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비가 후두둑 떨어졌다. 비 때문에 어느새 서늘해진 공기가 피부에 차갑게 닿아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덥혀져 축축했던 공기가.
지훈은 그런 공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었기에.
02.
투둑투둑, 비가 창문을 치고 또르르, 빗방울이 굴러떨어진다. 그 모습을 지겹도록 보고 나서야 순영은 시선을 거두고 창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 소년을.
슬픔과 자신에 대한 화로 얼룩진 기억들이 머리를 어지럽히기 시작하자 순영은 생각을 그만두고 잠을 청해본다.
무엇이 그리도 그의 잠을 방해하는지.
03.
지훈은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 채비를 한다. 언제쯤 호우가 잦아들려나, 생각하며. 그리고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그 또한 생각하며.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 * *
그건 마치 지독한 감기 같았다. 나을 듯 낫지 않는.
그만 보면 발개지는 볼을 감추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를 피해보기도 하고 그를 잊으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나의 마음을 되돌려 놓았다.
난 끝도 없이 빠져들었다.
ㅡ
_이건 아주 예전에 썼던 건데 이제야 올리네요.
_좀 더 수정해서 가져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