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과 함께

| 09_침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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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당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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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걸 봤네. 이건 예상 못했는데, 그치?"




"...넌 생각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ㅋㅋ왜, 재밌잖아."




"너 때문에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지민은 호석에게 시켜 여주의 핸드폰에 도청기와 위치추적기를 설치했고, 그 덕분에 태형과 함께 정국과 여주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지민은 무슨 일이든 쉽게 생각하는 태형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다.




"그거 하나 알았다고 큰일 나는거 아니잖아ㅋㅋ 뭐가 그렇게 심각하냐?"




"...됐어, 앞으로는 조심 좀 하고다녀, 정보 흘려서 좋을 거 없어."




✦✦✦




"야 민윤기, 너 혹시 V라고 알아?"




정국은 여주와 마저 대화를 나눈 뒤 집에 가는 길에
윤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내가 니 따까리냐, 시키는 거 다 하게?




윤기는 평소와 다름없이 툴툴거리며 따졌지만 그렇다고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건 아니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빨리, 말해주기나 해."




- ..어떤 조직 간부라고 들었어. 그 이상은 나도 몰라.




멈칫-
조직? 심지어 간부라니, 그런 사람이 왜 여주에게 접근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 때문에 여주에게 피해가 가는 것일지도.




"..조직이라고? 무슨 조직인데?"




- 모른다고 했잖아 씹새끼야-




"아ㅋㅋ 알겠어 고맙다."




- ..뭐래, 존나 오글거리니까 끊는다.




뚝-




무심한 척 했지만 큰 정보를 알려준 윤기가 통화를 끊었고, 정국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알수없는 정보들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조직 간부가 왜 여주누나를.. 하...."




✦✦✦




"..미친놈, 그걸 왜 말해서..."




오늘도 조용한 바에서 술을 마시려던 윤기는 정국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 큰 후회를 하고있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윤기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 화면에는 V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누군가의 번호가 띄워져 있었다.




"이건.. 보고하면 뒤질 것 같은데."




윤기는 정국에게 말한대로 지민의 사람이 아니었다. 지민의 친구, 태형의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정국과 여주 쪽에 태형에 대한 정보를 넘긴 이상, 윤기는 언제 태형에게 목숨이 달아나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하아.. 나도 모르겠다..."




뭘 해도 계속해서 꼬여만 가는 상황에 생각하기를
포기한 윤기는 마시던 술을 그냥 내버려두고 밖으로 나갔다.




✦✦✦




정국과의 무거운 대화를 끝내고 여주는 자신 혼자뿐인 조용한 집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띵동 - 띠리딩동 -




그때, 현관의 초인종 소리가 집안에 퍼진 적막을 순식간에 깨뜨리고 말았다.




"정국이가 뭘 두고갔나..?"




어떤 경계심도 없이 현관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던 여주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머릿속에 한가지 물음표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국이가 초인종을 여러번 누른 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정국이 나가기 전에 한 말이 있었다.




'누나 조심해, 누가 무슨 일을 일으킬지 몰라.'




조금 두려워진 여주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심호흡을 한 뒤 현관 앞의 누군가에게 물었다.




"....누구..세요..?"




"......"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렇다는건..




정국이가, 아니었다.




여주는 두려움에 떨리는 양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에서 정국의 번호를 찾았다.




여주가 통화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삐- 삐 삐 삐 삐 삐 삐




띠리릭-




발끝부터 쭉 소름이 돋았고,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넋을 놓은 여주의 두 다리가 힘없이 무너졌다.




철컥-




끼이익-




문이 열리고, 검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가 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모자를 쓰고있어 똑바로 눈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남자는 분명 여주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나 기억해요?"




자신의 집인 듯 자연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그 남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여주의 앞으로 다가가 자세를 낮추더니, 쓰고있던 모자를 벗었다.




"아, 이러면.. 알아보려나?"




"...!!!!!"




여주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남자는 자신이 만난 적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V, 그 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