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모음집

그 사람은 항상 내게 진심이었다 (完)












둘이 헤어진지 2주하고도 몇 일이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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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괜찮을까...''


''글쎄다, 전혀 안 그럴 것 같은데...''


''하아.. 진짜, 진짜야?''


''나도 처음에는 아닌 줄 알았지, 근데 진짜라고 하더라고.
어쩌다 보니까 남준이 형이랑 호석이 형이랑 다 만났는데,
얘기 해 주더라고.... 하아..''


''미치겠다, 진짜...''


''어...? 여주 깼다''


''쭈.... 일어났어..?''


''아흐... 전정국..''

''어..어 나 여기있어''

''너.. 그거 사실이지... 거짓말 아니지''

''ㅇ..어 그러긴 한데''


타악-
정국의 말이 끝나자 링거를 뽑아버리는 여주였다.


''야!! 서여주. 너 다치면 어쩌려고 그걸 막 빼, 빼긴.
눈 앞에 나는 의사 아니냐?!
이리 봐. 너 이거 붙이고 가. 보내줄 테니까, 지혈은 하고 가''

''아... 알았어.. 나 빨리''

''알았어, 알았어. 이것만 하면 돼''





''됐다. 가는 길에 계속 좀 누르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알았지?''

''알았어. 얼른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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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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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셨어요''

''아, 앞으로 앉아.''



''회사에 떠도는 소문 들었다.
뭐, 여주가 좀 쉰다 할 때부터 눈치채긴 했는데,
사실이니?''

''...네
제가 여주한테 헤어지자 했고,
그래서 지금은... 지금은 소문 그대로입니다.''

''후후.. 그래 잘했네.
그게 서로한테 더 좋을 거잖아ㅎ
정부장 일도 잘 하던데, 이번에 승진시켜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렇게 알아둬''

''혹시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러신ㄷ..''

''어? 그런거 절대 아니다.
그냥 단지 실력만 보고 그러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어.
아, 그리고 필요하면 얼마든 얘기하고.
그건 문제 없으니까ㅎ''

''아뇨, 더이상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주, 돈 보고 만난게 아니라,
그냥 사람만 보고 만난겁니다.
그러니 더이상 이런 일은 없으면 하네요''

''그래그래, 알았어.
얼른 가봐. 바쁠텐데''

''네, 그럼 이만 일어나ㄱ..''






똑똑-

''부회장님! 안에..''

''서여주...? 너가 무슨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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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아... 그럼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그때, 쐐기를 박는 여주의 한마디.

''나가지마. 정호석''

그 뒤로 말을 잇는 여주다.
호석이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왜. 또 불러서 뭐라 했는데.
돈 줄테니까 헤어지라고, 나랑은 안 맞으니까 돈 가지고 가라고
그 얘기 했어?! 어??!

왜.. 왜 항상 엄마만 생각하는데
왜 항상 아빠만 생각하는데
나는, 내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거냐고, 왜!!!

내가 어렸을 때 부터 엄마아빠 원하는 대로 했잖아
상 받으라 해서 온갖 상들이란 상은 다 받고,
공부 열심히 하라 해서,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갔고
회사 물려받을 사람 나밖에 없으니까 열심히 하라해서 하고 있잖아!!

내가 유치원때부터 상받아 오면, 학교 다니면서 전교 1등하면,
그렇게 엄마가 원했던 대학 붙으면, 그러면 한번이라도 칭찬해 준 적 있어?!
한 번이라도 안아준 적 있냐고, 사랑해 준 적 있냐고!!!!
항상... 항상 당연하게 여겨왔잖아

그래서 내가, 그냥 평범하게 자기 하고싶은거 살고,
집 가면 자기 반겨주는 가족도 있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게 얼마나 부러웠는지 알아?

그냥 그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엄마는 아냐고
그거, 엄마 하나도 몰라. 아니 당연한거지
나한테 관심을 가진 적이 없는데,
한번도 내 성적 외에는 관심을 가져준 적이 없는데..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그 돈?
그거 나 엄청 싫어해.
친구들 사겨서 내가 사주고 싶어서 사주고 하면,
그 뒤로 다 나한테 돈, 그거 하나 보고 다가왔어.
심지어, 그 돈 때문에 사랑한다고 하면서 다가온 사람도 있었고.
근데, 이 사람이, 여기 앉아있는 정호석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나 보고 다가와서, 나한테 사랑을 하는 법도, 받는 법도 알려줬다고!

근데 그런 사람한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 돈 가지고
어떻게 4년동안 그딴짓을 할 수가 있는데, 어떻게!!

차라리 나한테 얘기하지, 왜 맨날 이 사람만 불러다 그렇게 하는데
이 사람이 뭘 잘못했다고 그래, 그러긴!!!

엄마가 선 보라고, 나가보라고 했던 그 날도
아파서, 정말 미친듯이 아파서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골골 앓았어
진짜, 그렇게 살 바엔 살고싶지도 않아서
이 사람 없으면 죽어도 못 살것 같아서, 내가 그냥 죽을까 생각도 했었다고
방금까지도 여태 아무것도 못 먹고, 잘 자지도 못하고 해서
정국이랑 세계 손에 끌려가서 링거 맞다가 왔어, 나 아프다고..!!!

결혼도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랑 하면 나는,
나는 언제 내 삶 살아볼 수 있는데
죽어서? 아니면 다시 태어나서?
이제라도 내가 하고싶은대로 해 보겠다는데,
왜 가만히 못 놔둬서 안달인데, 왜애!!!!!










한번도 그런적 없던 여주가,
그동안 쌓아왔던 서러움을 한번에 다 털어내는 걸 보니
당황한 둘이었다.

물론, 오늘 털어놓은건 그동안 살아오면서도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여주의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기에.
심지어, 여주의 모든걸 다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호석도...



그렇게 울고, 소리치며 얘기하더니
결국 마지막에 휘청거려 호석에 의해 다시 중심을 잡은 여주였다.


''오늘은 제가 여주 데려다 주겠습니다...
그럼 가볼게요..
가자, 서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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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호석이 옆에 있어 안도감도 들고,
엄마한테 처음으로 그렇게 얘기 했던 터라 긴장감이 풀려 잠든 여주였다.

그 옆에서 가만히 여주만 지켜보는 호석이었고.


''왜 이리 살이 많이 빠졌어.... 밥 좀 잘 먹으라니까..''


그대로 계속 붇들고 있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조심스레 여주를 깨우는 호석이었다.


''여주야, 서여주. 집에 도착했다''

''응...? 아아..''

''가자. 앞까지는 부축해 줄게''




















 

''갈게, 쉬어.
밥 좀 잘 챙겨 먹고..''

여주를 방까지 부축해 준 뒤,
그제야 한 마디 꺼내는 호석이었다.

''진짜... 진짜 이대로 갈거야..?''

그가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던 찰나,
한 마디 던저 그를 멈추게 한 그녀였다.

''진짜 갈거냐고...''

''....쉬어''













''나는... 나는!!
그렇게 가버리면, 나는 미안해서 어떻게 하는데...!
왜 맨날 다들 나한테만 이래,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건데, 얼마나 잘못했길래 이러는 거냐고
그럴거면 잘 해주지를 말든가...
그냥 처음부터 버리지 그랬어. 왜, 대체 왜 이 지경까지 오는데 왜!!!
아아.....''


안 그래도 힘든 몸을 이끌고 호석을 잡으러 나갔던 터라,
소리까지 또 한번 질러버리니 결국 어지러워
중심을 못 잡고 옆으로 주저앉아 버린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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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주...!!''

''나한테 다들 왜 그러냐고.. 흐윽''

''몸 괜찮아? 병원 갈까?''

''이거 놔아... 끅 이거 놓으라고!!''

''여주야...''

''흐으... 싫다고.. 싫은데, 흐엉''



결국 품 안에 여주를 꼭 안고 토닥이는 호석이었다.



''미안해, 미안해 우리 여주...''

''흐으.. 흐어엉 내가, 끅 내가아..''

''얘기 안 해도 돼. 괜찮아, 괜찮다....''

''흐끅... 나아, 나 아파.. 힘들어...''


긴장이 풀려 몸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아,
자기가 안아주는대로, 그대로 힘없이 기대는,
그러면서는 아프다 얘기하는 여주를 보고는
정말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픈 호석이었다.

아프다는 말에, 힘들다는 말 뒤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알기에.


''미안해... 아팠지, 많이 아팠지 우리 여주..''

''흐엉... 끅 흐읍''













그렇게 펑펑 울다 호석을 꼭 끌어안고 잠든 여주다.
그런 여주의 머리부터, 눈, 코, 입, 볼.
차례대로 계속 만지는 호석이었고.

그렇게 자는게 불편할까봐, 좋게 눕혀주려 해도 금방 깨어버리는 여주에
그대로 있기로 한 호석이다.

그냥 그렇게 여주만 보면서, 얼굴만 만져보며
얼굴에 힘들었던게 너무 눈에 보여서,
그래서.. 괜히 더 미안해지는 호석이었다.































''으응.....''

''일어났어...?
몸은 어때? 머리는, 안아파?''

''아흐... 시끄러''

''시끄럽긴 뭐가 시끄러.
그러게 밥 잘 챵겨먹고, 잠 잘 자면 되는 거였잖아.
왜 몸이 이꼴이 될땨까지 챙기지를 않어''

''이제 우리 오빠가 챙겨주면 되겠네, 안그래?''





호석의 품 속에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호석을 바라보며 웃어보이는 여주였다.
그에 못말리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는 호석이었고.





''어후 진짜.. 없었으면 어쩔려고''

''없긴 왜 없어. 여기 이렇게 있는데''

''..... 여주야''

''없었어도 내가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서 다시 데려왔을거야.
그러니까 그 얘기 그만해.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로 안돼.''

''알았어, 알았어..ㅎ''

쪽-

''사랑해, 우리 여주''

''나도오ㅎ''



이제서야 어연 3주만에 처음으로 웃어보인 여주였다.



''그나저나, 나빴어 진짜.
나한테 먼저 얘기를 했었어야지.
나한테는 헤어지자 하고 가놓고서는, 전정국한테는 다 얘기했다며''

''삐졌어?''

''몰라아.. 맨날 나만 나중에 알려줘...''


괜히 속상함에 얼굴을 묻고는 중얼거리는 여주다.
그에 꼭 안은채로 토닥여주며 얘기하는 호석이고.


''음... 우리 여주는 그런거 몰랐으면 좋겠어서.
그냥 내가 사라져주면, 여주도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래서 숨긴 것 같네...ㅎ
그냥 나만 나쁜놈역할 하면 되는 거니까''

''미쳤어, 못됐어 진짜아..''

''왜 또 울어, 울기는..ㅎ
뚝, 서여주 어린이.
가서 밥 해 줄게, 뭐 좀 먹자.
울지 말고, 응?''

''몰라아...''

''씁, 또 울면 나 간다?''

''아, 뭐래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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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퍼아퍼. 알았어, 안갈게. 그러니까 얼른 뚝''

''아주 혼자 좋지, 좋아''

''그럼, 얼마나 좋은데. 얼른 가서 뭐 좀 먹자 우리 공주''

''공주는 무슨..''

''근데, 오늘은 너무 아파보이고, 눈도 팅팅 부어서 공주는 조금...''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소리 지르면 또 아프다, 얼른 밥 먹자''

''진짜...''

''사랑해, 우리 여주''

























그렇게 그녀는
그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주었다.

그렇게 그는
그녀에게서 다시 한번의 기회를 얻었다.


그녀는 그 없이는 안됐고,

그는 그녀 없이는 안됐고,

결국 둘은 2주라는,
서로에게는 긴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났다.



그녀는 그 덕분에

그는 그녀 덕분에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법도
알게 되었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법을
알게 되었다.


결국, 둘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였고,
서로에게 배운점도 알려준 점도 많은 것이었다.

중간의 잠깐의 헤어짐이라는 휴식이 있었지만,
그 휴식이 오히려 서로에게는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렇게 둘은,
어떤 이유에서든 서로를 다시는 놓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또다른 어떤 커플처럼, 아니 그보다도 더 뜨거운 사랑을 하였다.
































''사랑해''

''나도, 내가 더 사랑해''























그 사람은 항상 내게 진심이었다 끝.
























안녕하세요, 독자분들..! 작가입니다ㅠㅠ

아니 이게 2주만에 돌아왔다니.. 흐엉 죄송해요ㅠ

연재 주기가 길어질거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이렇게 길어진 점 죄송합니다ㅠ

이번 편은 외전도 있을 예정이라, 금방 또 가져 올게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