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누나 바라기 전정국 - 다시 만난 그 날에 1
당신의 빈자리에 내가 닿았을 때
나의 세상은 더는 내게 없어
안예은-달그림자 중
2년후
지민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정국이가 청첩장을 전해달랬다고. 그 말을 듣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아 버렸다. 왜. 대체 왜. 내가 뭘 그리 잘 못 했기에.
아파오는 심장을 부여잡고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 턱시도를 입고 밝게 웃고 있는 네가 보였다. 많고 많은 사람들 속에 너만 보였다. 있잖아 정국아. 너무 미안한데, 정국아. 나 아직도 너 많이 좋아하고 있나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오랜만이네요."
"...응,-그러네."
아무렇지 않은 듯 내게 다가오는 너를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너의 입꼬리는 분명 올라가 있는데 왜 슬퍼 보이는 걸까. 그저 내 기분탓일까.
"정략결혼이라면서 뭐 이렇게 거하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 정략결혼이구나.."

당신의 빈자리에 내가 닿았을 때
나의 세상은 더는 내게 없어
안예은-달그림자 중
2년후
지민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정국이가 청첩장을 전해달랬다고. 그 말을 듣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아 버렸다. 왜. 대체 왜. 내가 뭘 그리 잘 못 했기에.
아파오는 심장을 부여잡고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 턱시도를 입고 밝게 웃고 있는 네가 보였다. 많고 많은 사람들 속에 너만 보였다. 있잖아 정국아. 너무 미안한데, 정국아. 나 아직도 너 많이 좋아하고 있나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오랜만이네요."
"...응,-그러네."
아무렇지 않은 듯 내게 다가오는 너를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너의 입꼬리는 분명 올라가 있는데 왜 슬퍼 보이는 걸까. 그저 내 기분탓일까.
"정략결혼이라면서 뭐 이렇게 거하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 정략결혼이구나.."

"그럼 내가 진짜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 같았어요? 그럴 일은 절대 없을텐데."
환하게 웃는 너는 아직도 슬퍼보였다. 마지못해 웃는 것처럼 입꼬리만 당겨 웃는 그런.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행복한 척 짓는 그런 미소.
"아, 결혼하기 싫다. "
"뭐라는거야.. 사람들 다 있는 결혼식장에서..."
"진짜예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하고 결혼하는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 줄 알아요?"
그럼 넌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하는 걸 보는 기분을 알아? 너에게 묻고 싶었다. 왜 나를 초대했으며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건지.
"신부가 속상해 하겠다. 자기 남편은 잘생기고 키 크고 능력도 있는데 자기만 안 사랑해준다고."
정국이의 눈빛이 흔들거렸다. 그의 눈동자에 가득 비친 나를 보자 더욱 더 욕심이 났다. 그 날 내가 그에게 내 마음을 고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까.
"정국아."
"네,네?"
"신부한테 잘 해줘. 속상해하지 않게. 누구 사랑해줄 몫까지."
아직 좋아하는 거 티 많이 나니까.
"먼저 갈게. 결혼식 잘 하고."
멀리에서라도 보고있을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를 지나쳐 식장 밖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심장이 찢겨져나가 숨쉬기가 힘들었다.
웃는 너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 아무 말도 못 하겠어. 아직 너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미안해. 아니 사실 그건 민폐지. 그래. 나도 알아. 더 이상 좋아하면 안된다는 걸. 이젠 포기할게. 조금만 더. 정말 조금만 더 마음에 담아 사랑하고, 포기할게.
*
(정국 시점)
울고 있었다. 식장 밖 구석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당신은 한 없이 작아 보였다. 메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 헤쳐 바닥에 던져버렸다. 저 멀리 하얀 드레스를 입고 신부실에 앉아 있는 여자가 너무 미웠다. 차라리 나를 싫어하도 하지. 좋아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정략결혼임에도 이딴 결혼식을 하고 있는거잖아.
"아들. 이제 들어가야지."
"정국아?"
"아뇨. 안 할겁니다."
"뭐?"
"결혼 안 한다고요. 사랑- 아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 한다는게 알마나 끔찍한지 모르시죠?"
"정국아!!!"
"안 한다고."
"이딴 정략결혼 뭣 같아서 안 해."
잔뜩 세팅 된 머리를 마구 흐트러 놓았다. 그저 다 내 잘못인 것 같아 머리가 아파왔다. 식장 주차장에 주차 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환하게 웃는 너는 아직도 슬퍼보였다. 마지못해 웃는 것처럼 입꼬리만 당겨 웃는 그런.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행복한 척 짓는 그런 미소.
"아, 결혼하기 싫다. "
"뭐라는거야.. 사람들 다 있는 결혼식장에서..."
"진짜예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하고 결혼하는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 줄 알아요?"
그럼 넌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하는 걸 보는 기분을 알아? 너에게 묻고 싶었다. 왜 나를 초대했으며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건지.
"신부가 속상해 하겠다. 자기 남편은 잘생기고 키 크고 능력도 있는데 자기만 안 사랑해준다고."
정국이의 눈빛이 흔들거렸다. 그의 눈동자에 가득 비친 나를 보자 더욱 더 욕심이 났다. 그 날 내가 그에게 내 마음을 고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까.
"정국아."
"네,네?"
"신부한테 잘 해줘. 속상해하지 않게. 누구 사랑해줄 몫까지."
아직 좋아하는 거 티 많이 나니까.
"먼저 갈게. 결혼식 잘 하고."
멀리에서라도 보고있을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를 지나쳐 식장 밖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심장이 찢겨져나가 숨쉬기가 힘들었다.
웃는 너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 아무 말도 못 하겠어. 아직 너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미안해. 아니 사실 그건 민폐지. 그래. 나도 알아. 더 이상 좋아하면 안된다는 걸. 이젠 포기할게. 조금만 더. 정말 조금만 더 마음에 담아 사랑하고, 포기할게.
*
(정국 시점)
울고 있었다. 식장 밖 구석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당신은 한 없이 작아 보였다. 메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 헤쳐 바닥에 던져버렸다. 저 멀리 하얀 드레스를 입고 신부실에 앉아 있는 여자가 너무 미웠다. 차라리 나를 싫어하도 하지. 좋아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정략결혼임에도 이딴 결혼식을 하고 있는거잖아.
"아들. 이제 들어가야지."
"정국아?"
"아뇨. 안 할겁니다."
"뭐?"
"결혼 안 한다고요. 사랑- 아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 한다는게 알마나 끔찍한지 모르시죠?"
"정국아!!!"
"안 한다고."
"이딴 정략결혼 뭣 같아서 안 해."
잔뜩 세팅 된 머리를 마구 흐트러 놓았다. 그저 다 내 잘못인 것 같아 머리가 아파왔다. 식장 주차장에 주차 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하, 왜 이래. 잘 참았잖아. 이제 더 안 좋아하기로 했잖아."
*
"신랑 입장!!!"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린지 몇십초가 지나고 신랑이란 작자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확인해보니 신랑은 온데간데없고 화 나있는 JK그룹 회장님만 있더랜다.
그날 거행되어야 하는 결혼식은 취소 되었고 그 자리에 있던 신부는 허탈함에 눈물만 흘렸다. 행복해야 할 날에 아름답게 빛날 영혼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물어 뜯었다. 이게 본인들의 번성만을 위했던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니었을까.
*
(정국 시점)
결혼식에서 선생님을 보고 난 뒤로 일주일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 그 뒤로도 계속 잠자리를 설쳤다고 하는게 맞을 듯하다. 잠깐 잠이라도 들려 하면 새벽에 다시 깨 밤을 새기 일쑤였다. 밀려있는 업무를 처리하기도 싫고 밥을 먹기도 싫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신부한테 잘 해줘. 속상해하지 않게. 누구 사랑해줄 몫까지.'
"왜 그랬어. 왜 그런 말을 해..."
슬퍼보이던 그녀의 눈망울이. 결국 울음을 터뜨리던 그녀의 작디작은 뒷모습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렸다. 서재 책상 구석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자 밖에 있던 비서가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김비서."
"네, 사장님."
"차 준비시켜."
"네? 하지만 회장님께서 여행은 꼭 가시라고..."

*
"신랑 입장!!!"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린지 몇십초가 지나고 신랑이란 작자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확인해보니 신랑은 온데간데없고 화 나있는 JK그룹 회장님만 있더랜다.
그날 거행되어야 하는 결혼식은 취소 되었고 그 자리에 있던 신부는 허탈함에 눈물만 흘렸다. 행복해야 할 날에 아름답게 빛날 영혼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물어 뜯었다. 이게 본인들의 번성만을 위했던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니었을까.
*
(정국 시점)
결혼식에서 선생님을 보고 난 뒤로 일주일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 그 뒤로도 계속 잠자리를 설쳤다고 하는게 맞을 듯하다. 잠깐 잠이라도 들려 하면 새벽에 다시 깨 밤을 새기 일쑤였다. 밀려있는 업무를 처리하기도 싫고 밥을 먹기도 싫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신부한테 잘 해줘. 속상해하지 않게. 누구 사랑해줄 몫까지.'
"왜 그랬어. 왜 그런 말을 해..."
슬퍼보이던 그녀의 눈망울이. 결국 울음을 터뜨리던 그녀의 작디작은 뒷모습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렸다. 서재 책상 구석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자 밖에 있던 비서가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김비서."
"네, 사장님."
"차 준비시켜."
"네? 하지만 회장님께서 여행은 꼭 가시라고..."

"넌 내 비서지 아버지 비서가 아니야. 말 번복하게 하지마. 차 준비시켜. 당장."
내 모습이 화나 보였는지 아무 말 안 한 채 무전을 켜며 돌아가는 김비서를 보다 그대로 서재 책상에 풀썩 엎어졌다. 머리가 아프고 눈이 감겼지만 나에겐 당신이 먼저였다. 내가 그렇게도 그리고 그렸던 당신이 너무 보고싶었다. 똑똑- 노크가 두어번 들리자 자켓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다려요. 갈테니까."
꼭 만날거야. 어떻게든 만나서 사랑한다고,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고. 나 좀 사랑해달라고 빌거야.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두 번 다시 놓치는 일은 없어. 그러니까 제발 그 자리에 있어줘요. 거기 없으면 나 미칠지도 몰라.
익숙한 거리. 익숙한 풍경. 오랜만에 오는 거리를 구경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대로네."
모든게 그대로였다. 바뀐건 우리뿐이었다. 띵동- 다급하게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 안에선 사람 움직이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눌러도 문 열어주는 이가 없었다.
"거기 학생. 그 집 아무고 안 살어. 이사간지 한참 됐는디?"
"....네?"
"여기 살던 아가씨 찾는거 아녀?"
"맞아요."
"이사갔어. 며칠 집 밖에 안 나오더니 핼쑥해져선 이사 간다고 하더라고."
"무슨 일 있는가벼."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저기 대학로 쪽으로 갔다고는 하는디... 나도 잘 몰러. 요샌 소식도 안 들리더만."
아 전화번호는 있는디. 가져갈텨? 아주머니께 전화번호를 받아들곤 대학로로 향했다. 내 핸드폰 안에 적혀있는 이 작은 글씨가 어쩌면 마지막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아.
부디 그 자리에 있어주길 간곡히 바라.
다시 만날 땐,
꼭 사랑한다 안아줄게.

꼭 만날거야. 어떻게든 만나서 사랑한다고,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고. 나 좀 사랑해달라고 빌거야.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두 번 다시 놓치는 일은 없어. 그러니까 제발 그 자리에 있어줘요. 거기 없으면 나 미칠지도 몰라.
익숙한 거리. 익숙한 풍경. 오랜만에 오는 거리를 구경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대로네."
모든게 그대로였다. 바뀐건 우리뿐이었다. 띵동- 다급하게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 안에선 사람 움직이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눌러도 문 열어주는 이가 없었다.
"거기 학생. 그 집 아무고 안 살어. 이사간지 한참 됐는디?"
"....네?"
"여기 살던 아가씨 찾는거 아녀?"
"맞아요."
"이사갔어. 며칠 집 밖에 안 나오더니 핼쑥해져선 이사 간다고 하더라고."
"무슨 일 있는가벼."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저기 대학로 쪽으로 갔다고는 하는디... 나도 잘 몰러. 요샌 소식도 안 들리더만."
아 전화번호는 있는디. 가져갈텨? 아주머니께 전화번호를 받아들곤 대학로로 향했다. 내 핸드폰 안에 적혀있는 이 작은 글씨가 어쩌면 마지막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아.
부디 그 자리에 있어주길 간곡히 바라.
다시 만날 땐,
꼭 사랑한다 안아줄게.

※자유연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