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어폰🎧

작품에서 명재현: 장난꾸러기 동갑 친구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교실은 아직 시끄러웠지만, 창가 쪽에 앉은 나는 이어 폰을 끼고 조용히 노래를 듣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 오는 바람에 커튼이 살짝 흔들리고, 책상 위에 올려둔 머리카락도 같이 흩날렸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책상 모서리를 톡톡 두드렸다.


"뭐 들어?"


고개를 돌리자 명재현이 턱을 괴고 서 있었다.


"노래."


"그건 나도 알아,”


재현이 피식 웃었다.


"무슨 노래냐고.


"알려주기 싫은데."


“왜?"


"그냥!"


"아, 궁금한데.”


재현은 정말 궁금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고민하는 척했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았다.


"그럼 내가 직접 들어보지 뭐!"


"뭐?"


말릴 틈도 없이 재현이 한쪽 이어폰을 살짝 가져갔다.


"잠깐만 들어볼게"


"야, 네가 뭘 마음대로-"


"쉿."


재현이 검지를 입술 앞에 가져다 대며 약올리듯 웃었다.


이어폰을 귀에 꽂은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생각 보다 가까워졌다.

어깨가 아주 살짝 닿았다.


순간 재현도 멈칫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노래에 집 중했다.


"....."


"....."


평소 같으면 장난을 한마디쯤 더 쳤을 텐데, 이번엔 이상하게 조용했다.

몇 초쯤 지나자 재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 좋다."


"그치?"


"응. 생각보다 좋은데?"


“생각보다?"


"너 맨날 듣는 거 보면 엄청 신나는 노래인 줄 알았지."


"내가 언제 맨날 들어.”


"맨날 듣던데?"


재현이 웃으면서 옆을 힐끗 바라봤다.


"쉬는 시간에도 듣고, 등교할 때도 듣고.“


"…너 그걸 다 봤어?"


"응!”


너무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서 오히려 할 말이 없어졌 다.

재현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발끝으로 책상 다리를 톡톡 건드렸다.


“근데 이 노래 들으면 기분 좋아져?"


"응. 좀"


"그럼 됐네."


"뭐가?"


재현이 살짝 웃었다.


"오늘 기분 안 좋아 보였거든."


"...내가?"


"응!"


"어떻게 알아?"


"그냥 보면 알지."


장난스럽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궁금했어. 무슨 노래 듣나.”


그 말에 괜히 마음 한쪽이 간질거렸다.

잠시 뒤 노래가 끝나자 재현이 이어폰을 빼서 건넸다.


"다 들었다."


"어때?"


"좋아."

그리고 잠깐 고민하더니 덧붙였다


"내일도 들려줘."


"왜?"


재현은 씩 웃었다.


"좋아졌어."


“ㅁ,뭐를”


“,, 노래.”


잠시 후, 재현은 아무일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다. 다음 시간 늦겠다.”


"어... 응!'


몇 걸음 가던 재현이 갑자기 뒤돌아봤다.


"아."


"왜?"


"그리고!"

재현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다음엔 한쪽씩 말고 같이 들어."


"....."


"왜, 싫어?"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재현은 웃으며 교실 앞쪽으로 달려갔다.

남겨진 사락은 괜히 이어폰만 만지작거렸다.

아까 닿았던 어깨가 아직도 조금 따뜻한 것 같았다.





+오글거리는 걸 안좋아해서 이런거 너무 못해요 ㅠ / 반응 좋으면 더 올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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