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아가, 난 좀 위험한데? -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기에 1
아직 손에 익지도 않은 리볼버를 장전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리볼버를 더 꽉 쥐었다. 자꾸 들려오는 아저씨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발을 멈췄다. 내 앞에 거만하게 앉아있는 놈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용케도 왔네?"
"닥쳐. 원하는 게 뭐야."
"뭐긴 뭐야. 박지민이 괴로워하는거지. 그러기엔 네가 필요해. 가자. 잘 해줄게."
"꺼져. 니딴 새끼 때문에 박지민 안 팔아 먹어."
"정말? 네가 박지민의 실체를 알고도 그럴까?"
"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개소리 하지마. 아무렇지 않은 척 굴었지만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출 수 없어 서로 맞잡고 눈을 꼭 감았다.
"너네 부모님. 박지민 때문에 죽었어."
"뭐?"
우리 부모님이 박지민 때문에 죽었다고? 아니야.. 설마.
'좀 익숙해서.'
시발. 아니라고 하기에는 앞뒤가 너무 딱딱 들어맞잖아.
"너도 뭘 좀 아는 눈치네?"
"맞다니까? 박지민은 너네 부모님을 죽인 인간이야. 그런데도 넌 박지민을살릴거야?"
"내가 니 새끼 말을 어떻게 믿어."
"그럼 믿지 말던가. 살려주려고 했는데. 안타깝게 됐어."
그의 말을 끝으로 어리둥절해 있는 내 곁으로 하나 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장전 되어있는 리볼버를 들이밀었지만 가당치도 않은 듯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야. 잡아."
발버둥 쳤다. 잡히고 싶지 않았다. 이미 땅에 떨어져버린 리볼버를 향해 손을 뻗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숨을 한 번 내쉬고 나를 뒤에서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을 움켜잡아 업어치기를 했다.
"이런 인재를 버라거 싶지 않지만,뭐. 싫다니까."
의문의 사람들에게 잡혀가는 순간에도 아저씨 생각이 났다.
아저씨가 그런 거 아닌 거 알아요. 그렇게 믿고 기다릴게요. 아니 꼭 안 와도 괜찮아요. 건강하기만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사랑해요. 내가 많이 사랑해.
(지민 시점)
"보스. 회장님한테 전화 왔어요."
"줘."
-"박지민."
"네.회장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여주. 내 손녀인건 알고 있나?"
"네?"
-"그래. 모를 것 같았다."
-"그냥 가만히 듣게나."
-"지금 당장 KM 들어가서 여주 찾아와. 그게 네 임무다. 찾아오지 못 한다면 그 죄는 너에게 묻겠다."
"....네 회장님."
-"수고해."
머리가 복잡했다. 여주가 회장님 손녀라고? 그때 여주네 부모님이 우리 전 보스였던 이유가 그거였나. 복잡한 머리를 애써 비우고 힘겹게 일어났다.
"팀 닥터 불러와. 붕대만 감고 KM으로 들어간다. 다들 준비해."
"네?"
"여주가 KM으로 잡혀간 것 같아. 상황은 나중에 제대로 설명해 줄 테니까 빨리 준비해."
"네. 보스."
(여주 시점)
콜록- 콜록-
매캐한 연기 냄새에 감겨 있던 눈을 살며시 떴다.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환풍기 소리에 머리가 아팠다. 내 머리 위에는 먼지가 잔뜩 내려 앉은 전구가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담배 냄새가 코를 찔러 미간을 찌푸렸다. 당장이라도 코를 막고 싶었지만 손과 발이 묶여있어 고개만 푹 숙이고 눈을 감았다.
끼익-
가만히 앉아있으니 닫혀있는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고개를 들까 말까 생각하는 중에 내 앞에 반짝 거리는 구두 한켤레가 보였다. 그리곤 투박한 손이 내 턱을 잡고 위를 보게 만들었다.
"예쁘네. 박지민이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알겠어."
"아. 꼬마 아가씨 지금 화난거야? 꽤 귀엽네."
"역겨우니까 닥쳐."
"얼굴은 예쁜데 왜 입이 험할까."
짜악-
"아-!"
"이 말버릇만 좋아지면 괜찮을텐데."
남자에게 맞은 오른쪽 뺨이 얼얼했다. 남자는 때리는 힘에 의자가 넘어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내 머리채를 쥐어잡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말 좀 잘 듣자 이쁜아."
"지랄하지마."
내가 고개를 비틀어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자 씹고 있던 껌을 바닥에 뱉더니 벌떡 일어나 내가 앉아있던 의자를 찼다.
"병신. 지금 내 앞에서 빌빌대고 기어야할텐데."
"내가 니 밑에서 기는 일은 평생 없어."
"그럼 죽겠다는건가?"
"아니. 살건데."
"못 나갈텐데?"
피식-
"조직원이라면서 일 더럽게 못하네. 줄 묶은 놈 누구냐?"
"...뭐,뭐야."
아까부터 남자에게 말을 걸며 남자의 시선을 끌며 발에 묶여 있는 줄을 풀었다. 내가 일어서자 남자는 팔은 아직 묶여있다며 큰소리를 쳤지만 그것마저 풀어내자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나를 제압하려했다.
그렇다고 당하고 있을 내가 아니기에 옆돌려차기로 남자의 목을 가격하고 혼란을 틈타 허리춤에 걸려있는 총을 빼앗았다.
"우린 여자라고 안 봐준다."
"니 총은 나한테 있는데 뭘 어쩌려고."
"여기 나만 있는 줄 알아? 밖에 나가면 얼마나 많은-"
콰앙-

"응,그래. 밖에 나가면 니 그 잘난 보스가 기고 있을거다."
"뭐야,당신!!!!"
"사랑에 눈 먼 새끼."
"푸학- 지랄한다. 넌 여기서 그딴거 하면 안되는거 몰라?"
남자의 장난기 섞인 발언에 아저씨는 화났는지 그의 목을 꽉 움켜쥐고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그 행복한 추억을 그딴거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조직원이라면서. 입 조심 좀 하지? 도려내 버리기 전에."
"정국아. 밖으로 모셔라."
"놔,놔!!! 놓으라고 이 새끼들아!!!!!!"
아저씨는 발악하는 남자를 뒤로 한 체 내게 천천히 걸어왔다. 다른 사람이 보면 분명 무섭다고 말 할 눈빛이었지만 나는 알았다. 저 눈빛에 얼마나 많은 두려움이 서려있는지.
"총. 줘."
피가 잔뜩 묻어있는 오른쪽 손은 애써 숨기곤 내게 왼손을 내민 아저씨에게 총을 건네줬다.
"...미안해요."
"조용히 해."
내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이자 한숨을 푹 내쉬던 아저씨는 나를 꼭 끌어안고 내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저씨의 손에 들려있던 총은 어느샌가 분리되어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아저씨."
"........."
"사랑해요."
"..수고했어."
"그거말고."
"사랑해."
"응. 나두요."
내가 아저씨 가슴팍에 고개를 더 파묻자 아저씨는 호흡을 가다듬더니 이내 작은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으면
아득히 먼 저곳까지
달님이 인사해주면
볼에 입 맞춰주고
당신이 잠든사이에 나는
몰래 찾아와 노래를 불러주고
쏟아지는 유성들이 땅에 닿으면
언젠가 잠에서 깰 그대에게
조용히 속삭여준다
잘자요 어여쁜 그대
꿈속에서도 그댈 지킬테니
오늘 밤은 편안히
내 품속에서 따뜻하게
처음 듣는 아저씨의 노랫소리에 몸이 더 나른해져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냥 왠지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가.
아가가 저번에 사람의 인연은 사람이 정하는거라고 했잖아.
근데 나는 운명이 정하는거라고 생각해.
우리 둘 처럼.
그리고 그 운명또한 끊어질거고.
걱정 마.
작별 인사는 할게.
가끔.
아니 자주 보고싶을때 찾아와서 보고갈게.
새벽 달이 저 언덕 언저리에 걸쳐지면,
창문틀에 턱을 괴고 아가 생각도 할게.
그러니까.
우리 다시 그때로.
처음 서로를 알지 못하던때로 돌아가자.
그래줄 수 있지?

아잇 저는 죽이진 않는다고 했지 안 헤어진다곤 안했어요><
자 저번에 던져드린 떡밥의 실체가 공개되었습니다!
몇몇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여주의 부모님은 지민이의 조직보스와 간부가 맞습니당
이런 똑똑이들😍
왠지 이번 글 댓글에 많이 울것같단 말이지...흐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잇 뭐 그렇다구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유연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