~ 얼른 집에 가자.

현우 오빠랑 같이 저녁 먹고 집 가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가자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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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 혼자 두고 둘이서 먹으려고 했냐? 나 혼자 집에서 뭐 먹으라고.

음...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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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너만 하겠니 ㅋㅋㅋㅋ

만나면 반갑다고 으르렁거리는 둘은 늘 그렇게 으르렁거리기만 할 줄 알았겠지만 곧 임창균 전보다 더 신경쓰일 일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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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언제부턴가 집에서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핸드폰만 보는 여주 모습에 이상해서 말 걸어본 임창균이었는데 여주 실실 웃으면서 눈은 핸드폰에 고정인 거.

아ㅋㅋㅋㅋㅋ 형원이랑 톡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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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아주 사귀겠다.

자기가 말하고도 어이가 없어서 웃는 임창균에

어?

뜨끔한 듯 반응하는 여주의 당황한 표정.

여주 반응이 심상치 않은 걸 느낀 임창균. 자긴 학교 안 다니니까 학교에서 무슨 일 있는지 모르는데 안 그래도 채형원이랑 히히덕거리고 있는 모습 좀 불편했는데 여주 반응에 더 어이털림.

뭐야 진짜 사귀냐?

눈치 빠른 녀석... 왜 다 내 친구들은 눈치가 빠르지??

그래서 며칠이야?

한... 2주 정도?

임창균 머리 속에는 2주면 할 건 다 했겠네..라고 생각하면서 눈에 힘 풀릴 듯.

그래.. 뭐 응원한다.

ㅎㅎ 고맙다. 나 내일 형원이랑 놀러가. 오빠랑 밥 챙겨먹어.

뭐?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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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남친 인스타 올라옴... 아 너무 잘생겼어어!

임창균이 무슨 말을 하든 여주 눈에는 그냥 채형원 잘생겼다만 보임. 그러면서 이 사람이 내 남친이다. 그동안 못했던 주접 임창균 앞에서 다 떨듯. 임창균은 그냥 다 들어주면서 애써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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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 좋으면.

아무튼 나도 이제 연애한다! 우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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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힘내봐.

cc 처음이야..!! 설레서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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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잠깐 나갔다 올게.

올 때 하겐다즈 사다줘어.

싫어.

참나.

여준 아무렇지 않게 또 채형원 사진 보고 실실 웃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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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채형원... 진짜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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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겼다..

그 때. 현우 집에 들어옴.

야. 임창균 밖에서 담배 피지 말라고 했지. 담배 끊으라고 했냐 안 했냐.

아 잠깐 하나만 피려고 했어.

담배 압수야. 몸에 안 좋은 것만 골라서 하려고 해 아주.. 간접흡연이 더 위험한 거 몰라?

아 알았어.

뭐야? 임창균 너 담배 펴?

아 몰라.

무슨 일 있냐?

아 됐어. 그리고 형한테 잡혀서 아이스크림 못 샀어.

막냉이 넌 또 창균이한테 셔틀 시켰냐?

아 오빠..ㅎㅎ 자기가 나간다고 해서 시킨거지~

너 창균이 잘 봐라. 담배 못하게 잘 지켜봐.

쟤 연애하느라 나 감시 못해 형.

뭐 연애? 막냉이.

아 임창균!

비밀로 하라고 한 적은 없잖아 ㅋㅋ

막냉아. cc 안 좋다니깐?

채형원이라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아까 그러던데.

아 내가 언제 임창균!

ㅋㅋㅋㅋㅋ난 잔다.

저게..!

막냉아 형원이라니 그게 무슨,

오빠 오빠도 형원이 좋아하잖아~

그거랑 그거랑 다르지!

여주는 지금 임창균을 죽어라 패고 싶은 심정임. 결국 밤새 식탁에 앉아서 연애의 조심성, 이별 후 후폭풍과 정리... 현우의 경험담으로 가득 채워버림. 게다가 임창균 자다말고 나와서 물 마시더니 여주 힐끗 보고 내일 채형원이랑 놀러 간다는 말까지 해버림. 여주는 또 현우의 잔소리도 얻음.

그러곤 마지막 말.

그래서 나는 창균이 같은 친구가 너랑 더 잘 어울려.

아니 갑자기 임창균이 왜 끼어???ㅋㅋㅋㅋ

암튼 알아둬.

어이없는 여주였음.

(너무 길어져서 나눠야제ㅔ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