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연애 중

03 : 어쩌다 연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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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연애 중


W. 띵동댕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며 연습실에서 나왔다. 내 뒤로 댄스부 부원들이 개미 때처럼 줄줄이 나온다. 하나같이 머리는 땀으로 젖어 미역줄기처럼 이마에 착 달라붙어있지만 표정은 그 누구보다 더 뿌듯하며 행복하다.





“오늘 아침 연습은 여기까지 하고 이따 점심시간에 다시 모이기로! 해산!”





아침 연습이 끝난 것을 공지하는 내 우렁찬 목소리에 모두들 삼삼오오 모여 오늘 시간표나 급식 메뉴 따위의 주제로 수다를 떨며 교실로 이동했다. 나 역시 손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남은 부원들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그 중 하나인 효재가 장난스럽게 내 팔짱을 꼈다.





“김여주, 이따 점심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 난 네가 제일 걱정돼.”


“에이, 야! 내가 누군데! 당연히 안 늦지. 저번에는 실수였다니까. 시간을 착각했던 거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해?”





내가 손사래까지 치며 대답하자 효재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실수로 한번 늦었다기엔 늦은 횟수가 너무 많은걸.”





그러곤 내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는지, 효재는 잘 가라며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오늘은 진짜 안 늦을 거야!”





손을 흔드는 효재에게 발랄하게 인사를 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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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 한 켠에 마련된 냉동실 안에 얼려둔 생수 한 병만 들이키고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는 부원들 사이에 있을 땐 체감하지 못했던 지침이었다. 하지만 막상 다들 헤어지고 나 홀로 계단을 한 층 올라와 교실에 들어오니 새삼 오늘 연습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끼게 되었다.



에너지가 만땅으로 채워져 있을 때인 아침시간인데, 반 아이들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핸드폰만 무기력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쩐지 나도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모두들 일어나 아침마다 춤을 추면 얼마나 신이 날까,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실없는 웃음을 짓고 있는데 나현이가 날 정신없이 불렀다.





“김여주 김여주 김여주!”


“왜.”




시큰둥한 말투로 나현이를 올려다보니 한껏 들뜬 표정인 나현이가 내 기분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더 신이 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오늘 우리 반 전학생 온대! 남잔데, 꽤 잘생겼다는데?”





잘생겼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잘생기면 인기가 많으니까 우리 댄스부에 들어온다면 공연 때 사람이 더 많이 모이지 않을까?





“춤은? 춤은 잘 춘대?”


“글쎄. 왜, 잘 추면 잘해보게? 내가 밀어줄까?”





나현이는 아무래도 큰 오해를 한 것 같다. 하지만 내 속내를 말하면 김 빠진다며 연애 좀 하라고 징징댈 나현의 반응이 뻔하기에 한껏 들뜬 나현이의 말에 대답 없이 조용히 웃기만 했다.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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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조용들 하고! 알 애들은 알겠지만,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할 전학생이 있어.”





아침 조회시간, 오늘도 똑같은 말을 하시는 선생님의 말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며 멍 때리고 있을 때, 전학생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떠졌다. 아까 나현이가 말한 그 전학생? 얼마나 잘생겼나 한번 보자. 반쯤 감겨 있던 두 눈을 번쩍 뜨고 꼭 닫혀 있는 앞문을 주시했다.



선생님이 마치 신호라도 되는 듯 박수를 두세 번 치니 앞문이 가볍게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고, 전학생이 들어왔다. 전학생에 대한 들뜬 기분 때문인지, 문을 열 때면 들려오는 드르륵 소리가 더 감미롭게 들렸다. 이게 바로 어쩔 수 없는 댄스 부원의 본능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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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전학생 전정국이야.”





반의 몇몇 여자 아이들은 잘생겼다며 서로 수군거렸다. 뒤에 앉은 내 친구도 내 어깨를 흔들며




“전정국이래. 이름부터 잘생겼는데.”



라고 말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평소의 나라면 받아주며 같이 리액션을 해줬을 테지만 지금 난 그럴 정신이 아니다.



쟤, 어제 그 영상 통화의 주인공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