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 빙의글] 참교육

7화. 끝과 시작

복도.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 섰다.

 

 

유정이 웃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래서?”

가볍게 던진 말.

“…이제 와서 뭐 할 건데.”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가방에서 파일을 꺼냈다.

종이 묶음.

 

 

그리고—

휴대폰.

 

 

“…다 있거든.”

조용하게 말했다.

“…그날 것도.”

 

 

 

 

유정의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근데 바로 웃었다.

“…그래서?”

“…증거 있으면 다 끝나는 줄 알아?”

 

 

여주는 한 걸음 다가갔다.

“…끝나.”

 

 

짧게.

확실하게.

“…이번엔.”

 

 

주변 애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웅성거림.

시선.

 

 

“…틀렸어.”

 

 

유정이 고개를 기울였다.

“…너 혼자야.”

 

 

그 말이 떨어진 순간.

“혼자 아닌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성찬.

 

 

그리고.

다른 발걸음.

원빈.

 

 

둘 다.

서 있었다.

여주 뒤에.

 

 

유정이 눈을 가늘게 떴다.

“…웃기네.”

“이제 와서 정의감이야?”

 

 

 

 

원빈이 먼저 말했다.

“…아니.”

“…그냥.”

“…늦었지만 하는 거야.”

 

 

짧게.

“…그날 못 한 거.”

 

 

유정이 비웃었다.

“…그래서 너가 뭐 할 수 있는데.”

 

 

“…다 말할게.”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내가 있었던 것도.”

“…네가 밀었던 것도.”

 

 

공기가 멈췄다.

 

 

“…미쳤냐.”

유정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너도 봤잖아.”

 

 

성찬이 말했다.

“…응.”

 

 

 

 

여주가 휴대폰을 들었다.

“이미 보냈어.”

 

 

“…뭐?”

 

 

“…선생님, 상담실, 학부모.”

“…전부.”

 

 

 

 

유정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너—”

 

 

그때.

복도 끝에서 선생님이 뛰어왔다.

 

 

“…여기서 뭐 하니!”

 

 

주변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선생님.”

여주가 말했다.

“…이거 보세요.”

 

 

파일을 내밀었다.

“…전부 있습니다.”

 

 

선생님이 종이를 넘겼다.

표정이 굳었다.

 

 

“…김유정.”

이름이 불렸다.

“…같이 가자.”

 

 

유정이 아무 말도 못 했다.

주변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날.

끝났다.

 

 

 

 

며칠 뒤.

학교는 조용해졌다.

유정과 그 무리는 사라졌다.

 

 

소문은 금방 퍼졌고,

결론도 빠르게 났다.

 

 

여주는 다시 교실에 앉아 있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야.”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유진.

 

 

 

 

“…같이 갈래?”

여주는 잠깐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복도.

둘이 같이 걸었다.

 

 

“괜찮아?”

유진이 물었다.

 

 

 

 

“…이제는.”

여주는 작게 웃었다.

“…괜찮아.”

 

 

뒤에서 발걸음이 들렸다.

 

 

익숙한 두 사람.

성찬.

원빈.

 

 

“야.”

원빈이 먼저 불렀다.

“…집 가냐.”

“…응.”

 

 

 

성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여주 옆에 섰다.

 

 

자연스럽게.

 

 

여주는 피하지 않았다.

 

 

그 순간.

손이 닿았다.

성찬의 손.

 

 

여주는 잠깐 멈췄다.

근데—

뿌리치지 않았다.

 

 

 

 

“…이제 괜찮아.”

성찬의 목소리.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있었다.

 

 

뒤에서.

원빈이 그걸 보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채.

 

 

“…하.”

작게 웃었다.

 

 

근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혼자 걸었다.

 

 

 

 

“…그래도.”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할게.”

“…네 옆에 있는 거.”

누구도 듣지 못한 말.

 

 

그날 이후.

끝난 건 하나였고.

 

 

시작된 건—

하나 더였다.

 

 

삼각 관계.

 

 

이제—

진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