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으 , 기지개를 피며 평화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가 어디냐고? , 여기는 동아리실이다.
대학교 3학년 김슬아가 담당하는 동아리실.
그래 , 김슬아가 나다.
우리 동아리는 내 소꼽친구들만 있는 아주 인기없는 동아리다.
그래서 지금처럼 평화롭게 잠에서 깰 수 있는거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밖으로 걸어나갔다.
밖은 내 예상과 다르게 아수라장이였다.
사람들이 뒤엉켜 서로를 물고 서로를 배신했다.
멍때리며 그들을 바라보고있었다.
뒤에서 누군가 나의 어깨를 잡아 끌어 동아리실로 들어갔다.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는 상대를 바라보았다.
"권순영?"
"밖에 좆됐어. 세상이 좆망했다고."
권순영.
우리 동아리 부원이다.
나의 오랜 소꼽친구이기도 하다.
권순영은 조그마한 냉장고에 다가가 물을 꺼내 들이마셨다.
의자에 앉아있는 나의 앞에 다가와 앉았다.
밖은 무슨일이냐며 물었다.
그는 피식 웃곤 입을 열었다.
좀비 , 그의 대답은 터무니없었다.
난 헛웃음을 짓곤 장난치지말라고 했다.
하지만 장난이라기엔 그의 표정이 진지했다.
그럼 어떡할거야.
나의 물음에 그가 마시고 있던 페트병을 책상에 올려두곤 팔짱을 꼈다.
"몰라 , 우리가 이런 세상에서 지내봤냐?"
맞는 말이였다.
우리가 살던 세상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만이 있었다.
간혹가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는 잠깐만이라도 여기에서 지내기로 했다.
3일정도 먹을 수 있는 간식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물이 한병밖에 없었다.
우리는 작게 욕을 읊었다.
그럼 우리 나가자.
권순영의 말이였다.
나가긴 어딜 나가!
나는 기겁을 하며 권순영에게 어딜나가냐 따졌다.
하지만 우린 선택권이 없었다.
물은 꼴랑 한병 , 사람은 두명.
두명이 물 한병으로 오래 버티기엔 벅찼다.
내일 나갈것 같은 기분에 차라리 빨리 나가는게 더 안전할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동아리실에 있는 가방에 간식들과 물 한병 , 무기들을 챙겼다.
후후 , 심호흡을 하곤 문을 살짝 열었다.
오른쪽에선 좀비들이 바글댔다.
고개를 더 내빼 왼쪽을 살폈다.
다행히 그쪽은 좀비가 몇마리 없었다.
하지만 무서웠다.
큰 벌레들은 물론 , 작은 벌레들도 잘 못죽이는 난 무서웠다.
괜히 나갔다간 저것들처럼 될까봐.
하지만 권순영은 무서운게 없었다.
권순영은 이미 마음을 먹은 후였다.
내가 머뭇거리자 권순영은 날 뒤로보냈다.
"왼쪽으로 가야겠네. 나만 따라와."
그가 자세를 낮추곤 천천히 걸어나갔다.
나도 뒤따라나갔다.
뒤에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사람들을 공격하는 좀비들이 가득했다.
난 권순영의 옷자락을 잡고 바짝 붙어걸어갔다.
후문까지 다왔을 때였다.
뒤에서 주변을 멍청하게 둘러보던 좀비가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저 바닥에 떨어진 캔을 잠깐 건들인게 문제의 원인이였다.
나와 권순영은 빠르게 달려갔다.
으아 씨발!
밖은 좀비들로 가득했다.
뒤에서도 쫒아오는 좀비에도 벅찬데 앞에서도 달려드는 좀비에 죽을 맛이였다.
힘든데도 달려서 그런지 배 안쪽이 아려왔다.
헉헉 대며 속도가 줄었다.
아직도 뒤에서 좀비들은 그르르거리며 나에게 달려왔다.
난 힘겨운 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달렸다.

"빨리 와 , 뒤지고 싶냐?"
"씨발 , 나 버리고 가! 달리다가 사람 뒈지겠네."
"닥치고 따라와 병신아."
권순영이 몸을 틀어 나의 손목을 잡고 다시 빠르게 달렸다.
한 가게 안을 잠시 살펴보곤 그곳에 달려들어갔다.
문을 닫고 걸어잠궜다.
바닥에 주저앉은 우리는 헉헉댔다.
땀범벅이 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빵하고 터졌다.
아무래도 우리가 저들 사이에서 살아났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어 긴장이 풀려 그런 둣 보였다.
☠️
평소같이 아침에 문을 열었다.
느긋하게 준비를 하던 도중에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난 문을 열어 무슨일인지 확인했다.
사람들이 서로를 뜯어먹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졌다.
털썩 , 손으론 다물어지지않는 입을 가리고 있었다.
저 앞에 있던 좀비가 나를 발견한건지 나에게 달려왔다.
난 재빨리 일어나 문을 걸어잠궜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10시 29분.
친구와 친한 동생이 오기로 한 시간으로부터 11분 전.
난 허겁지겁 폰을 찾아들었다.
폰을 들어 문자를 보냈다.
'어디야?' '거의 다옴. 5분정도 일찍 도착할 듯.'
태평해 보이는 문자 내용에 더욱더 초조해졌다.
그들이 내 옆에서 죽는걸 원하지 않았으니.
손톱을 물어 뜯으며 그들을 기다렸다.
4분 후 ,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그들이길 바랬지만 아니였다.
두려운 마음에 몸을 주방으로 숨겼다.
눈만 빼꼼 내놓고 밖에 상황을 살펴보았다.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하마터면 소리를 낼뻔 했다.
숙였던 고개를 다시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들은 달려온 것인지 숨을 헉헉 쉬어댔다.
그러다 둘은 서로의 얼굴을 보곤 빵터졌다.
소리내어 웃던 그들이 진정이 되곤 주변을 둘러보았다.
헉 , 날 본건 아니겠지?
난 몸을 돌렸다.
입을 틀어막았다.
저기··· , 옆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히익! 난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구석으로 몰았다.
그러자 잠시 조용해지더니 또다시 말소리가 들려왔다.
☠️
"저희 좀비아니에요! 저기 캐럿대 학생들이에요!"
한 남자가 주방에 숨어있었다.
덩치에 맞지않게 겁이 굉장히 많았다.
내가 쭈그려 앉아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 전 캐럿대 3학년 김슬아예요! 22살."
"안녕하세요 저도 캐럿대 다니는 권순영이에요. 얘랑 동갑."
"아아 , 안녕하세요 저는 이 가게 주인 김민규예요. 25살···."
"저희 편하게 말 놓을까요? 3살차이 밖에 안나는데!" 슬아
"좋아요!"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입구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쾅쾅 , 문열어!
권순영과 나는 어리둥절해있었지만.
그는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5명 정도가 우르르 들어왔다.
한명은 오다가 다쳤는지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왔다.
권순영과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상처가 심각해 보였다.
"헐 , 괜찮아요? 이거 그냥 놔두면 흉질텐데···." 슬아
"괜찮아요··· , 흉터생겨도 세상이 망했는데 신경 쓸 사람도 없죠."
"얌마 , 그런 말하지 말랬지."
하지만 맞는 말인걸 어떡해!
딱 , 한 남자가 다친 남자의 이마를 때렸다.
이마를 붙잡은 남자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아 형은 왜 맨날 때려!"
"맞기 싫으면 정신차려. 그렇게 부정적이면 살 수 있는 목숨도 죽어."
그 남자의 말에 다들 조용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더더욱 가혹했다.
난 헛기침을 하곤 입을 열었다.
"그 , 제가 지혈하는 법은 조금 아는데 좀 도와드릴까요?"
나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주위를 둘러보다 주방으로 들어가 행주를 들고나왔다.
어찌저찌 지혈을 했고 정적이 흘렀다.
"(소곤) 형 근데 이 사람들은 누구야?"
"(소곤) 생존자."
"(소곤) 그걸 물어본게 아니잖아."
ㅎㅎ , 저 굉장히 눈치가 보이네요.
난 목을 가다듬곤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자 들어온 5명도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를 했다.
"아 , 저는 21살 이찬이에요! 보다시피 다쳤구요···."
"전 25살 윤정한이에요. 김민규랑 친한 회사원."
"이하동문이고 홍지수예요."
"어으 왜저래 , 전 이석민이에요! 25살!"
"전 부승관! 22살!"
☠️
"하아."
내 입에서 하얀연기가 나왔다.
겨울이여서 그런지 , 아니면 내 손에 들려있는 저 담배때문인지.
좀비사태가 일어난지 벌써 3년째이다.
내가 담배를 피운지도 벌써 3년째이다.
젠장 , 나도 참 독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담배나 꿋꿋히 피고있는게.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었다.
치익하며 담배불이 꺼졌다.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담배를 주머니에 밀어넣고 다리를 끌어안았다.
덜컥하며 옥상문이 열렸다.
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누군가 들어왔다.
이지훈 , 이 곳으로 올때 만난 생존자이다.
25살에 우리와 동갑이다.
피식 , 그를 바라보곤 웃었다.
가자.
그의 짧은 말에 몸을 일으켰다.
그와 나란히 걸으며 계단을 내려갔다.
"아주 담배는 열심히 펴요~"
"담배라도 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지."
"그건 스트레스 푸는게 아니거든?"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며 밑으로 내려갔다.
거실엔 모두가 모여있었다.
나와 이지훈 , 서명호 , 부승관이 한팀이였다.
서명호도 이곳에 오면서 안 생존자이다.
서명호는 29살에 제일 나이가 많다.
넷은 무기들을 챙기곤 현관앞으로 향했다.
인사를 끝마치곤 문을 열고 밖으로 향했다.
운전을 잘하던 난 운전석에 앉았다.
조수석엔 서명호가 , 뒷자석엔 부승관 , 이지훈이 앉았다.
차가 시동이 걸리고 부웅하며 출발했다.
난 서명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마트로 향했다.
끼익하며 차를 주차했다.
우린 무기를 손에 꽉 쥐고 마트를 향해 걸어갔다.
가방에 이것저것 식량을 쓸어담았다.
덜컹 , 반대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서명호와 나 , 부승관과 이지훈 이렇게 둘둘씩 갈라졌다.
서명호와 난 눈을 마주치곤 눈빛을 주고받았다.
무기를 두손으로 꽉 쥐곤 소리가 난 쪽으로 다가갔다.
서명호가 먼저 다가가 확인을 했다.
좀비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서명호는 가만히 누워있는 좀비를 보곤 뒤를 돌아 나를 보곤 고개를 내저었다.
캬악 , 뒤에서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서명호에게 달려들었다.
좀비가 서명호의 어깨에 매달렸다.
난 잠시 머뭇거리다 무기를 휘둘렀다.
좀비가 서명호에게서 떨어지곤 나에게 달려들었다.
무기로 찌르며 공격을 했다.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는지 부승관과 이지훈이 다가왔다.
좀비를 죽이곤 서명호에게 다가갔다.
서명호는 목을 붙잡곤 털썩 주저앉았다.
난 서명호에게 다가가 목을 살폈다.
"···아냐 , 물린거 아니야." 슬아
"···떨어져 , 나 물렸으니까 떨어지라고."
"아니라고!! 안물렸잖아. 구라치지마 씨발···."
서명호가 거친 숨을 내뱉었다.
눈이 빨개지고 피를 토해냈다.
난 떨리는 손으로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ㅇ , 아냐. 아니잖아 오빠. 제발 아니라고 말해-!!"
"크윽 , 떨어져···."
서명호가 나를 밀치며 말했다.
크윽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이지훈이 나를 붙잡곤 못 다가가게 막았다.
"아악!! 아니라고 , 안 물렸다고-!! 놔!!"
서명호는 점점 좀비로 변해갔다.
난 몸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눈물을 흘리며 서명호를 바라봤다.
"쏴 , 변하니까 쏘라고···."
나에게 자신의 총을 넘겨주며 말했다.
난 고개를 저으며 무시했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칼로 자신을 찔렀다.
두어번 찌르더니 피를 또다시 토해냈다.
서명호는 살짝 웃더니 쓰러졌다.
나의 울음 섞인 비명소리가 마트에 울려퍼졌다.
난 서명호에게 다가갔다.
서명호의 왼손엔 내가 좋아하던 사탕이 있었다.
난 눈물을 흘리며 사탕을 가져갔고.
이지훈과 부승관이 날 부축해서 차에 향했다.
난 운전석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차는 정말 조용했다.
난 눈물을 머금고 차에 시동을 걸어 출발했다.
난 이제 같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사람이 없어졌다.
눈물이 계속 흘렀다.
그냥 지나가던 좀비를 이유없이 들이박았다.
쾅하고 좀비가 저 멀리날라가고 , 차는 끼익하며 멈췄다.
김슬아 , 미쳤어?!
이지훈이 나에게 소리쳤다.
난 정신을 차리곤 다시 집을 향해 운전했다.
집에 들어가니 모두들 우리를 반겨주었다.
"···명호형은." 민규
"···." 슬아
난 눈물을 흘렸다.
대답을 못하는 우리를 보곤 안좋은 낌새를 느꼈는지 다들 조용해졌다.
난 고개를 떨구었다.
"명호형은 , 어떻게 됐는데."
"오빠 , 오빠가 물렸어···. 오빠가 좀비되기 전에 자기 찔러서 죽었다고!"
울먹이며 말하니 김민규가 입을 틀어막았다.
집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눈물을 잘 보이지않던 이지훈도 훌쩍이며 눈물을 훔쳤다.
"···ㄱ , 긍정적으로 생각해. 우리 식량을 조금 더 적게 챙길 ㅅ ,"
짜악_
"말조심해 권순영!!"
권순영의 고개가 돌아갔다.
나의 소리침에 다들 놀란 눈치였다.
권순영은 놀란 눈으로 옆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가 뭘 아는데? , 너가 뭔데 그딴 말을 해!!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으면 너가 나가 죽던가!!"
난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갔다.
덜컹하며 현관문이 닫혔다.
난 차에 앉아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옆을 바라보았다.
조수석엔 아무도 없었다.
주머니에서 서명호가 챙겨두었던 사탕을 꺼내들었다.
그 사탕을 바라보며 눈물이 났다.
난 차에 시동을 걸어 출발 시켰다.
부앙거리며 도로를 배회했다.
차를 향해 달려드는 저 좀비를 들이박았다.
쾅하며 좀비가 저 멀리날아갔다.
난 차를 돌려 마트로 향했다.
난 칼을 들고 마트를 향해 걸어갔다.
우리가 만나고나서 처음으로 한 단독행동이였다.
난 서명호 옆에 다가가 앉았다.
그의 손을 잡곤 속삭였다.
다음생엔 꼭 평범한 세계에서 평범하게 만나자고.
난 서명호가 가지고 있던 가방을 들쳐메곤 차로 향했다.
조수석에 가방을 놓곤 시동을 걸었다.
난 서명호에게 말을 걸듯이 말을 했다.
···오빠 옛날엔 무슨 직업이였어?
그에게 제일 물어보고 싶었던 말이였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야 물어보는 내가 참 한심하다.
집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곤 현관으로 들어갔다.
피가 묻은 가방을 메고 들어온 날 보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다친곳은 없냐며 내 몸을 둘러보며 걱정했다.
권순영은 방에 들어갔는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김슬아가 나가고 생각했다.
그녀에겐 그의 존재는 무엇이길래 저렇게 흥분하는지.
그래 , 그녀에겐 그는 엄마같은 존재였다.
힘들어 할때면 그녀의 옆에 조용히 앉아있었고.
다들 말리던 담배를 피우는 것도 그는 옆에서 조용히 바라만 봤다.
그녀가 위험한 행동을 한다하면 곧바로 달려가 재지하는 , 엄마같은 존재였다.
그는 나에게도 엄마같은 존재였다.
그걸 알면서 난 , 쓰레기같은 말을 내뱉은거였다.
마른세수를 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몇십분을 그러고 있으니 밖에서 그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갈 생각은 없다.
그녀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사과는 하고싶었지만.
입과 몸이 안떨어지는게 현실이다.
☠️
난 권순영 방에 들어갔다.
그가 바닥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크게 놀랐을것이다.
"···따라와."
나의 말에 빠르게 몸을 일으켜 나를 뒤따라 왔다.
난 계단을 올라 옥상으로 향했다.
매일 내가 앉던 자리에 자연스레 앉았다.
별들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 옆엔 들고온 서명호의 가방이 있었다.
권순영은 내 옆에 앉았다.
"···미안 , 아까 말이 너무 심했지."
"아니야 , 내가 더 심했어. 형이 너한테 어떤 존재인지 아는데도 그딴 말을···."
"알아서 다행이네."
난 우리 둘이 서먹한게 싫었다.
장난식으로 말을 했고.
그도 웃었다.
난 내 오른쪽에 있던 가방을 권순영에게 건냈다.
권순영은 가방을 받곤 이게 뭔가하는 눈치였다.
난 무릎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열어봐 , 오빠 가방이야."
나의 말에 권순영은 조용히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자 권순영은 입을 틀어막았다.
눈에선 닭똥같은 눈물이 툭하고 떨어졌다.
"오빤 우리만 생각했어.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은 안챙기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만 챙겼어."
"게다가 , 너가 좋아하는게 훨씬 많지? 그뜻은 오빠가 널 특별하게 생각했단거야. 오빠한텐 너가 소중했고 특별했던거야."
"ㄱ , 근데 난···."
권순영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못했다.
난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미안해 , 미안해 내가.
그는 미안하단 말만을 했다.
나도 눈물을 흘리며 그를 안아주었다.
그렇게 우리의 우정은 더 깊어져만 갔다.
다음날 , 몇년간 안됐던 위성전화가 울렸다.
구조대원이라 칭하는 그가 데리러 갈거올거란다.
우리는 환호에 찬 울음을 터틀렸다.
오늘 저녁까지 근처 소방서에 있을테니 오라는 말을 하곤 끊어버렸다.
우린 각자 방에 들어가 짐을 챙겼다.
이석민과 부승관은 짐을 바리바리 챙겼다.
나머지 애들은 꼭 필요한 것만을 챙겼고.
난 내 무기만 챙겼다.
맨몸으로 나온 권순영이 나에게 물었다.
"니가 애지중지하던 카메라는?"
"됐어 , 구조되선 이제 새로운 삶을 살거야."
지난 3년간의 기억을 잊어버리곤.
나의 말에 끝으로 다들 밖으로 나갔다.
집에게 작별인사를 하곤 뒤를 돌아 걸어갔다.
부승관은 이 집에 정이 들었다며 잠시 바라보더니 우리에게 달려왔다.
우린 차를 버리곤 걸어갔다.
이유는 차에서 나는 소리를 피해 조용히 걸어가는 것을 택했기 때문이다.
우린 무기를 손에서 놓치지않았다.
처음부터 난관이였다.
저 멀리서 좀비들이 크륵대며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우리는 무기를 꽉 쥐었다.
달려드는 좀비들을 내쳐내며 싸우고 있었다.
김민규는 무섭다고 소리지르며 할건 다했다.
좀비를 많이 죽였지만 저 멀리에서 좀비들은 아직도 달려오고 있었다.
우린 뒤를 돌아 도망갔다.
골목에 들어간 우린 빠르게 이야기를 나눴다.
"씨발 어떡해?" 슬아
"우리 좆된거 아니야?" 순영
"우리가 죽여야지." 찬
"저렇게 많은걸 우리가 어떻게 죽여." 지수
"그래 , 우리가 죽이기엔 턱없이 무리야." 정한
"그럼 우리 여기에서 회의만 하고있을래?" 민규
"무슨 방법이라도 찾아야지." 석민
"찾으려고 얘기중이잖아." 지훈
"근데 방법이 안나오잖아." 승관
우린 진지하게 얘기중이였다.
아무리 얘기를 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만 흐르고 좀비들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겁이 많았던 김민규를 굉장히 불안해보였다.
손톱을 물어뜯으며 좀비들의 소리에 귀을 기울였다.
그러다 결심을 한 것인지 손을 밑으로 내리곤 말을 했다.
"씨발··· , 어쩔 수 없다. 다들 살아서 내 예전가게 이름으로 식당 내줘."
"이참에 유명해지면 더욱 좋고ㅎ."
그가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
그의 의미심장한 말에 따지듯 물었다.
너 뭐하려고.
"뭐하긴 , 8명 살리기 위해선 내가 희생해야지."
사랑했어 , 다음생에 평범한 세상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만나자.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무기를 쥐고 밖으로 달려갔다.
소리를 지르며 좀비들을 모았다.
"좀비새끼들아!! 니네 밥 여기있다!! 전부 여기로 와!!"
그의 목소리에 다들 눈물을 흘렸다.
좀비를 모으며 달려가는 그가 힘들어보였다.
희생을 한다해도 , 그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는지 이찬이 입을 열었다.
"···형 , 누나. 다들 나 믿지?"
"씨발 그딴 말 하지마." 순영
"ㅎ , 형 살아돌아가면 욕 좀 줄이고. 구조되면 , 날 잊어버리고 아니 내가 달려간 후부터 다들 날 잊어. 갈게 , 그리고 내가 가면 지금처럼 울지말고 , 뒤돌아보지도 말고 빨리 뛰어가. 알았지?"
이찬이 싱긋 웃곤 달려가버렸다.
김민규 옆에 서선 같이 좀비를 공격하며 모으고 있었다.
우린 눈물을 닦아내곤 골목 밖으로 나갔다.
이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우린 좀비가 없는 곳이 나오고나서야 뛰는 것을 멈췄다.
우리는 왜 그때 도로 한가운데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것일까.
뒤쪽에서 부아앙하며 차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려했을땐 이미 늦고 난 후였다.
내 눈앞에서 홍지수가 저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
다들 놀란 눈치였다.
윤정한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우던 그가 인상을 썼다.
주머니에 넣어놨던 총을 꺼내들어 차를 향해 탕탕 쐈다.
하지만 우린 차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한참은 약했다.
윤정한은 차 쪽으로 다가가며 총을 쏘고있었다.
이석민과 부승관은 홍지수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이지훈은 윤정한과 함께 차안에 있는 인물을 공격했다.
나는 놀라서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 그런 나를 다독이며 일으키는건 권순영이였다.
옆에서 탕하는 소리가 들리며 피가 나에게 튀었다.
그러곤 아악하는 권순영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권순영을 바라보니 다리에 총을 맞은 듯 보였다.
그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으려던 찰나에.
누군가 나의 목을 뒤에서 끌어 안곤 총을 머리에 갖다댔다.
그러곤 뒷걸음질치며 말했다.
"총버려! 안그럼 이년 대가리 터지는거야."
그러자 이지훈과 윤정한은 총을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석민과 부승관은 이게 무슨일인지 어리둥절 해 있었다.
가만히 누워있는 홍지수를 보니 , 죽었나보구나.
"니네도 모여 , 뒤진 애를 왜 걱정하고 지랄이야 크킄."
그가 비웃으며 말했다.
난 무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또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이 병신데려가 , 다리 못써서 못걸어가니까."
"씨발···." 슬아
"닥쳐! 너 까딱하다간 대가리 터진다고."
부승관이 권순영을 데려갔다.
다섯명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게 되었다.
그러자 그가 총을 내리더니 나에게 말했다.
"이야 , 너 예쁘다. 우리한테 안 넘어올래?"
"우리 부대에서 지내서 총도 존나 많아. 어때 , 저런 찌질이들하곤 급이 다른데. 올래?"
그가 나의 허리를 지분거리며 말했다.
난 그의 말을 무표정으로 듣다 마지막 말에 웃어보였다.
그러곤 그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그래? 그럼 저기 차에도 총 많아?"
"응 , 개많아 , 좀비 다 죽이고도 남을정도로?"
"그럼··· ,"
너희한테 갈까?
나의 말에 그들이 움찔거렸다.
날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 너희팀에 들어간 기념으로 총 하나만 주면안돼? 좋은걸로."
"야 , 가져와."
그의 말에 그들 뒤에 있던 남자가 트렁크를 뒤지더니 총을 가져와 나에게 주었다.
난 그걸 받곤 아이처럼 웃어보였다.
총을 둘어보며 총알이 있는지 확인했다.
"와 대박! 너희 진짜 짱이다. 자기는 이름이 뭐야?"
"나는 ○○○ , 그럼 너 손으로 찌질이들 죽여볼래?"
"내 손으로? ···너무 좋지."
"그럼 죽여ㅂ ,"
"라고 할줄 알았냐? 병신."
난 총을 겨드랑이에 끼곤 칼을 꺼내들어 그의 목에 찔렀다.
어깨동무했던 팔을 내쪽으로 당겨 목에 찔렀던 칼을 뽑아 배에 다시 찔렀다.
그를 발로 찬 뒤에 총으로 그의 심장에 한 발 쐈다.
"덕분에 니네한테 무기가 많다는걸 알았어."
고마워 , 난 싱긋 웃곤 벙쩌있는 그들뒤에 있는 남자들에게 총을 쐈다.
방심했던 그들은 바보같이 총에 맞고 쓰러졌다.
난 내 옆에 쓰러져있던 그에게 다가가 손에 들린 총을 뺏어들었다.
"내가 제일 좋은거 가져오랬는데. 이게 제일 좋은건데. 구라쳤네?"
뺏은 총으로 그의 머리에 총을 쐈다.
그리곤 그들에게 일어나라고 말했다.
뒤에 총을 맞고 크윽 거리는 그들에게 총을 한번씩 더 쏴준 다음에 홍지수에게 다가갔다.
"내가 복수해줬어. 이젠 편히 쉬어."
그들에게 다가갔다.
절뚝거리는 권순영을 부축해주며 차에 태웠다.
트렁크로 향해 총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무기를 여러개 챙기곤 운전석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운전석엔 윤정한이 앉아있었다.
뭐냐고 물으니 자신도 운전을 한번 해보고싶다며 실실 웃어댔다.
난 총 두개를 건내주곤 뒷자석으로 향했다.
뒷자석에 앉은 애들에게도 총을 나눠주었다.
그런데 윤정한은 운전할때 불편하다며 조수석에 앉은 이지훈에게 다 맡겼다.
아 참고로 뒷자석엔 네명이 끼여서 옹기종기 앉아있다.
윤정한이 차를 크게 돌렸다.
앞으로 가던 도중에 차가 덜컥하며 방지턱 넘듯이 흔들렸다.
그에게 뭐냐 물었다.
자기도 모른다며 바보같이 웃어댔다.
난 창문으로 뒤를 바라보니 날 인질로 삼은 그가 있었다.
자식 , 난 살짝 웃곤 옆을 바라보았다.
뒷자석엔 나만 빼고 다들 피 범벅이였다.
난 그들을 피해 창밖을 바라보았다.
평화롭게 가던 차에 쾅하고 무언가 들이박았다.
뒷자석 오른쪽 창문에 금이 가있었다.
다들 놀라서 소리도 못지르고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저 멀리 좀비들이 달려왔다.
윤정한은 좀비들이 몰려오기 전에 내리라고 했다.
그럼 넌 어쩌게?
"방법이 있으니까 빨리 내려!"
난 머뭇거리다가 차에서 내렸다.
곧이어 나머지도 내렸고 우린 총을 쏘며 좀비를 죽이고 있었다.
차가 사라지곤 우리 다섯만이 남아있었다.
좀비들이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다.
틱틱 , 이럴때만 꼭 총알이 없어진다.
난 하는 수 없이 총의 손잡이 부분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떄렸다.
그래도 많은 좀비 덕에 우린 좀비에게 둘러쌓였다.
빵빵! , 그때 뒤에서 차 경적소리가 들렸다.
윤정한이 차 안에서 빵빵소리를 내고 있었다.
"야! 차 저기에 주차해놨으니까 그거타고 가! 빨리!!"
그가 소리쳤다.
우린 쉽사리 발을 뗄 수 없었다.
가!! , 그의 외침에 하는수 없이 뒤를 돌아 뛰었다.
차를 찾고 차에 타자마자 어딘가에서 탕하는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우린 근원지를 찾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상황에서 총을 쏠 사람은 윤정한 밖에 없었다.
총소리가 한번 더 들렸으면 희망이라도 가질텐데.
총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우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차가 출발하고 일부러 돌아갔다.
원래의 길로 갔다간 그의 시체를 보게될 수 있으니.
조용했던 차안엔 부승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도 잘 못지르는 형이였는데."
겨우 들린 목소리였지만 또다시 더이상의 말소리가 들리지않았다.
그러자 이석민은 어색하다며 자동차 오디오를 틀었다.
치직거리던 오디오가 돌아오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큼큼 , 아아 들리나? 들리는 거로 알고 말할게! 너희가 듣고있다면 난 이미 죽고도 남았겠지? 다들 꼭 살아서 소방서 가. 그 어떤 누구가 같이 가자해도 , 나와 함께 못한 애들을 거들먹거리면서 같이 가자해도. 그 누구의 말도 듣지않고 꼭 너희들끼리만 가. 알았지? 너희가 나 좋아하는거 알아 , 내 목소리 듣고싶어하는것도 알고. 내 목소리 듣고싶으면 녹음본가져가던가. 난 이제 과거의 너희를 구하러 가야겠다. 아참 , 사랑해 미래의 권순영 , 이지훈 , 이석민 , 부승관 , 김슬아. 다음생에 다같이 행복하게 만나자."
치직거리며 오디오가 꺼졌다.
그 누구도 말을 안했다.
할수가 없었다.
그가 안보고 싶은 사람은 없고.
안슬픈 사람들도 없었기에.
서로의 기분을 잘 알기에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조수석에 앉은 권순영이 말을했다.
자신이 운전하겠다는 권순영에게 잔소리를 내놓았다.
너 다리 다친거 몰라?
"알아 , 근데 괜찮아. 시간 지나니까 많이 안아파."
"퍽이나 , 닥치고 그냥 가."
그냥 가려했지만 옆에서 계속 찡찡거리는 그때문에 결국 자리를 바꿔주었다.
그는 생각보다 운전을 잘했다.
잘만가던 차가 갑자기 바퀴가 헛돌더니 그대로 건물에 들이박고 전복이 되었다.
다들 으윽거리며 벨트를 풀고 빠져나갔다.
난 권순영의 벨트를 풀어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권순영은 나의 손을 잡더니 고개를 저었다.
설마 , 나는 그의 몸상태를 보았다.
나의 몸엔 건물에 박으며 튄 큰 유리조각이 박혀있었다.
난 애써 부정하며 그의 벨트를 풀려고 애썼다.
"제발 , 제발 좀 가. 너까지 죽어 진짜!"
"됐어! 너 이 사태 일어났을때 한 말 기억 나? 닥치고 따라와 병신아였어."
"그래 , 닥치고 따라와 제발."
"됐어 , 나 다리도 총에 맞고 , 유리도 박혀서 얼마 못살텐데."
"그냥 버리고 가 제발. 곧있으면 차도 터질거야."
그러곤 나의 밸트를 풀어주었다.
난 그를 바라보았다.
밖에서 나를 끌어내는 바람에 그를 놓고 나와버렸다.
내가 나오고 몇발자국 걸어가니 차가 펑하고 터졌다.
난 뒤를 돌아 불타오르는 차를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권순영은 나왔지?
이지훈이 나에게 물었다.
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우는 날 본 그들은 바로 알아차렸는지 눈물을 훔쳤다.
"씨발 , 그래서 지가 운전하겠다고···. 촉만 좋아선."
이지훈의 말에 더 슬프게 울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날 살릴려고 자신이 운전을 해 희생을 했다.
난 이제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부승관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렸다.
부승관이 날 안아들듯이 끌고갔다.
골목에 들어갔다.
"제발 , 제발 정신차려. 권순영이 얼마나 소중했는진 아는데. ···우리라도 살아야지."
몇분동안 부승관은 나만 달랬다.
내가 어느정도 눈물이 그쳤을때였다.
옆에서 그르륵 거리며 달려드는 좀비가 있었다.
좀비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날 위로하던 부승관이 나에게 달려드는 좀비를 보곤 자신의 몸을 던져 막았다.
자신의 살점이 뜯겨가는데도 그는 우리를 걱정했다.
"으윽 , 가. 빨리! 다음생에 만나면 되니까 빨리!"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석민이 울면서 부승관에게 다가가는 날 안아들곤 달렸다.
난 아악 거리며 울부짖었고 , 이석민도 울며 달렸다.
드디어 소방서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기에 왔다고 방심할 순 없었다.
우리가 구석에 들어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탕하고 총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또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내 옆에 앉아 숨을 고르던 이석민의 머리가 내 어깨로 떨어졌다.
불길한 느낌에 이석민을 바라보았다.
이석민의 머리에선 피가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눈물이 툭하고 떨어졌다.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난 이석민의 머리를 바닥에 내려놓곤 편한 자세로 만들어줬다.
눈을 감지도 못하고 죽은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의 손을 잡곤 말했다.
미안해 , 내가 미안해 , 꼭 다음생에 행복하게 만나 우리.
말이 끝났지만 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또다시 총소리가 탕탕하며 울렸다.
이지훈은 날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라도 여기에 끌고오자 , 총 쏜 새끼가 해코지하면 어떡해.
나의 말에 이지훈은 한숨을 쉬더니 이석민을 끌고왔다.
멍청하게 누워있는 이석민이 너무나도 안쓰러웠다.
자동차소리가 나길래 구조대가 온건가 하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차는 온데간데 없고 한 사람만이 서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우리를 향해 총을 조종했다.
나도 권총을 들어 그에게 막무가내로 쐈다.
그의 팔에 스쳐지나가기만 했을 뿐 , 맞은 총알은 없었다.
그도 우릴향해 총을 쐈다.
타겟이 나인지 나를 중심으로 총을 쏴댔다.
그러다가 이지훈이 나를 안았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같이 넘어졌다.
이지훈이 나의 위에 엎어져 쓰러졌다.
"ㅇ , 안돼. 이지훈 , 안돼!!"
"ㅎ , 젠장. 왜 다들 죽을때 다음생에 만나자는 말을 했는지 이제 알았네···."
"다음생에 우리 전부다 행복하게 만나는거야. 넌 , 꼭 , 살아 , 남 , 고···."
이지훈의 몸에서 힘이 빠지는게 느껴졌다.
난 슬퍼할세도 없이 이지훈을 살며시 옆으로 치워놓곤 일어나 그에게 총을 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에게 아무말 없이 쏴대기만 했다.
결국 그는 총에 맞아 죽었다.
난 손을 밑으로 툭 떨어트렸다.
옆에 누워있는 이지훈을 끌고 이석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석민 옆에 두곤 난 그들 앞에 벽에 기대어 앉았다.
난 공허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안전한 곳으로 못가는데."
"내가 왜 가. 너희들이 못가면 나도 안가. 나도 , 너희 따라갈거야···."
내 손에 들려있던 총을 들어 내 목에 갖다대었다.
난 미소를 지었다.
총알을 장전하곤 입을 열었다.
"다음생에서 만나자 , 우리."
"꼭 , 행복하게. 행복한 세상에서."
탕_
☠️
1년 뒤_
좀비사태는 굶주린 좀비들이 서로를 뜯어먹으며 끝났다.
간혹가다가 살아있는 좀비들이 나오지만.
겨우 4 ~ 5마리 정도가 나온다.
나는 대피소에서 일하는 신입이다.
본격적으로 생존자를 찾기위해 캐럿동을 수색하는 중이다.
아아 , 치직거리며 나의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린다.
"(치직) 여기 한 도로에 있는 차 안에서 자살한 남성 찾았습니다." 직원 1
지금처럼 무전기로는 생존자 얘기보단 사망자 얘기가 훨씬 더 많이 나온다.
"(치직) 캐랜시로 가는 도로에 남자 네명이 죽어있어요. 세명은 총에 맞아 죽은거 같고. 한명은 확인이 안됩니다." 직원 2
"(치직) 세븐마트에서 한 남성 사망한 체로 발견. 좀비한테 물려서 자살한 것으로 보임." 직원 3
"세봉소방서에서 남성 둘 , 여자 한명 사망한 체 발견. 셋 다 총에 맞아 죽은것으로 보입니다. 여자는 총으로 자살한 것처럼 보이네요 , 아이구."
소방서에서 돌아가셨다니.
구조대를 기다리다가 돌아가셨나보다.
난 건물에서 나와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만큼은 맑네."
내 입에서 하얀 연기가 나왔다.
💎손팅해주십셔💎
헤헤 갑자기 새드와 아포칼립스가 섞인 글을 쓰고싶어서...
어쩌다 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