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
나에게는 한 명의 친구가 있었다. 친구라지만 친구라고 말하고 다니기엔 너무나 틀어진 사이. 언제부터 틀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에서는 혐오한다는 것으로 유명해진 지 오래였다.
일반적으로 내가 혐오라는 것이지만.
“개새끼라 그랬냐?”
“그래, 뭐 어쩔 건데?”
복도를 건너다가 어깨를 일부러 부딪히는 것은 기본, 내가 죽일 듯이 노려보며 쌍욕을 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럼 옆에 있는 친구들이 그만하라고, 이게 몇 번째냐고 말리지만 서로 싸움이 붙으면 끝장을 보는 타입이라 끝날 기미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너가 먼저 부딪혔잖아!”
복도에서 으르렁거리고 있으면 우연히 지나가는 선생님이 제지하는 것이 이 학교의 루틴 같은 것이고.
“여주야, 이것 좀 옆집 갖다줘라~”
부모님들끼리는 친하시다. 그래서 자주 볼 일도 많다는 게 최근 고민거리기도 하다. 엄마가 주는 반찬을 들고 아빠를 쳐다보지만 일절 관심도 없다. 내 신세가 이렇지 뭐 하면서 옆집 문을 두드린다.
쾅쾅쾅!!!!
원래 같았으면 초인종을 눌렀겠지만 아까 부모님 두 분이 나가시는 걸 확인했다. 그 말은 즉, 김태형 혼자 있다는 것. 그래서 일부러 문을 세게 두드렸다.
“뭐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존나 늦게 나온다?”
사실은 생각 외로 빨리 나왔다. 원래 같았더라면 부스스한 까치집 머리로 마주하였을 텐데 깔끔한 차림으로 마주쳤다. 그랬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김태형에게 늦게 나온다고 구박을 줬다.
“지랄 말고, 왜 나왔는데.”
“아, 미래 남편 보러 온 건가???”
꽃받침을 하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가 얘를 혐오하게 된 것들 중 하나, 매번 미래 남편은 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니랑 왜 결혼하냐고 물어보면 그냥이라고 대답한다.
초롱초롱 바라보는 눈빛에 화가 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면 왜 때리냐는 듯이 울먹인다. 그럼 왜 왔냐는 김태형의 물음에 손에 들고 있던 김치통을 건네주었다. 겨울 초는 김장의 날, 우리 집이 김장했기에 김치를 한 통 가져다 달라고 엄마가 부탁했다.
“웬 김치? 김장했냐?”
“나이스~ 너네 집 김치 개 맛있는데.”
나는 김치통을 받으려는 김태형을 피했다. 내가 너가 좋은 일을 할리가 없지. 김치통을 손에 쥐고서는 놓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김태형은 뭐하냐면서 김치통을 필사적으로 잡으려 한다.
“그냥은 안 되지.”
김치통을 등 뒤로 숨기고 김치통을 들고 있지 않은 손을 김태형에게 내밀었다. 아침에 어깨를 부딪힌 게 너무나 한이 맺혀서, 사과하지도 않은 게 짜증이 나서, 뒤끝이 있는 나를 잘 알면서 태연한 모습이 얄미워서.
“뭐? 나 돈 없어!!”
“그리고 너희 엄마가 주시는 거잖아.”
“왜 너가 생색내는데.“
“어쩌라고, 어차피 우리 집 거는 맞잖아?”
김태형이 눈을 꾹 감고 한숨을 쉰다. 기다리라고 말한 뒤 방에서 돈을 꺼내와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내 손에 쥐여주는 것이 꼴 좋다.
“특.별.히 할인해줄게.”
만원을 받은 나는 주머니에 있던 백 원짜리 동전을 3개 쥐여주었다. 손해 보는 금액은 300원이 줄었지만 더 골탕먹은 듯한 기분이 들 것을 생각하니 아침에 화가 난 것은 벌써 잊어버렸다.
“어머, 여주니?”
김태형을 골탕 먹이고 시시덕거리며 웃고 있는 나에게 인사를 건네시는 분은 김태형의 어머니였다. 벌써 오실 시간이 아닌데. 김태형의 어머니의 뒤를 이어 따라오시는 아버지도 보였다. 김태형의 어머니는 김태형의 손에 들려있는 김치통을 보곤 잘 됐다며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잔뜩 찡그리고 있던 김태형이 나를 보며 웃는다. 한번 이 집에 들어오면 몇시간은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여주 남친은 있는 거야?”
풉—!!!
갑작스러운 질문에 잘 마시고 있던 주스를 뿜었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옆에서 듣고 있던 김태형도 사례 걸렸는지 기침을 마구 해댄다. 그걸 보신 어머니는 나와 김태형을 번갈아 가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신다.
아니에요,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아니에요.
“너희 둘이 사귀니?”
“아, 엄마!!”
듣다 못해 참지 못한 김태형이 소파에서 일어나 강하게 소리쳤다. “왜~ 저번에 여주랑 놀러 갈 때 온몸에 힘줬으면서?”라고 말하는 어머니에 김태형은 내 팔목을 잡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엄마가 말하는 거 빈 말이니까 신경 꺼.”
나는 침대에 앉혀두고 김태형은 의자에 앉는다. 내 쪽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검지와 중지로 관자놀이를 주무른다. 나는 그런 김태형을 뒤로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침대에 누웠다. 왜인지 모르게 김태형의 빨개진 귀는 감정이 복잡해질 것만 같아 모른 척 했지만 말이다.
우으음...
잘 자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반쯤 눈을 뜨고는 누가 왔나 살펴보니 김태형이 눈앞에 있었다. 반쯤 뜬 눈을 뜨고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왜 여기에 있어?”
조심스레 과거를 떠올려본다. 김태형 집에 온 뒤에 나는 이 침대에 누웠다.
아, 그때 잠들었나보다.
“깼네.”
커튼도 치지 않은 창문으로 달빛이 살짝 들어온다. 덕분에 원래는 보이지 않을 김태형의 얼굴이 보인다. 한껏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 달빛에 반사되는 나를 바라보는 눈.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태형에 살짝 당황했다.
“넌 내가 싫어?”
얘가 분위기를 탔나, 별 말을 다 한다. 하지만 무엇 때문이었을까, 평소라면 존나 싫다며 욕이나 뱉었을 테지만 지금은 무언가 다르다. 나도 분위기를 탄 것일까?
김태형은 침대에 팔을 걸치고 바닥에 앉았다. 덕분에 올려야 했던 고개를 내리고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달빛을 머금은 눈동자는 빠져들어 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깊었다.
김태형이 입을 연다.
“좋아해.”
여기 진~~~~~~~~~~~~~짜 오랜만이네요!! 1년 쯤...?? 저도 벌써 고2가 되고...... 시작한지는 3년이 넘었고...
중학교 2학년 나부랭이 시절, 그저 재미로 시작한 글쓰기가 저에게 큰 추억을 남길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 댓글이 달렸을 때는 만족감을, 첫 구독자가 생겼을 때는 기쁨과 감격을 느꼈어요. 그때는 진짜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비록 지금은 자주 오지 못하지만 다들 저랑 보내셨던 추억,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떠올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언젠가 다시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