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겠어요. 다 드실 때까지만 있어 드릴게요.
— 그런데 나 체할 거 같아요···.
— 왜요? 음식이 입에 안 맞으세요?
— 아니···. 그렇게 앞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으라고는 안 했어요···.
— 아, 죄송해요. 안 볼게요.
나의 말에 화들짝 놀란 집사님은 엉뚱한 매력이 있었다.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웃기기도 하고 마냥 자상하고 친절한 것보다 이런 매력이 있는 게 더 좋았다.
— 집사님은 저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요?
— 아가씨한테요? 음···. 여쭤보고 싶은 건 있었어요.
— 어? 뭔데요?

— 그··· 저는 왜 집사님이고 입원한 집사님은 왜 오빠예요?
— 풉ㅋㅋㅋ 그게 궁금했어요?
— 그냥 뭐···. 본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래도 친해지려고 해도 집사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약간 멈칫하게 돼요.
— 저랑 친해지고 싶었어요?
그때 문득 떠올랐다. 석진 집사 오빠는 나랑 멀어지려고 노력 중인 거 같은데 오히려 태형 집사님은 나랑 가까워지려고 하는 게 너무 차이가 났다. 석진 오빠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태형 집사님에게 다 풀렸던 거 같다.
— 그래도 잠깐이겠지만, 친해지면 좋지 않을까요? 혹시··· 제가 너무 선 넘은 걸까요···?
— 에이- 전혀요. 좋아요, 친해지는 거.
— 정말요?
— 그럼요. 저도 어색한 거보다는 친한 게 좋으니까요, 태형 오빠···.

— 고마워요, 아가씨. 조금 친해진 거 같아서 좋아요.
— 저두요!
기분은 매우 좋은 상태다. 하지만 왜 계속 다른 사람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다. 생각이 안 날 때쯤이면 생각나고 보고 싶었다. 나 설마··· 그 사람한테 빠져버린 건가···.
— 그··· 나도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 뭔···, 회장님, 나오셨어요?!
— 아 여기들 있었구나.
— 아빠, 무슨 할 말씀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 태형 군에게 할 말이었는데 같이 들어도 되겠구나. 태형 군만 괜찮다면 석진 군이 퇴원하면 태형 군이 여주 전담 비서를 맡아줄 수 있을까 해서.
— 저··· 말입니까?
— 그래, 혹시 너무 갑작스러운가···.
— 아닙니다! 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 아빠, 저도 좋아요. 우리 친해졌어요, 벌써.
— 그래? 다행이구나. 그럼 빠르게 볼일 끝났으니 내려가 보마. 푹 쉬고 아빠는 내일 일찍 출근하니 내일 회사에서 보자.
— 네, 들어가세요.
— 내일 뵙겠습니다, 회장님.
오히려 나에게는 좋은 상황이었다. 생판 모르는 비서보다는 지금 이렇게 같이 있고 친해지기 시작한 태형 집사 오빠가 훨씬 나으니까. 회사 생활이 오히려 더 즐거워질지도 모르겠다.
— 오빠, 좋죠?
— 네. 짧게 볼 줄 알았는데 길게 볼 수 있겠네요. 밥 다 드신 거면 전 이제 내려가 볼게요.
— 알겠어요. 오늘 너무 고마웠어요. 내일 봐요.
— 좋은 밤 되세요, 아가씨.
어쩜 멘트도 로맨틱하냐···. 사실 꽤 흔한 말이지만, 태형 집사 오빠가 하니까 뭔가 특별한 말처럼 들렸다. 이제 내일부터 본격적인 일을 하는데 기대가 되면서도 무섭기도 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날은 밝아있었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내 눈이 향한 건 핸드폰이었고, 난 핸드폰 알림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 핸드폰을 침대에 던지며 그대로 멈췄다.
— 뭐야? 왜 오빠한테 연락이 와 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