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페스] 단편집

[윤홍] sMiLe | 01


01.


 늘 웃어라. 사람들 앞에서 웃음을 잃지 말아라. 어떠한 말을 들어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흔들리지 않은 것처럼 보여야 한다.

 네가 무언갈 잘한다 하여도 그것을 드러내면 안 된다. 네가 하는 모든 것이 황태자를 뛰어넘지 않아야 한다. 넌 늘 황태자의 아래여야 한다. 그것이 너의 숙명이다. 너와 내가 살 길은 너를 낮추고 황태자의 비위를 맞추며 입안의 혀처럼 구는 것뿐이다.

 만약 네가 하나라도 황태자를 뛰어넘는다면 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고, 사람들은 너와 황태자를 비교할 것이며, 넌 황후의 눈 밖에 날 것이다. 황제 폐하께선 황후를 매우 사랑하시니, 황후가 원하는 대로 우리의 처우를 결정하실 테고 그 순간, 우린 끝이다.




02.


 어머니께서 내게 매번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황제 폐하의 아들이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께서는 귀비이시다. 그러나 어머니께선 황제 폐하의 눈에 드시기 전까지는 평민이셨다. 내가 서자란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곳, 황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단 두 개뿐인데, 그중 하나는 반란을 일으켜서 내가 황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난 서자이고, 황제 폐하가 신분을 상승시켜주시기 전까진 평민이셨다. 그래서 나를 지지하는 귀족은 몇 없다. 반란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황태자를 죽이고 싶진 않기도 하고.

 나머지 하나는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황태자의 밑에서 기며,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단 걸 모두에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어머니의 말씀을 따르는 수밖에.



* * *



01.


 2황자, 지수와 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생각도 안 날 때부터 계속.

 어른들은 귀한 피를 타고난 나와, 아버지의 핏줄이지만 엄마는 평민이었던 지수는 어울려 다니면 안 된다며 나와 지수를 떼어놓으려 하였지만. 나의 고집으로 지수는 계속 나와 함께 다녔다.


 지수는 엄청 예뻤다. 남자아이가 어찌 저리 선이 고울까, 날밤을 꼬박 새우며 고민했을 정도로.

 그리고 지금도 예쁘다. 그때보다 훨씬 더.




02.


 오늘은 지수와 양궁 시합을 하였다. 소원을 걸고 내기하였고 언제나처럼 내가 이겼다.

 나는 지수에게 나중에 말하겠다며 소원을 아껴두었다. 언젠간 그 소원을 지수에게 말할 것이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그 여리고 겁이 많은 아이가 그 소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지만.


 난 언제쯤 너에게 내 속마음을 밝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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