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로맨스

말해줄 수 있어?

*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욕설이 나오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 내가 봤을 때는 걔 맞아. "

" 나도. "

" 걔 말고는 할 애가 없어. "

애들은 나를 기점으로 다들 열중에 띈 토의를 하였다. 나는 밴드가 붙여진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런 나를 보는 애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 .. 설마 내가 화장실에서 그렇게 말해가지고 나한테 그러는 건가. "

" ... ... "

" 결국 또 다 나 때문이네 ㅎ. "

" 그게 왜 너 때문에야, 네가 맞는 말 한 게 잘못이야? "

" 그래, 걔들이 잘못한 거지. "

괜히 나 때문에 애들끼리 피해를 보면 어떡하나 싶어 자책을 하게 되었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나를 애들은 감싸주었다. 등을 쓰다듬어주는 따뜻한 손길에 괜히 울컥할 것 같았고 일단 수업을 들어야 했기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수업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기에 종이 치자마자 나는 자리에 엎드렸고 잠도 오지 않았지만 눈을 꾹 감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애들도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각 교과 선생님께 내가 아프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엎드려서 눈을 감고 있으니 나도 모르는 새에 잠에 들었는지 눈을 떴을 땐 아무도 반에 있지 않았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인 것 같았고 내 자리에는 내가 좋아하는 빵과 초코우유가 놓아져 있었다. 그 옆엔 메모지로 누가 봐도 애들이 적은듯한 글씨체로 먹으라는 편지가 적혀있었다.

웃음을 지으며 빵을 한입 베어 물었고 초코우유를 한입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운동장에 있지 않았고 학교 풍경을 보며 빵을 한입 먹으려 할 때 누군가가 내 손을 탁하고 쳤다.

그에 내 손에 있던 빵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반대 손에 있는 초코우유는 뺏어가 내 머리에 쏟아부었다.

" 좋냐? "

" ... ... "

" 네가 저번에 화장실에서 존나 지랄 걸렸잖아. 그래서 우리가 좀 빡이 돌아서 말이야. "

" 그동안 너한테 생긴 짓 우리가 한거 맞아, 아침에 칼날도 내가 넣은 거고. "

저번에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세명이 내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었고 텅텅 빈 우유곽은 바닥에 나뒹굴며 떨어졌다.

" 네가 그랬지? 뒤에서 찌질하게 그러지 말라고. 그래서 앞에서 이러고 있어. "

" 왜 말이 없어? 그때처럼 눈 마주 보고 소리쳐봐. "

" 쫄았냐? "

세 명 중 한 명이 내 의자를 발로 찼고 나는 바닥에 넘어지며 팔꿈치를 의자에 박았다. 순간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찡그렸고 팔꿈치를 손으로 문질렀다.

가운데 서있던 애가 무릎을 구부리더니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고 내 머리채를 잡더니 눈을 마주치게 하였다. 저번에 봤던 모습과는 달리 과해진 화장과 약간의 담배 냄새가 섞여 났고 흔들리는 내 동공을 보더니 실소를 터트렸다.

" 부모도 없는 게 작작 좀 까불어. 백이라곤 네 오빠랑 5명뿐인 친구가 다잖아. "

" .. 오빠랑 애들 그 더러운 입에서 꺼내지 마. "

내 말에 그 애는 웃음을 터뜨렸고 잡고 있던 머리채를 바닥으로 내리꽂으며 한마디를 하고선 반을 나갔다.

" 닥치고 짜져 살아. 나대다가 걸리면 뒤진다. "

나는 한숨을 내쉬며 상체를 일으켰고 손바닥에 붙은 먼지를 털어냈다.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과 교복에 찝찝해졌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려 하였지만 이미 젖어있어 방법이 없었다.

그때 반으로 누군가가 들어왔고 내 이름을 부르는 그들의 목소리에 속으로 망했다를 외쳤다.

" 윤여주! "

"시발, 그 새끼들 짓이지. "

" 난 괜찮아. 체육복 좀 빌려주라. "

" 어, 기다려봐. "

애들은 나를 일으켜주었고 그나마 체구가 작은 승관이에게 체육복을 빌렸다. 점심시간인 틈을 타서 나는 얼른 화장실로 가 옷을 갈아입었고 젖은 머리카락은 일단 찝찝하지만 말려야 하였다.

" 옷 여기다가 넣고 이걸로 말려. "

종이가방이 있던 석민이 교복을 넣으라고 하였고 운동할 때 쓰는 수건을 원우가 내밀어 주었다. 수건으로 옆 머리를 문지르고 있으면 순영이는 내 뒷머리를 정성스럽게 말려주었다.

바닥에 쓰레기는 다른 애들이 정리해 주었고 모두들 내 주위에 앉았다.

" 역시 혼자 둔 게 잘못이야. "

" 주야, 얼굴 봤지. 걔들 맞아? "

" 응, 맞아.. "

" 하-. "

어떻게 해야 해결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대책이 없었고 다들 고민에 빠지기만 하였다.

" 걱정 마 여주야. 우리가 지켜줄게. "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애들은 모두들 나를 데려다주겠다며 다 같이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차피 내일이 주말이라 애들은 늦어도 상관없다 하였고 자고 간다는 걸 내가 억지로 말렸다.

" 너 혼자 나가면 안 돼. 특히, 밤늦게. "

" 알겠어~ 몇 번을 말하는 거야 참. "

" 무슨 일 생길까 봐 그렇지, 정 나가야 된다 하면 아무한테나 연락하고. "

" 네네 알겠습니다~ 다들 조심히 들어가! "

집 앞까지 도착을 해서도 애들의 잔소리는 줄지 않았고 나는 인사를 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창문으로 보니 애들은 아직까지 집에 가고 있지 않았고 나는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다.

젖은 교복과 승관이의 체육복을 세탁기에 넣은 뒤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러다가 깜빡 잠에 들었는지 밖은 어두컴컴 해졌고 핸드폰을 보니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문자도 순영이에게 하나 와있길래 또 잔소리를 하나 싶어 들어갔다. 원래 카톡으로 연락을 하던 게 그렇게 급했나 싶었고 문자 내용을 봤을 때 조금은 놀랐다.

영이.

- 여주야, 잠깐 만날까? 집 앞 놀이터에서 기다릴게.

나를 애칭으로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니 무슨 일이 생겼나 싶었고 문자를 보낸 시간을 보니 거의 30분이나 지나있어 나는 헐레벌떡 밖으로 나갔다.

놀이터는 우리 집 바로 앞에 있었기에 금방 도착하였고 놀이터 안으로 들어가도 아무도 있지 않아 순영이에게 전화를 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주머니를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핸드폰에 그제서야 급하게 나오느라 챙겨오지 못한 게 생각났고 나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 발걸음을 돌렸을 때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나는 순영인 줄 알아 뒤를 돌며 순영이의 이름을 불렀고 한순간에 내 시아는 어두컴컴해지며 머리에 둔탁한 무언가에 맞아 의식을 잃었다.

-

그 시각 그들은 여주의 걱정에 다들 잠에 들지 못하였고 순영은 자신의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고 있었다. 학교에 다시 가서 봐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핸드폰을 나오지 않았고 자신의 머리를 헤집으며 여주의 집 근처로 향했다.

여주에게 있을까 싶어 집으로 찾아갔지만 아무리 노크를 해도 여주는 나오지 않았고 자는가 싶어 조용히 비밀번호를 누른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것치고는 집은 환하게 전등이 켜져 있었고 여주의 방으로 들어가도 아무도 있지 않았다. 침대 위엔 여주의 핸드폰이 놓아져 있었고 순영이는 불빛이 반짝거려 눈길이 갔다.

애들에게서 카톡이 오고 있었고 단톡방에선 여주의 걱정이 한창이었다. 차마 읽지 못하는 순영에 숫자 1은 계속 떠있었고 순영은 여주의 폰으로 카톡을 하였다.

카톡을 하고선 애들을 기다리며 여주의 핸드폰을 꼭 붙잡고 있을까 알림 창에 익숙한 이름과 의문의 내용이 보였다.

영이

- 여주야, 잠깐 만날까? 집 앞 놀이터에서 기다릴게.

시간대를 보니 순영이 핸드폰을 잃어버려 찾고 있던 시간대였고 순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헐레벌떡 집을 나섰다. 여주의 폰으로 원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원우는 여주의 집으로 뛰어오는 것인지 바람 소리가 많이 났다.

" 찾았어. 그 새끼들이 내 폰 가져간 거야. "

- 뭐?

" 여주한테 내 폰으로 문자했더라, 나오라고. 그래서 여주는 난 줄 알고 믿고 나간 거야. "

-시발...

" 일단 내가 찾을 테니까 넌 애들한테 말해. 여주 집 앞에 놀이터에서 기다린다 했으니까 그 주위 찾아보고.

- 어, 알았어.

순영은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뒤 여주를 찾아다녔다.

-

눈을 떠보니 보이는 곳은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골목이었고 내 앞에는 그 여자애들과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여러 남자애들이 보였다. 바닥에 얼마나 누워있었던 것인지 몸은 으슬하였고 힘겹게 바닥을 짚고선 일어섰지만 다리에 힘이 없어 금방 주저앉아버렸다.

" 미친놈들... "

" 풉- 오빠, 쟤 말하는 꼬락서니 좀 봐. "

" 그래서 쟤 한 명 죽여달라고 나 찾아왔냐? "

" 그렇기도 하고 난 오빠 좋아하니까~ "

" 하- 쟤 한 명은 쉽게 끝나니까 너넨 가. "

" 우리 옆에서 구경 하면 안 돼? "

" 안 가면 나 너 다시는 안 본다. 가. "

" 아, 알았어.. 확실하게 죽여줘야 돼! "

나를 째려보던 세명은 골목길을 나갔고 내 앞에는 담배를 피우는 남자 네 서명이 보였다. 한 명이 담배를 신발 앞으로 짓누르고선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두려움에 저절로 몸을 움츠렸다.

" 넌 뭘 잘못했길래 쟤들한테 꼬였냐. "

" 들어보니까 남자 문제라며, 예쁘게는 생겼네. 그러니까 남자가 꼬이지. "

" 난 너 같은 여자애는 때릴 생각 없으니까 그냥 가. "

" ... ㄴ, 네..? "

한 명이 내 앞에 쭈그려 앉아 내 턱을 잡아 올렸고 눈을 마주쳤지만 그렇게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 팔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지만 크기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고 담배 냄새는 나지 않았다.

" 쟤들 생각보다 끈질긴 년들이라 조심하고. "

" 우리도 쟤들 피해 다니고 있잖아 ㅋㅋㅋㅋ. "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 보였고 나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몇 걸음 걷다가 다리에 힘이 자동으로 풀려 주저앉을 뻔한 걸 내 앞에 있던 남자가 잡아주었고 나는 고맙다고 말을 하려 할 때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앞을 보니 아까 골목길을 빠져나가던 여자애 세명이 순영이와 원우, 승관이의 손에 머리채를 붙잡혀 있었고 나는 눈을 크게 뜨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얻다 손을 대! "

그 순간 나를 잡아주었던 남자는 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나뒹굴었고 내 앞에는 민규가 서있었다. 민규가 그 남자를 발로 찬 것이었고 내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어리둥절하였고 발로 차인 남자는 성질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애들을 보고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너네 권순영이랑... "

" 오빠! 우리 좀 어떻게 해줘! "

" 너, 너네 그 남자 애들이 쟤들이라는 거 왜 말 안 해줬어! "

" 쟤들 너네 학교에서 유명한 양아치잖아..! "

그 남자들은 여자애들에게 화를 냈고 애들은 자신의 손에 있던 여자애 머리채를 놓더니 그 남자들에게 밀쳤다. 나는 그때 들리는 양아치 소리에 귀를 의심하였고 남자들은 당황한 건지 발을 동동 굴렸다.

" 너희 내가 한 번만 더 눈에 띄면 그땐 죽는 댔지. "

" 아, 아니.. "

" 너네 그만해. 나 저 사람들한테 안 맞았어. "

" .. 뭐? "

" 그래! 우리 건들지도 않았어,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고. "

" .. 진짜야? "

" 어, 그러니까 보내줘. "

내 말에 애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원우의 한 마디에 그 남자들은 알겠다며 여자애들을 데리고 골목을 빠져나갔다.

" 너네 중 한 명이라도 얘 괴롭히면 가만 안 둔다. "

나는 민규의 등에 업혀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피곤하진 않았지만 민규의 등에 기대어 눈을 감았고 애들은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애들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일단 지금은 참고 집에 가서 물어보기로 하였다.

집에 오니 아직 오빠는 오지 않은 것 같았고 아까 순영이 오빠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오빠는 바로 집에 온다 하였지만 괜히 나 때문에 공부할 시간을 잡아먹은 것 같아 괜찮다며 목소리를 들려주어 간신히 말릴 수 있었다.

침대에 다 같이 앉았고 나는 그들에게 아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 양아치, 그게 무슨 소리야? "

" 우리 그런 거 전혀 아니야. 그냥 걔들이 우리를 그렇게 부르는 거지. "

" 맞아, 저번에 한번 쟤들이 누구 돈 뜯는 거 혼내줬는데 그 뒤로 자기들끼리 저러는 거야. "

" 정말? "

" 응! 진짜. "

돈 뜯는 걸 혼내줬다니 역시나 애들이 양아치라는 건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알겠다며 그들의 말을 믿어주었고 애들은 나보고 쉬라며 다들 방에서 나가주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까 밖에서 누군가의 환호성과 탄식이 들렸고 곧이어 현관문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방문이 열렸고 민규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 뭐야..? "

" 오늘 너랑 같이 있어주는 거 내가 걸렸어 ㅎㅎ. "

" 나 괜찮은데? 멀쩡해. "

" 내가 그냥 같이 있고 싶은 거야, 얼른 자. "

" ㅋㅋㅋㅋ 근데 나 잠 안 와. "

민규는 내 옆으로 의자를 끌고 왔고 잠이 안 온다는 내 말에 민규는 수다나 떨자고 하였다.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는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였다. 그러다가 민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고 나는 잠시 주춤거리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근데.. 나 궁금한 게 있어. 물어봐도 돼? "

" 응, 뭔데? "

" 너 어릴 적.. 그 얘기 듣고 싶어. "

" 아... "

" 말해줄 수 있어? "

" ㅎㅎ 당연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