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과 함께

| 03_원흉(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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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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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알아보라는 지민의 말에
겁먹은 직원은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사..사람..이라뇨..? ㄴ..누구를...?"




그러자 씨익 - 웃으며 말을 잇는 지민은
마치 초식동물을 노리는 맹수처럼 보였다.




"잘 알면서 왜 그래ㅎ, 너 이름이 뭐지?"




"정..호석...입니다."




"그래, 호석씨. 내가 알아보라는 사람
누군지 알잖아요,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그게....."




호석이 계속해서 망설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을 굳힌 지민이 호석에게 다가갔다.



호석의 바로 옆에 선 지민은 그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여주, 너도 알지?"




"..!!"




그 말은, 충분히 호석을 놀라게 할 만한 말이었다.



호석은 여주와 아는 사이였으니까.
그것도 꽤 많이..




"놀랐어? 진짜 아는 사람인가?"




하지만 여기서 여주와 아는 사이라고 말한다면,
지민의 먹잇감이 될 것이 뻔했다.




"..아닙니다. 알아보겠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만족스럽게 웃은 지민은
호석의 어깨를 다독이며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





✦✦✦





"하아..."




지민에게 협박 같은 부탁을 받고서
잠시 회사 옥상에 올라온 호석은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기를 반복했다.




"내가 미쳤지.. 거기서 하필
그 미친놈한테 쫄아서는..."




뒤늦게 아까의 행동을 후회해보는 호석이었지만,
그 조차도 이미 늦은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박지민의 손 안에 들어와버린 후였으니까.




"이여주..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호석과 여주는 어릴 적 서로 밖에 몰랐던
둘도 없는 소중한 소꿉친구였다.



물론 지금은 오랜 시간이 흘러 연락은 드물지만..
가끔 고향 생각과 함께 떠올랐던 친구였다.




"내가.. 네 뒷조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ㅎ"




여주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씁쓸한 얼굴로
옥상 계단을 내려가는 호석이었다.





✦✦✦





"이여주 씨, 맞죠?"




낮은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한 남자가
아버지께 불려간 정국을 기다리며 카페에 앉아
쉬고있던 여주의 이름을 불렀다.



핸드폰을 바라보던 여주가 고개를 들자,
이목구비가 뚜렷한 한 남자가 눈 앞에 보였다.




"누구..?"




여주가 의아한 눈빛을 보내자 그 남자는 그저
싱긋 - 웃으며 맞은 편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저 아세요?"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잘 안다는 듯이 행동하자
약간 황당해진 여주가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런 여주의 반응을 신경도
안쓴다는 듯, 자신이 할 말만 할 뿐이었다.




"목마르지 않아요? 아메리카노 어때요?"




"아니 저..."




"아, 쓴거 싫으면 카페라떼도 좋고. 내가 살게요."




아까부터 제 멋대로 나가는 대화에 짜증이 난
여주는 더 날카롭게 말했다.




"저기요, 저는 그쪽 처음 보거든요?
그러니까 장난 그만 하시고.."




그러자 생글생글 웃는 얼굴만을 유지하던
남자가 보는 사람마저 소름돋을 정도로
차갑게 얼굴을 굳혔다.




"왜요, 나 싫어요?"




꿀꺽 -
180도 변한 분위기에 그대로 얼어버린
여주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여주가 대답하지 않자,
다시 싱긋 - 웃으며 일어나는 남자.




"여주 씨가 불편해하니까 오늘은 이만 갈게요.
내가 누군지는.. 점차 알게 될 거에요.ㅎ"




다른 상황이었다면 설렜을 정도로 달콤한 미소였지만,
지금 여주에게는 누구보다 소름끼치는 미소였다.



남자는 여주의 머리를 천천히 한번 쓰다듬고
여유롭게 웃으며 카페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여주는 보고 말았다.
남자가 손에 끼고있던 반지에 새겨진 글자 하나를..



그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주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