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로맨스

같이 놀자!

*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아~ 드디어 내일이 주말이구나! "

" 넌 일상이 맨날 주말이던데. "

" 맞을래? 나도 나만의 생활이 있거든요- "

오후만 버티면 오늘은 늦잠을 자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시간 동안 그렇게 학교를 날아다니며 복도를 활보하였고 5교시가 시작되고선 나에게 기억 따위는 없었다.

눈을 떠보니 이미 7교시가 끝날 때가 되고 있었고 원우는 옆에서 여전히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종이 울리고 나는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폈고 가방을 얼른 싸며 집에 갈 준비를 하였다.

" 난 윤여주가 일어나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

" 나도. "

" 나도 짝인데 왜 본 적이 없을까.. "

" 하- 이것들이.. "

내일이 주말인데 오늘을 이렇게 보내기 내심 아쉬워 뭔가 할 게 없을까 고민을 하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 오늘 학원 있는 사람~? "

" 나랑 이석민은 수학. "

" 난 국어. "

" 나는 없는데? "

" 나도. "

괜히 놀고 싶은 마음에 애들이랑 놀까 했지만 석민이와 승관, 원우는 학원이 있다며 안된다고 하였다. 나 혼자 시무룩해져 핸드폰을 하고 있을까 순영이가 정 놀고 싶으면 둘이서라도 놀자며 나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때 반대편에선 민규가 자신도 같이 놀자며 끼어들었고 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며 셋이서 놀자고 하였다.

" 우리 영화 볼까? 심야 영화! "

" 그러든가. "

" 요즘 개봉한 게 있으려나... "

" 너 저번에 보고 싶은 거 있다며. 그거 보자. "

" 헐, 완전 좋아! "

우리는 학원 때문에 가야 되는 애들한테는 작별 인사를 하였고 셋이서 버스에 앉아 영화를 예매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저녁을 먹을까 하며 영화관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을 적당히 시키고 물을 마시며 기다리고 있을까 앞에서 순영이가 입을 열었다.

" 맞다, 곧 있으면 교생쌤들 오신다던데. "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

" 그러게, 이상한 사람 만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

그렇게 말하며 민규를 째려보는 건 내 기분 탓인 걸까...

음식이 나오고 마침 배가 고팠던 나는 거의 흡입을 하듯 먹고 있었다. 그런 나를 챙겨주는 순영이는 많이 먹으라며 자신의 것까지 나에게 주었고 나는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 아- 배부르다. "

" 여주는 진짜 많이 먹는 거 같은데 왜 살이 안 쪄? "

" 주야 원래 살 안 찌는 체질이야. "

" 아... 너한테 물어본 거 아닌데. "

" ,, ?"

배가 터질 듯이 먹으니 걸음걸이는 자동으로 느려졌고 그들은 묘한 신경전을 펼치며 나보다 먼저 앞서갔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오는 건 스티커 사진 가게였고 나는 눈을 반짝이며 애들한테 달려갔다.

" 우리 사진 찍자! "

" ㅇ, 어..? "

순영이는 이런 내가 익숙하였지만 당황한 민규는 거의 끌려가듯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거울을 보며 애들에게 어울리는 머리띠를 골라주었고 좁은 공간에 세 명이 들어가니 자리는 꽉 찼다.

" 아, 좀 붙어봐! "

" 쭈, 키 좀 컸다? 저번보다 다리 덜 접어도 되는데? "

" 당연하지~ 나 이래 봬도 아직 큰다구. "

나는 순영이와 민규의 팔에 팔짱을 끼며 포즈를 잡았고 민규는 아직 어색한 건지 카메라를 보지 않았다. 나는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리키며 표정을 지으라 하였고 뒤로 갈수록 감이 익혀지는지 포즈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니 마지막 사진 뭐야 ㅋㅋㅋㅋ

어느덧 마지막 사진이길래 나는 색다른 포즈를 원하여 잠시 움직였을 때 민규가 내 머리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가까이 붙었다. 그 순간 순영은 그런 민규를 쳐다보고 있었고 하필 그때 사진이 찍혀 그대로 사진이 인쇄되었다.

" ㅎㅎ 잘 나왔네. "

" 에이- 마지막에 누구 한 명 때문에.. "

" 누가 할 소린데. "

" 아잇, 다들 그만하구 이제 영화 보러 가자! "

나는 사진을 가방에 고이 집어넣고선 애들을 끌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밤이라서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지만 금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고 순영이는 길 잃어버리지 말라며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반대 손에는 얼떨결에 민규의 손이 잡혀있었고.

나 무슨 죄수 같아 얘들아...

영화를 볼 때 딱히 뭘 먹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순영이가 먹는 음료나 같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였고 애들은 주문을 하러 갔다. 나를 자리에 딱 앉혀놓았고 눈에 바로 보이는 곳이었기에 주문하는 애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 저기... "

" 네? "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핸드폰에 있는 시선을 거두며 고개를 들었다.

"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

오마이갓... 신이시여, 저에게도 드디어 이런 행운을 주시는 건가요!

큰 눈에 사슴같이 생긴 잘생긴 한 남자가 나에게 핸드폰을 내밀며 남자친구의 유무를 물었고 당황한 나는 어버버 거리며 대답을 하였다.

" 아, 아니, 요... "

" 그럼 저 번호 주실 수 있어요? "

" 아... 그게... "

" 얘 좋아하는 애 있어요. "

번호를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한 손에 콜라를 들고 있는 순영이 나와 그 남자 사이를 가로지르며 말했다. 옆을 보니 민규는 콜라와 팝콘을 양손에 들고 있었고 멀뚱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 조금 웃겼다.

"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

" 아, 얘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얘를 좋아하는 애요. "

" 네...? "

" 아아.. 죄송합니다아. "

나는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순영이에 사과를 하고선 둘을 양손으로 끌고 그 자리를 나왔다.

권순영, 얘는 뭔 그런 얘기를...

" 넌 뭐 바보같이 그러고 서있어. "

" 아니.. 그냥 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지. "

" 번호를 줘? 여주 좀 실망... "

" 응..? 아니 네가 왜, "

4관 입장하실게요~

내 말에 실망을 한듯한 민규에게 물어보려고 하였지만 직원의 큰 목소리에 내 뒷말은 자동으로 묵음 처리가 되었다.

양쪽으로 앉아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꽤 웃음이 터질 것 같았고 내가 좋아하는 액션 영화였기에 나도 덩달아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맞을 때마다 나도 아픈 듯 인상을 찡그렸고 주인공이 몸싸움에서 승리를 하였을 땐 내가 이긴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 아- 이제 집에 가자, 늦었다. "

" 아쉽다... 하루는 왜 이렇게 짧을까. "

" 늦게 들어가면 형 또 걱정한다? "

" 우리 오빠 수능생이라서 공부한다고 나 집에 없는 줄도 모를걸? 독서실 가서. "

" 여주 오빠 있어? "

영화가 끝나고 찌뿌둥한 몸을 피며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완전한 밤이 되었다.

" 응, 오빠 한 명 있어. "

" 아~ 부모님은? "

" 어...? "

나는 민규의 물음에 대답을 하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고 있을까 또다시 물어오는 민규의 질문에 나와 순영이의 발걸음은 저절로 멈추게 되었다. 자신의 옆이 허전해진 걸 느낀 민규는 뒤를 돌아 우리를 보았고 분위기가 한순간 쳐졌다.

" 여주, "

" 없어, 그런 거. "

순영이는 나의 손목을 잡았지만 나는 최대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 말에 민규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괜히 나 때문에 분위기를 망친 것 같아 다시 텐션을 올리며 애들을 끌고 갔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고 아직 밤공기라 그런지 약간 쌀쌀하였다. 내가 팔을 문지르자 순영이는 눈치를 채고서 가방에서 체육복 잠바를 꺼내주었다.

" 고마워 ㅎㅎ. "

" 형한테 지금 간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

" 걱정 안 해~ 가서 얼른 자야겠다, 피곤하네. "

사실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민규가 너무 내 눈치를 보고 있어 아무 말이나 한 것이었다.

그렇게까지 눈치 볼 필요는 없는데...

" 아, 김민규! 너 혹시 운동 잘해? "

" 어..? 자, 잘하지. "

" 그래? 못 할 것처럼 생겼는데-. 순영아, 체육대회 때 민규는 힘쓰는 것만 하자. "

나는 괜히 민규에게 장난을 쳤고 덕분에 민규는 입꼬리를 올리며 내 장난을 받아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