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의 정석

[연] 내 아이 선생님이 전남친이라면? 上

W. 말랑이래요




"마마-! 엄므아!"

​

"엄마 여기있지요-"

​

​

밑에서 팔을 뻗으며 안아달라고 하는 지유를 번쩍 들어 안으며 급하게 집을 나섰다. 어제 원장님한테 통화를 드리고 오늘 유치원에 가서 등록할 예정이였다.

​

새로 이사온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한적하고... 이웃 주민들도 친절한 것 같았다. 뭐, 이사온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지만..

​

​

​

"어머니 오셨어요? 너가 지유구나? 지유야 안녕~"

​

"아앙녕-!!"

​

"지유야 안녕 말고 안녕하세요 해야지"

​

으응 시러. 내 품에 파고들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지유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원장님의 인상은 인자하셨다. 어머니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

상담실로 향하니 원장님이 서류 작성과 여러가지 안내사항을 말씀 해주셨다. 유치원이 꽤나 크네.. 우리 지유가 적응을 잘해야될텐데.

​

"어머니 제가 곧 가봐야해서요 저 대신 지유 담당 선생님이 올거에요"

​

"아.. 네"

​

뭐 어차피 기본적인건 다 전해 들었으니까... 상관 없겠지. 금새 내 품에서 잠이 든 지유의 등을 토닥였다.

진짜 심각하게 귀여웠다. 통통한 볼을 콕- 찌르자 움찔하더니 조용히 칭얼거렸다. 헤헤 귀여워

​

드르륵-

​

"아, 안녕하세요 선생....."


Gravatar


"..한여주?"

​

"..어.. 어?"

​

​

최연준이다. 미친, 최연준이였다.. 진짜 최연준이다. 당황한 나와 마찬가지로 잔뜩 놀란 표정으로 서있는 최연준은 심각한 얼굴과 다르게 귀여운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

쟤.. 쟤가 담당 선생님이야?

​

이런 지독한 악연을 보았나.. 시발놈. 최연준과 나는 2년 전에 헤어졌다. 물론 그때의 나는 최연준에게

나 임신했다고!! 라고 말할 패기조차 없었다.

​


"..여기서 선생님 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

"그럼 너는.. 언제 결혼했었냐 애도 꽤 커보이는데"

​

"알 바야?"

​

​

지유는 사실 연준이를 똑 닮았다. 지유가 커갈수록 최연준을 닮아가는 바람에 마음 한 켠이 씁쓸하긴 했었지만.. 금이야 옥이야 내 새끼 이쁘다며 혼자 열심히 키웠다. 그것도 모르면서

​

​

"으응..엄므아- "

​

"어, 지유야 깼어?"

​

​

지유를 다시 고쳐 안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지유가 몇 번 눈을 꿈뻑거리더니 제 앞에 낯선 사람이 있다는걸 깨닫고 최연준을 빤히 쳐다보았다.

​

​

"아녕하세요!!!"

​

"... 안..녕"

​

​

알고 있을까. 지 새끼라는거? 나만 진실을 알고있으니 괜히 한공간에 세 명이 있는게 이상했다.

내 새끼 있고..애 아빠 있고 애 엄마 있는거잖아;

이게 무슨 개막장에 막장이야

​


"나 갈게."

​

"잠시만 한여주"

​

"..뭐"

​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나와 같이 벌떡 일어나 내 어깨를 붙잡는 최연준을 일부러 안 쳐다봤다. 그 와중에 내 품에서 우브브 거리며 침을 흘리는 아이의 입 주변을 닦아주었다. 그러다 최연준의 말에 온 몸이 굳어버렸다.


Gravatar


"..애 아빠는?"

​

"..."

​

"애 아빠는 누구야"

​

​

너야 시발놈아... 꽤나 진지하게 물어보는 최연준에 먹먹한 마음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

​

"집에 있어"

​

"..."

​

​

물론 개소리다. 애 아빠가 지금 눈 앞에 있는데 집에 있을리가 없다. 내 대답에 잠시 아무 말 없던 최연준이 가방을 챙기며 일어나는 내 모습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

​

"저기, 유치원 등록은 없었던 일로 해ㅈ..."


Gravatar

​

"왜 혼자 낳아서 길렀어. 그냥 헤어지자 하지 말지"

​

"..어?"

​

"나 지유 담당 선생님이야. 서류에 너 싱글맘이라고 떡하니 적혀져 있더라"

​

"..."

​

​

아 쪽팔려...거짓말한게 바로 들통나다니 괜히 수치스러웠다. 더이상 둘러댈 말이 없어 땅만 쳐다보니 최연준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

​

"누구 애야. 두 살이면 우리 헤어졌을 쯤이잖아"

​

"..알 거 없잖아"

​

"한여주. 솔직히 말해줘 그래야 너 도와줄 수 있어"

​

"뭘 도와주는데? 지금와서 말한다고 뭐가 달라져"

​

"내가 애 아빠면 말이 달라지지!!"

​

"..."

​

​

내가 움찔거리니 지유도 느꼈는지 놀라며 나를 꼭 끌어안았다. 조용히 말 해. 선생이란 새끼가 애 앞에서 소리를 쳐? 내 말에 최연준이 입술을 깨물었다.

​

"지유야 저기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을까?"

​

"네에!"

​

지유가 내 말에 얼른 품에서 벗어나려 바둥거렸다.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자 구석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서 잘 노는걸 확인한뒤 바로 표정을 굳히며 최연준을 바라봤다.

​

​

"그 때, 너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 쳐마신 날"

​

"..."

​

"..내가 조심하라 했지 시발새끼야"

​

"야 너는 그걸!... 지금 얘기하면 어떡해"

​

"내가 멋대로 낳아서 기른거 맞으니까. 내 새끼야"

​

알아들어? 이제와서 애 아빠인 척 할 필요 없다고.

​

그 말을 끝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아서 혼자 놀고있는 지유를 부를려고 할 참에 최연준이 내 팔을 붙잡았다.


Gravatar


​

"헛소리 하지마 한여주. 너네 집 주소 불러 오늘 당장 짐 싸서 들어가게"




___________________


희희

연준 팬이 많이 읽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