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너와 함께》
| 01_어두운 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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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하나 없이 어두운 방.
낮과 밤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칠흑같은
어둠에도 이미 익숙해진 한 남자가 있다.
그의 한 손에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위스키가,
다른 한 손에는 누군가의 사진이 들려있었다.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약통이 엎어져 있었고,
오랜시간 방치되어 꺼져버린 핸드폰은
그에게서 잊혀진지 오래였다.
한 때는 밝은 태양과 같은 존재였던 그가,
이렇게 180도 변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누나."
한참 동안 어둠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던 남자는
많은 의미가 담긴 한 마디를 간결히 내뱉었다.
"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방에는 여전히 자신 뿐이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혼잣말을 내뱉는 그였다.
"누나 진짜 언제 와.. 그냥 내가 가..?"
나지막이 들리는 에어컨 소리는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무너져버린 걸까.
✦✦✦
그 남자의 이름은 전정국.
누구보다 밝고 화사하게 웃어주던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함께 웃고 울던 소중한 사람이 있었다.
"이여주."
"전정국!! 너 누나라고 안불러!?"
저보다 딱 한 살 많은 누나였던 여주.
정국은 종종 누나에게 장난을 치곤 했다.
"ㅎㅎ근데 누나, 오늘은 진짜 수업 안가도 돼?"
항상 수업을 듣느라 함께 보낼 시간이 없었던
여주는 아쉬워하는 정국을 위해 시간을 냈다.
"응, 진짜라니까. 누나 못믿어?"
"그럴리가, 당연히 믿지!"
정국은 자신을 생각해 시간을 내어준 여주에
기분이 좋아져 자꾸 피식거리며 웃었다.
"뭐야, 그렇게 좋아?ㅋㅋ"
"응, 너무 좋아ㅎ"
그 두 사람은 주변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예쁜 사랑을 하고 있었다.
딱히 싸우는 일도 없었고, 평화로운 매일을
함께하며 그들 주변에는 행복만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