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야, 나 먹을 거 시켜줘.”
“…..”
“이여주!”
깜짝 _
“ㅇ,어?!”

“아 뭐 해.. 너 때문에 졌잖아…”
“…미안…”
“멍 때리면서 뭐 해, 먹을 것 좀 시켜달라니까.”
“아.. 어 그래.. 뭐 먹을래?”

“그냥 아무거나 시켜, 너 먹고 싶은걸로."
“난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 너가 먹고 싶은 거 시켜서 나눠 먹자,괜찮지?”
그 와중에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어주겠다는 네 말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내가 생각해도 난..진짜 멍청하다.
“…ㅎㅎ 어 그래, 그러자.”
“..저 태형아..”
“응? 시켰어?”
“..물어볼 거 있어.”
“물어볼 거? 뭔데, 물어봐.”
“..너 나 사랑해?”
멈칫 _
여주의 물음에 태형이는 하던 게임을 멈추고 여주를 쳐다봤다.

“뭐?…”
“….”

“그건 왜 또 물어보는거야?”
“내가 알고 싶으니까.”
“….”
태형이는 가만히 여주를 바라보다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렸다.
“….”
여주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네가 그렇지.. 헤어지자고 말 안 한 걸 고마워라도 해야되나…
이렇게 속상해 하면서도 네 입에 들어갈 음식을 사러 간다 내가.
“하아.. 아무거나 사올ㄱ…”

“널 안 사랑하면 내가 니네 집 앞에서 왜 기다리고 널 왜 잡아.”
“어? 뭐라고?”
“..아무 마음 없으면 내가 그런 걸 왜 하겠냐고.”
“….”
피식 _
“그러네..ㅎㅎ”
“…넌 왜 일어나 있어.”
“아..ㅎㅎ 음식 사오게!”
“컴퓨터로 시킬 수 있어, 괜히 가지 말고 컴퓨터로 시켜.”
“어.. 그래!ㅋㅋㅋ”
“넌?”
“응?”

“넌 나 사랑하냐고.”
“당연하지, 널 안 사랑했으면 3년전에 이미 너랑 헤어졌겠지ㅋㅋㅋ”
“…..”
“왜애~? 내가 널 안 사랑할까봐 겁 나?ㅋㅋㅋ”
“…여주야.”
“응?”
“넌 날 어디까지 용서해 줄 수 있어?”
“응? 무슨 말이야?”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다 용서해 줄 수 있어?”
“1년전에 내가 다른 여자랑 클럽 갔다가 너랑 마주쳤을 때 너가 그랬지, 내가 뭘 해도 넌 용서하고 넘어가 줄 자신 있다고.”
“…어 그랬지.”
너무 싸했다. 태형이의 저 질문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네가 그렇게 물어볼 때 늘 어떤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또 불안해졌다. 그리고 네 입에서 나온 또 다른 질문은…

“넌 내가 바람펴도 넘어가 줄 자신 있어?”
“뭐?”
“궁금해서 그래.”
“무슨 그런 질문을 해?”
“넌 나랑 있으면서 할 질문이 여자랑 관련된 질문 밖에 없어?”
“대답 해 봐, 넘어가 줄 자신 있냐고.”
“…..”

“자신 없나보네, 아무 말 없는 거 보니까.”
“그런 걸 대체 왜 물어보는데? 너라면 그걸 이해해 줄 수 있어? 너 바람피니?”
“글쎄, 모르겠다 나도.”
왠지 모르게 싸해진 것 같은 네 눈빛에 난 또 불안감에 휩싸인다. 아님 그냥 내가 쓸데없이 불안해 하는 걸까.
/
며칠 후 _
“데려다줘서 고마워…”

“아니야, 얼른 들어가. 수업 시작하겠다.”
“응.”
네가 날 데려다줘도 마냥 기쁘기만 한 것보다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계속 의심되고 계속 불안하다. 혹시 네가.. 정말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지막은 늘 네가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며 끝낸다.
“오 뭐냐~ 요즘 김태형이랑 사이 좋다?”
“그래..?ㅋㅋㅋㅋ”
“뭐야? 둘이 뭐 오해 한 거라도 있었어? 어떻게 풀었어? 잘 푼거지?”
“응, 뭐…ㅋㅋㅋ”
“…? 뭐야, 제대로 푼 거 맞아?”
“아니야..~ 잘 풀었어ㅋㅋ”
“진짜?”
“어, 진짜ㅋㅋㅋ”
지잉 _
지잉 _

“..뭐야..”
“뭐가? 뭔데? 나도 보여조~”
옆에 있던 친구가 여주 폰을 힐끔 쳐다보더니 입을 손으로 막고 속닥였다.
“야 미친..!!”
“뭐야~ 전정국 걔지? 그 철벽 엄청 치는 애!!”
“어;;ㅋㅋㅋ”
“야 좋겠다ㅠㅠ 어릴 적 친구여서 너한테는 저렇게 대해주고ㅠㅠ 나 작년에 쟤랑 말 한 번 해보려다가 쌩 까였는데…”
“ㅋㅋㅋ니가 너무 들이대겠지~”
“뭣이?ㅡㅡ 그런 거 아니거든?”
“근데 답장 안 해?”
“응?”
“저 하트는 분명 김태형일 거고~”
“답장 누구한테 할거야?”
“야 뭘 누구한테 해, 당연ㅎ..”
“야 근데 김태형 말투 봐라ㅡㅡ”
“저한테 오라는 남친과 너한테 데리러 오겠다는 남친이라”
“아 왜그래;;ㅋㅋㅋ”
“보통 반대이지 않냐? 지 데리러 오라는 남사친과, 너 걱정되서 데리러 오겠다는 남친이여야 맞는 거 아니냐고.”
“…..”
나도 그날은 왜 그랬는 지 모르겠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하게 너에게 먼저 답 했을 텐데, 그날은 그냥 내 손이 네가 아닌 다른 애를 선택했다.

“뭐야? 김태형이랑 안 만나게?”
“어.. 안 만나게.”


방금 마음 먹고 질렀는데, 너의 차가운 모습에 난 방금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고 있다. 너랑 내 사이가 점점 더 갈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 그때 그 사과를 난 진심이라고 느꼈는데 대체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