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화
[방해꾼(2)]
W. 말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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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생각보다 빨리 오네?"

"..야 최연준 저 새끼 입술 빨간 것 봐 니들 뭐하고 왔냐!"
연락을 받고 찾아간 곳은 역시나 삼겹살 집이였다.
오늘 상금 받은 거 거덜나게 생겼네..
포기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옆에서 연준이가 내 손을 잡았다.
짜식..나 설레게
들어가자마자 둘이 뭐했냐며 난리가 난 범규에게
엿을 날려주고 자리에 앉았다.
"야! 내가 사주는건데 빨리 열심히 안 구워? 빨리 구워."
구워져 있는 고기를 한가득 그릇에 담아 연준이에게 주니
강태현과 최범규가 드디어 우리 사이를 알아챘는지
입을 떡하고 벌렸다.

"아 역시 여주가 주는 고기라 그런지 존나 맛있다"
"시발 내가 구운거야 그거..."
조용히 중얼거리는 범규의 말을 가볍게 씹으며
연준이에게 고기를 더 내주었다.
복스럽게 잘도 먹네 최연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연준이의 귀가 빨개졌다.
"너 귀 왜 빨개져?"
"...안 빨개졌는데?"
"귀여운 새끼"
우리는 고기를 실컷 먹고
저번에 같이 못 갔던 노래방까지 가고 나서야
다들 기진맥진한 상태로 헤어졌다.
집에 데려다줄거라며 떼 쓰는 연준이를 말리고 달래느라겨우 겨우 집에 혼자 갈 수 있었다.
"하..힘들어"

"김여주"
"ㅏ!...아 깜짝아"
"너.. 연준이랑 사귀는거 맞아?"
"..어떻게 알았어?"
"하.. 진짜 사귀네.. 결국엔 사귀네"
이나은이 혼자 중얼거리더니 날 노려보는 것 같았다.
어떻게 반응 해줘야하지? 같이 노려봐야돼?;;;
괜히 머쓱해져 뒷머리를 긁고 있는데
이나은이 입을 열었다.
"최연준. 그 새끼 나쁜놈이야"
"..지금은 아니야"
"하, 지가 뭘 안다고 아니래.. 야 너 눈치 못 챘어? 그 새끼 항상 먼저 꼬시고 사귄 다음에 존나 매정하게 차는 놈이라고"
"그걸 굳이 나한테 찾아와서 말해주는 이유가 뭔데"
"경고 해주는거야. 최연준 진짜 쓰레기라고 했어 분명."
그러고나서 이나은은 뒤를 돌아 가버렸다.
한동안 어이가 없어 뒷모습만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집에 들어갔다.
나는 이나은의 말을 신경 쓸 새도 없이
그냥 드러누워 잠들어버렸다.
체육대회에..축제에.. 그리고 고백도 받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
.
다음날 학교

"우리 여주 피곤한가보다. 쉬는시간마다 자고있네"
"..으, 음 왔어?"
"어제 잠 못 잤어?"
눈 뜨자마자 연준이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근데 너무 졸리다 왜 이러지..
"연준아 나 너무 졸리다"
"응. 그래서 너네 반 애들한테 조용히 안하면 혼난다고 했어"
"으응.."
응?
뭘 해?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뜨며 주변을 바라봤다.
그러자 내 볼을 조물딱 거리며 실실 웃는 연준이였다.
"...아 놀랐짜나 장난 그믄흐"

"진짜 속네 김여주.. 나 이제 양아치 아니라니까"
"내가 너한테 반한 이유야"
"하, 여주야 아침부터 심장에 무리가게 하지마"

"아침부터 빡치게 하지마..."
"아 뭐야 너도 있었냐? 여주 자니까 조용히 해"
"양아치 아니라면서 나한테는 명령 하는 것 봐...."
태현이랑 연준이가 티격태격 거리는게 재밌어서
턱을 괴고 지켜보다가
갑자기 울리는 진동 소리에 깜짝 놀랐다.
지잉-
['누나 이따 잠깐 볼 수 있어요?']
수빈이네..
카톡 내용을 확인하고 슬쩍 연준이를 바라보니
이미 정색을 하고 있었다.
"왜 정색해 최연준"
"질투중"
"누군줄 알고"
"내 기분이 언짢은걸 보니 최수빈한테 연락 온게 분명해"
"..."
수빈이가 맞긴 맞으니까... 귀신이야 아주 그냥
딱 봐도 연준이가 질투 할 것 같으니
수빈이에게 다시 한번 답장을 보냈다.
'수빈아 어쩌지 나 바빠서 ㅠ 문자로는 안될까?'
지잉-
['누나한테 줄 것도 있고 할 말도 있어서 만나자 한건데.. 많이 바빠요? 그럼 어쩔 수 없도']
나한테 줄 게 있고 할 말이 있다고?
뭐야 그럼 내가 존나 궁금하지!!..
"연준"
"아 왜..."
"수빈이랑 얘기 하지마?"
"하지말라 하면 내가 유치한거야?"
"아니야-뭐가 유치해"
ㅅㅂ 이 반응을 예상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뭐 남자친구가 싫어하니까 궁금해도 어쩔 수 없지
.
.
점심시간이 되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다같이 우리 반 앞에서 모였다.
"야 오늘 뭐 나와"

"그냥.. 건강한 밥"
"...매점 갈까?"

"난 좋아. 빵이나 먹을래"
"죽빵?"
퍽- . 장난스레 강태현의 등짝을 때리자
개아프다며 소리를 지르는 태현이였다.
나 몰래 댄스 대회 내보낸 잘못이다 이 자식아
4명이서 매점으로 가는 도중
뜻밖의 인물을 만났다.

"얘들아 어디가? 매점 가는 길이야?"
멈칫)
왜 또 친한 척이야 저게..
대충 연준이와 범규의 눈치를 보니
역시나 표정이 안 좋았다.
어휴 내가 나서야겠ㄷ...

"..우리 그냥 매점 가는 길이야"
연준이가 순순히 대답을 해준다.
엥 뭐야????
또 뭔년아 저년아 지랄 염병 다 나올 것 같아서
내가 대답 할려고 했는데..
이나은도 연준이의 반응에 살짝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다 금새 웃으며 나랑 연준이 사이에 꼈다.

"나도 끼워주라~ 배고팠단 말이야"

"아.. 꼭 얘랑 같이 가야돼?"
"야 넌 스름 읖으스 드늫그 싫은 티 내지므르"
(야 넌 사람 앞에서 대놓고 싫은 티 내지마라..)
"아 알겠어.."
나도 솔직히 마음에 안 드는 이나은이지만
신경 쓰지 말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범규한테 귓속말로 혼내는 사이
연준이가 이나은을 피해 내 옆으로 다가오며
허리에 팔을 두른다.
얘 봐라? ❛˓◞˂̵✧
"야 손 치워"

"..그럼 손 잡을래"
"그래 그러던가"
손 치우라는 내 말에 잠시 머뭇 거리더니
이내 내 손을 꼭 잡았다.
최연준은 보면 볼수록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원래 내가 귀여운걸 좋아했나

"연준이는 손 잡는거 싫어하는데"
"뭐?"
"아 갑자기 입맛 없어지네~ 얘들아 나중에 보자"
"..."
하.. 신경 쓰지말자 신경 쓰지말자..
조용히 한숨을 쉬자 옆에서 내 눈치를 보던 연준이가
갑자기 내 손을 소중하게 꽉 쥐었다.

"가서 혼내줄까?"
"..뭐?"
"여주 기분 안 좋게 했잖아"
"됐어.. 신경 안 써"

"쟤도 참 징하다 징해"
"야 매점이나 가자 배고파"
"누나가 사주는고얌?"
"우리 범규 진짜 혼나볼까?"
"..야, 야 가까이 오지마라 진짜 미안 진짜"
범규가 뒷걸음질 하다가 태현이를 붙잡고
매점으로 달려갔다.
생각해보니까 이제 최범규 최연준 하나도 안 무섭네
내가 애들이랑 많이 친해졌구나
.
.
.
학교가 끝나고 다같이 범규네 집에 가기로 했다.
학교랑 본가랑 먼 이유로 혼자서 자취하고 있는 범규가
외롭다고 찡찡거린 탓이다.
"너 자취하는건 몰랐네.."
"자취보단 거의 동거임. 최연준 맨날 와"
"뭐? 진짜야?"
"어 이 새끼 이정도면 월세 반띵해서 내야돼"

"야 그래도 내가 맨날 밥 해주잖아"
"라면이 밥이냐?"
"그만 싸워.. 내가 뭐라도 해줄게"
그렇게 범규 집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에
누군가 뒤에서 날 불렀다.

"..누나?"
"아 깜짝아!.. 수빈이?"
"안녕하세요.. 근데 지금 어디 가요?"
"나 애들이랑 범규 집에.."
"남자들 사이에 누나만 여잔데요?"

"괜찮아. 옆에 남자친구랑 같이 있으면 돼"
"어어.. 걱정은 고마운데 나 괜찮아"

"..아 남자친구요?"
"으응 연준ㅇ.."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요 좀 서운하다"
그래도 우리 친해진줄 알았는데 누나 남자친구가 누군지도 몰랐네요.
"에이..사귄지 하루밖에 안 지났고 나중에 말하려고 했ㅇ.."

"너 여주 좋아하냐? 뭐 이리 간섭이야"
야 최연준!..
괜히 도발하며 시비를 터는 연준이의 팔을 붙잡았다.
"아니 왜 죄 없는 1학년한테 시비야 시비ㄴ.."

"네.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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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밧두 사랑해
조만간 새작품으로 찾아뵐게요
응원,댓글 감사합니다 진짜 힘나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