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학교에서 말
조금 섞을 정도가 되었다.
“넌 마치고 뭐하냐?”
하교길에 네게 물었다.
“노래방 가는데”
의외의 대답이였다.
이 것도 편견이라면 편견이였다.
항상 조용하던 너였기에 학원이나 공부 같은 대답을
예상하고 물은 것이었는데,
노래방을 간다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내 표정을 읽은 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가만히 날 보던 너의 눈에서 미래의 너를 겹쳐보았다.

우리 학교는 기간 별로 장기자랑을 연다.
1학년에 입학을 하고 첫 장기자랑이 있던 봄날
난 민윤기를 끌고 체육관으로 갔다.
역시나 체육관의 모든 곳은 벌써 꼰대가 돼 텃세를
부리는 선배들의 차지였다.
에이 씨 안보고 말지 기대를 안고 구경하려 했는데
선배들만의 잔치였다.
우린 무슨 시다 바리도 아니고...
그렇게 기대가 실망으로 변해 반으로 돌아가고
몇일 뒤였다.
난 내신을 위해 출마했던 반장 선거에서
부반장이 되었고 반장은 평범해 보이는 여자애가 됬다.
뭐 만족 한다. 점수는 같으니깐
부반장에 당선 되던 그 다음날 첫 교시는 학년부장쌤
수업이었다. 수업을 마치시고 짬나는 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장 선생님께서 이번 장기자랑 때 1학년이
못 즐긴 거 같다고 4월 달에 1학년끼리 장기자랑을
한 번 더 여신단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앞에 있는
신청서에 적어서 내면 된다.”
와, 난 무척이나 관심이 있다.

‘야 하자’
라는 의지를 잔뜩 담아 너를 쳐다봤다.
동시에 날 본 너의 눈빛에도 그런 의미의 것들이 보였다.
수업이 마치자 마자, 종이를 빼와 신청서를 적기 시작했다.
“뭐할래”
“랩, 랩 하자 원 어때”

“완전 캡짱”
한참 에픽하이가 유명할 때였고
내가 랩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너도 그런가 봐
[ 랩 / 원 (one) / 김남준, 민윤기 ]
됬다, 신청서는 다 썼고
이제 내기만 하면 된다.
쉬는 시간, 점심 시간 가릴 거 없이
시간이 된다하면 연습을 했다.
연습 다음 연습의 연속이었다.
장기 자랑, 아니 공연이라 하자 장기자랑은 뭔가

가오가 빠지잖아.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팀명을 정하는 시간이 왔다.
여러 가지 이름이 스쳐지나갈 때
뇌리에 꽂히는 이름이 있었다.
“슈가모니 어때”
돌아온 대답은 콜이였다. 뜻이 뭐냐고도 물었지만

“...야 그건 나중에 정해”
슈가모니라...
흠.. 내가 지었지만 좀 간지나네
그렇게 슈가모니로써의 역사가 시작이 됬다.

고대하던 그 공연을 하는 날이다.
똥손의 대부인 김남준 답게 제비뽑기에서
1번째가 됬고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중요한 순서였다.
와 부담감 쩌네
무대에 올랐다.
내가 주체가 되는 첫 무대라 그런지 조금 떨렸다.
무대 위에 불이 켜지고 넌 날 봤다.
나도 널 봤다. 암묵적인 서로를 위한 응원이였다.

“You are the one 어둠 속을 걷고 있을 때”

“넌 나의 구원 내게 손을 건네준 그대”
연습한대로만 했다. 딱 연습한대로.
무대 위에서의 기억들이 자체 편집된 느낌이다.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 잘 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아 뿌듯해
근데..
넌 왜 그러고 있냐..

ㅡ

그때 난
성공이 다 보상할 줄 알았지_

수거모니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