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화
[고백]
W. 말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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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안그래도 체력 거지인 내가 체육대회를 하다니
또 내일 있을 댄스 대회 연습도 하고 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교복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곤 곰곰히 아까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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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전)
"이 정도면 된 것 같은데? 연습 그만하자"
"허ㅡ어..허억..야 나 힘들어"
"괜찮아?..."
대답하기도 힘들어 대충 손을 휘이 저어 괜찮다 표시한 뒤 가방을 맸다. 집에 가서 자야지 얼른
나 먼저 갈게! 얼른 연습실을 나서며 복도를 거닐고 있는데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뭐야? 다른 반도 지금까지 연습하나?
괜한 호기심에 기웃거리며 창문으로 슬쩍 바라봤다.

"..."
헙.
순간 숨을 못 쉴 뻔했다.
그치만 눈을 뗄 수도 없었다.
뭐야 최연준.. 왜 이렇게 열심히 해
와이씨 쟤네 스킨쉽 보소 수위 무슨 일이야
"아무리 섹시 댄스라 해도 그렇지 저렇게까지 할 일인가..."

"..? 여주야!"
"..."
아 씨 결국엔 눈 마주쳤다.
크흠, 난 아무것도 안 봤다
"여주야 이 시간까지 왜 학교에 있어 위험하게.. 데려다줄게"
"아, 아니야 아니야 너 연습 마저해 난 갈게"
"아니야 어차피 이게 마지막 연습이였어. 잠깐 기다려"
...
요즘 들어서 느끼는 건데 최연준이 너무 다정하다.
그래서 짜증이 난다.
내가 얘한테 흔들리는 건지 아니면..
그동안 부정했던 내 감정들이
이제는 솔직해지고 싶은건지
나도 모르겠ㄷ..

"집에 갈까?"
"헙.."
엄마.. 어떡해 최연준 멋있는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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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
"야 강태현. 나 연준이 좋아하는 것 같아"
["드디어? 하긴 최연준이 그렇게 들이댔는데..."]
싱숭생숭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 해 태현이에게 전화를 했다.
엥 엄청 놀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네
"..어떡해?내가 그렇게 싫은 티 냈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그런게 어디있어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좋아지고 그럴 수 있지"]
"근데 또 걸리는게 있어"
["또 뭐가 걸려, 그냥 좀 사겨라"]
"이나은.."
["..."]
그래 이나은
꼽은 여전히 주지만 상냥해진 이나은이 약간 무섭단 말이야
["야 그런걸 신경 쓰냐.. 자기들이 좋다는데 제 3자가 방해할게 있어?"]
그치..그렇긴 해
맞아 신경쓰지말고 좋아하면 돼
태현이와 전화를 끊고 조금은 정리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잠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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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우리 학교는 1시부터 공연 시작
오전에는 각 반마다 컨셉을 정한 부스가 있어서
1,2,3학년 할 거 없이 다들 구경하느라 정신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평소보다 늦게 등교한 탓에 대충 가방을 사물함에 넣어놓고 있다가 날 발견한 우리 반 여자애들이 나를 끌고갔다.
이따 섹시 댄스 대회 때 입을 의상과 화장을 해준다고 그랬다.
아 귀찮은데..벌써 입고 있어야되나
.
.

"...야 오늘은 진짜 인정"
"뭐가?"
"예쁜데?"
야 나 아직 거울 안 봤단 말이야 기대하게 하지마!..
"범규랑 연준이는?"

"내가 보고싶었어~?"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근데 왜 너 혼자야? 연준이는"
"최연준은 지금 후배들한테 번호 따이느라 바쁨"
"뭐!?!"
어디있어 최연준
씩씩거리며 반을 뛰쳐 나갔다.
설마 번호를 또 주고 다닌건 아니겠지?
에이..그건 아니겠지 설마
8반 앞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드르륵 문을 열었다.

"어? 여주ㅇ.. 뭐야? 존나 예뻐"
"..."
"뭐야 뭐야? 여주야 오늘 .. 오늘 무슨 날이야? 진짜 예뻐"
그래 오늘 날이긴 해..축제잖아
아니 이게 아니라.. 그래서 번호 따고 있는 후배들은 어디 에 있는거지?
생각보다 조용한 반 분위기에 당황스러웠다.
(그 시각 범규와 태현이)
"야 거 봐 강태현, 내가 말했지? 김여주가 최연준 좋아하는 거 맞다니까! 야 이거 백퍼야 빼박임"
"홀리.. 이젠 뭐 대놓고 좋아하겠다 이런건가. 그나저나 연준이 인기 많네? 번호도 따이고"

"아 그거? 당연히 구라지!"
.
.
"너..뭐 번호 따이고 있다고..해서..구경하러 온건데"
"응? 무슨 소리야 나 너 좋아한다고 동네방네 소문 내고 다니는데 누가 내 번호를 따"
"아.. 최범규 죽일까"
"혹시 질투했어? 이거 질투 맞지"
"아 질투는 누가 질투를 한다고. 하여튼..뭐 하는데 넌 혼자 반에 있어?"
"이제 대회 준비 해야지. 아 내가 여주랑 같은 반이였으면 우리 진짜 잘 어울렸을텐데..오늘 너무 예쁜 거 아냐 여주야?.."
"..너희 팀 컨셉이 뭔데?"
"그건 비밀"
비밀은 개뿔 개나 주라지!...
어쩐지 혼자 분주해 보이더라 춤 연습 하느라
"여주야 나 준비하고 연락할게. 애들이랑 먼저 놀고있어"
"..어 알겠어"
오늘도 쓸데없이 다정해 최연준..
혼자서 터덜터덜 복도를 걸어가는데
누가 내 팔에 팔짱을 꼈다.
쓱 돌아보니 범규였다. 범규는 뭐..

"너 최연준 좋아하지"
"...뭐? 누가, 누가 그래!"
"네가 그래 너가... 네 표정이 다 말해주고 있어"
"야 비밀이야 너 약속 지켜"
"쯧, 너 지금 페북에 계속 올라와 남친 있냐고"
"엥? 내가?"
"어 내 친구들도 계속 물어봐서 귀찮으니까 오늘만 너 남자친구인 척 해줄게"
껄껄..필요없는데..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범규가 구경 가자며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아 맞다 수빈이는 뭐 할려나
"야 범규야 1학년 교실 가보자"
"오, 그래! 1학년에 할로윈 컨셉인 애들 있다던데?"
1학년 층으로 가니 사람들이 엄청 바글바글 했다.
사람 뭔데 많아?
"야 범규야 앞에 보이냐? 나 안 보여"
"나 키 커서 다~보임. 헐 저기 애들 귀엽다 들어가보자"
누가 귀엽고 어딜 들어갈건데!!..
지 혼자만 무언가를 봤는지 내 손을 이끌고 어디론가 들어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앞에 아무것도 안 보여 씨

"..어? 누나!"
"으응?.. "
알고보니 범규가 날 끌고 온 곳은 수빈이네 반이였다.
아 모야~~~ 수빈이였네

"엥?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둘이 아는 사이였냐며 내 어깨에 팔을 올리고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아이스크림을 그새 먹고 있었다.
"누나 완전 작정하고 나왔네요 평소보다 음.. 평소보다 괜찮ㅇ.."
"그냥 오늘따라 여주가 예쁘다고 말 해 임마! 왜 말을 못 해"
"..네 맞아요 오늘따라 예쁘시네요"
고, 고마워
옆에서 닥달하는 범규때문에 얼떨결에 대답하는 것 같지만.. 고맙다.
['1시까지 강당으로 집합 해주시기 바랍니다']
"야 대회 시작하나보다! 나, 나 먼저 갈게"
좆댔다 드디어 대회 시작이다.서둘러 파트너를 찾아 대기실에서 안무를 맞춰보았다. 떨려 뒤지겠는데 하필 순서도 첫 번째라 미칠 것 같았다.
그래 괜찮아..이거 끝나면 강태현 먼저 죽이고
연준이 구경하면 되겠다.
"화이팅. 잘 하자!"
.
.

"무대를 찢어놓으셨다."
"너 이새끼.."
"아 왜! 잘했잖아! 그럼 됐지"
성공적으로 안무를 마치고 우리 반 사이로 돌아가자 강태현이 또 얄밉게 놀린다.
"야 8반 시작했어?"
"아니 이제 시작함"
하아 다행이다 안 놓쳤다.
그래 최연준 내가 너 봐야겠어
도대체 이게 뭐라고 그동안 점심도 안 먹고!...
아까도 왜 우리랑 안 놀아줬는지 내가 알아야겠어!
리듬있고 끈적한 분위기인 노래에 연준이와 파트너가 등장했다.
컨셉이 뭐 ? 좀비라고?
"야 좀비가 어떻게 섹시 댄스를 추냐 풉"
좀비래 좀비 개웃겨
연준이 컨셉 잘못 잡았네 우리가 1등 하겠ㄷ...

"..."
...우리가 꼴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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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나 봤어? 나 잘 했어?"
"응 너 잘하더라 완전"
얼굴이 잘 하더라..존나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나에게 달려오는 연준이는 무대 위와는 사뭇 다르게 순둥해보였다.
연준이를 좋아한다고 단정 짓고나서 연준이를 보니까 기분이 이상해
어색하지만 나름 생긋 웃어주며 연준이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 연준이를 불렀다.
"저기.. 선배님! 제 친구가 마음에 든다는데..혹시 번호 좀 주실 수 있나요"
저게 이씨.
괜히 기분이 안좋아져 가만히 입 닫고 지켜보는데
연준이가 1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미안. 여친이 허락해주면 번호 줄게"
여주야 얘한테 내 번호 줄까?
... 하, ٩◔̯◔۶ 참나ㅏ! 누가 여친이야
순간 볼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고개를 휙 돌렸다.
"..마음대로 해"
안 돼 번호 주지마. 주지마 최연준
하..또 내 속마음과는 다르게 삐뚤어진 대답을 해버렸다.
연준이가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1학년 여자애한테 다시 한번 말했다.
"들었어? 번호 주면 나 죽인대"
"아...네 죄송합니다"

"염병... 외로워서 못 살겠네"
"오늘만 내 남자친구 해준다며 최범규"
"..야 그걸 말하면 어떡"

"뭐? 누가 누구 남자친구라고?"
"야 오해야!!!"
범규가 팔짝 뛰며 아니라고 소리쳤다.
내 책임 아님. 난 사실만 말함
연준이가 한 손으로 범규의 멱살을 잡고 딱밤을 존나 때렸다
어휴 최범규 그렇게 놀리더니 쌤통이다!!
축제는 솔직히 재미 없었고
댄스 대회 순위 결과가 나왔다.
존나 놀랍게도 우리팀이 1등
연준이 팀이 2등이였다.
"야~누나 기분 좋으니까 내가 쏜다"

"누나 전 소고기요!!"
"지랄마 떡볶이 먹어"
학교를 빠져나오면서 내가 쏜다며 지갑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애들이 누나 누나 거리며 내 양 팔을 붙잡고 난리가 났다.
푸핰 역시 돈이 최고구나
태현이랑 범규를 겨우 떼어내고 뭔가 잊어버린 느낌에 뒤를 돌아봤더니 연준이가 오리마냥 입을 쭉 내밀며
괜히 돌멩이를 퍽퍽 치며 심통을 부리고 있었다.
"뭐야. 최연준 너 왜 그래"

"아..내가 이기면 상금 너한테 다 주면서 존나 멋있게 고백 할려고 했는데"
"..."

"저기 연준아. 아까부터 자꾸 염병 떠는데 이제 그만해주겠니?"
"우엑..야 태현아 우리 먼저 가있자. 연락할게 둘이 얘기하고 와"
"어딜 가는데!.."
"너가 소고기 안 사준다 했으니까.. 삼겹살 집으로 갈거임"
최범규 저 새끼가!.. 요즘 삼겹살도 비싸단 말이야
아니야 지금 삼겹살이 문제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연준이가 문제다.
"하아 그래서 나한테 고백할려고 점심도 안 먹고.. 우리랑도 안 놀고?"
"여주야 나 점심시간마다 너 보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ㅇ.."
"근데 내가 1등했잖아"
"...응"
"..그럼 고백 안 할거야?"
고백 안 할거냐는 내 물음에 연준이가 할 말을 잃었는지
멍 때리며 놀란 표정으로 내 얼굴만 바라봤다.
뭘 쳐다봐 이씨 난 쪽팔려 죽겠는데
왜 대답이 없어! 나 차인거야?
지가 먼저 들이댔으면서..너가 먼저 꼬셨으면ㅅ..
"..!"

"좋아해, 여주야"
최연준이 나를 끌어안으며 입을 맞췄다.
아, 진짜 존나 좋다 최연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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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왤케 길어진 것 같지..
늦어서 죄송해요 임시저장 안했더니 자꾸 글 날라가고 다시 쓰고 또 날라가고 ㅠ 반복이였어요
이제 꽃길만 걷자 연준 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