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티 나는 그 남자

14. 너무 좋아서 문제




- 버드 키스는 말이죠,



쪽-



Gravatar
- 이렇게 가볍게 하는 키스예요. 입맞춤이라는 말이 가장 알맞은.



 아, 세상에. 나 어떡해. 승아는 제 감정에 못 이겨 두 손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얼굴이 잔뜩 화끈거렸다. 어쩌면 어깨까지 열이 오른지도 모르겠다. 그런 승아를 보며 윤기는 살짝 당황한 채 걱정스럽게 말했다.



- 미안해요. 너무 갑자기해서 놀랐죠.. 혹시.. 싫었어요?
- ….아니요..
- 그럼.. 화났어요?
- 아니요…
- 승아 씨, 고개 좀 들어봐요. 우리 탕비실에 너무 오래 있으면 의심 받을 거예요. 나가기 전까지 얼굴 더 보고 싶단 말이야…



 와, X발. 승아는 이례적으로 또 윤기 때문에 쌍욕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속으로만 내뱉긴 했다만 이번에는 다분히 자신의 의지가 단전에서부터 올라온 경우였다. 물론 불쑥 튀어나온 욕에 놀라 속으로 움찔했지만 승아는 자신이 속으로라도 욕을 했다는 사실보다 지금 눈 앞의 이 남자가 드물게 어리광 부리는 모습이 훨씬 더 중요했다.



- 아, 진짜….. 윤기 씨랑 계속 연애하면 수명 줄어들 것 같아요…..
- 네?
- 너무… 너무 좋아서 문제라구요!



 너, 너무 크게 소리쳤나…? 들렸으면 어떡하지?? 아 진짜 남승아 바보똥개멍청이…!!! 승아는 제 감정에 못 이겨 확 뱉어놓고 그제야 눈치를 봤다. 윤기는 살짝 놀란 얼굴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다 웃어댔다. 승아가 부끄러워하며 그만 웃으라 말하자 그제야 좀 진정한 윤기가 말했다.



Gravatar
- 걱정을 좀 덜었네요. 그렇게 좋은 줄도 모르고 오늘 저녁에 키스는 어떻게 하나 사실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 와, 진짜…. 얼른 나가요, 여기서…
- 삐졌어요? 미안해요.
- 아니니까 얼른 나가자구요…. 이러다 들키겠어요…
- 음. 하긴, 지금 승아 씨 얼굴이 너무 빨갛네요.
- 모른 척 좀 해주시죠, 진짜…. 이러다 과부하 오겠어요…
-그 모습 보려고 이러는 건데.
- 나빠요….!!
- 하지만 싫진 않잖아요.
- 와……
- 책임져요. 승아 씨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 이미 충분히 책임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책임지는 것보단 즐기는 게 더 크지 않을까요? 고백도, 전화도, 뽀뽀도 매번 내가 먼저 했는데. 좋다면서 항상 소극적이잖아요, 그런 점이 귀여운 거지만.
- 아니, 아니 그런… 그거는…!



 승아는 벌게진 채로 반박 아닌 반박을 하려다 말았다. 중간에 누가 탕비실로 들어온 탓이었다. 윤기는 태연자약하게 승아에게 말했다.



Gravatar
- 그럼, 그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해주세요, 남주임 님.
- 아, 네, 네…!
- 하하, 승아 씨 살살해요~ 탕비실에서도 일 얘기하면 힘들어~
- 아, 네, 그럼요..!
- 아닙니다, 제가 먼저 물어본 걸요. 그럼.



 승아는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얄밉게 구는데 밉기는 커녕 더 좋아죽겠는 거지…? 승아는 먼저 나간 윤기를 멍하니 눈으로 쫓다가 김대리가 말을 걸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자기 커피에 얼음을 한 사발 넣고는 탕비실을 빠져나왔다.



-하하, 저렇게 다 티가 나서 비밀 사내연애를 어떻게 하려고.



 김대리의 혼잣말이 승아에게까지 미칠리 없었다. 워낙 연애 관련 촉이 좋은 사람이라 들킨 것도 없잖아 있겠지만, 이대로 가다보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