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나!!!"
"전정국~"
길고 긴 대기줄을 제치고 부스의 뒤에서 정국을 부르는 익숙하고도 사랑스러운 목소리, 여주였다. 그 짧은 순간 사이에 피곤함을 다 잊은 정국은 여주에게 다가가 아이처럼 들뜬 눈으로 조잘조잘댔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누나 일은요?"
"보고 싶어서 왔지."
"와... 감동. 나 보려고 회사도 째고 온 거예요?"
"쨌다기엔 뭐하지만 그래도 맞아ㅋㅋㅋㅋ"
"이야~ 너 인기 많다?"
여주는 빼꼼- 고개를 내밀어 정국의 뒤로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며 말했다. 정국은 자기도 모르게 어쩔 줄 몰라 그녀의 앞을 가로 막았지만, 기어이 부스 밖으로 총총 달려나가 줄의 맨 뒤에 착, 선 여주다.
돌발적인 상황에 정국은 놀라 급히 여주에게 다가갔지만, 돌아오는 그녀의 대답은 꽤나 당돌했다.
"왜? 나도 허그 받아보자."
"누... 누나가요??"
"왜, 뭐 어때서? 내 남자친군데?"
"안되는 건 아닌데..."
"대신 내 차례때 더 세게 안아줘야 돼."
"...알았어요 ㅎㅎ"
갑자기 시작된 그들의 연애질. 그 덕인지 대기줄은 훅훅 줄어들고 여주의 차례는 빠르게 다가왔다. 하긴 누가 남 여친 있는데서 허그를 하고 싶겠어? 순식간에 줄은 짧아져 여주와 정국이 다시 만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여주는 기다렸다는 듯 두 팔을 벌려 정국을 끌어 안을 준비를 했다. 그 때,
"이리와요 누나."
"응? 더 가까이?"
"네. 더더!"
"뭐ㅇ... ...!!"
가벼운 입맞춤이 여주의 호흡을 막았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놀랐다. 그에 반해 정국은 태연스럽게도 여주의 손을 잡고 놔주긴 커녕 더욱 끌어당겼다.
"...저... 전정국..."
"...왜요?"
"뭐야 놀랐잖아...!!"
"흠~ 뭐 어때서요?"

"내 여자친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