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너 어디서 지내?"
"나? 아까 그 공원 근처 호텔."
"뭐야, 아직 집 안구했어?"
"그러게."
공원 호수 주변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정국이 멈춰서서 말했어.
"잠시만 기다려줘."
나는 알겠다고 답하고 기다렸어. 정국이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뭔가를 꺼내서 내 앞으로 내밀더라. 선물인 것 같았어.
이거 살때 고민 진짜 많이 했다고.
너 오면 주려고 계속 기다렸다고.
나한테 받아달라고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어.

"아미야. 나랑 사귀자"
"응..?"
나는 당황했어. 싫어서가 아니라, 원래 내가 하려고 했던
고백이었거든.
"내가 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줄게.
같이 여행 다니면서 그림도 그리고."
"....나 이미 너 덕분에 행복한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정국이를 안았어.
그러니까 얘도 날 끌어안아주더라.
"받아주는거지?"
"당연하지."
상자를 열어보니 속에는 반지가 들어있었어.
"이런걸 언제 준비했대....?"
"너 오기 전부터."
"나 안 왔으면 어쩌려고."
"그럴 리가 있나."
정국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어.
"아미야. 너만 괜찮으면 같이 살래?"
"응?"
"아니 뭐...그냥 방도 남은 김에 집을 하나 더 사는 것보다는ᆢ"
"그래, 좋아."
내가 예상보다 너무 쉽게 대답했는지
눈이 토끼처럼 동그래졌어. 나는 그것도 진짜 너무 귀여웠어.
콩깍지가 씐 걸까?
"나도 사실 집 살 돈까진 없거든?
ㅋㅋ 너 못찾으면 길에서 자야겠다~ 생각했는데.
나야 당연히 좋지 정국이 너랑 사는데."
내가 말하자 정국이 기쁜 얼굴로 내 손을 잡아 끌었어.
자기가 묵는 곳으로 바로 날 데려가더라.
들어가서 나한테 어찌저찌 방 구경도 시켜주고
재밌게 보드게임도 하고 놀다보니 금세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었어.
"너 지금 배고파?"
"아니, 아까 배부르게 먹어서 안 고파."
"빵이라도 먹을래?"
"진짜 배 안고픈데.... 그래."
난 그냥 먹겠다고 하고 정국의 앞에 앉았어.
그런데 전정국이 빵봉지 뜯다말고 나를 정말 빤히 쳐다보더라.
무슨 얼굴에 구멍날 듯 쳐다보길래 내가 망설이다가 말했어.
"....혹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예뻐서."
"아. 뭐야 진짜"
"..... 그냥 지금 먹지 말자."
전정국이 이 한마디를 내뱉더니 나한테 다가왔어.

진짜 코앞까지 왔길래 아 이게 그 타이밍인가. 하고
눈을 질끈 감았어.
그런데 정국이 피식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더라.
이게 아닌가, 하고 민망해서 다시 눈을 뜨려는데
갑자기 전정국이 내 입술에 자기 입을 포개어버렸어.
우물쭈물 거리는데 얘가 내 팔을 자기 어깨에 올리더라고.
"ᆢ 야 나 숨 좀....."
그러니까 전정국이 귀엽다는 듯이 픽 웃더라.
"정국이 너. 내가 첫사랑 맞아?"
"당연하지 뭘 그런걸 물어봐."
"거짓말 같은데."
"어디가 거짓말 같아 보이는데."
"......"
"나 진짜 네가 첫사랑이야. 첫사랑이랑 결혼도 할 거고."
"나랑 결혼하려고?"
"응. 안돼?"
"안될게 뭐가 있어."
내가 이러니까 씨익, 하고 웃더라.
그리고 정국이 다시 입을 맞췄어.
나 진짜 행복한 인생 살고있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
얘만 있으면 진짜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았어.
"사랑해 아미야."
"얼만큼?"
"네가 더 잘 알지 않나."
"나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
전정국. 내 선물.
나 만나줘서 정말 고마워.
(그아이 / 단편. 끝맺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