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________·
에피소드 01
질투하는 갱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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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ㅊ, 최수빈!! ''

'' 응..? 아... 어... 미안... ''
나는 수빈이를 퍽 밀며 그의 이름을 버럭 불렀다. 그는 입꼬리가 축 내려간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양심이 아파오는 얼굴이었다.
'' 으으... 누가 토끼 아니랄까봐... ''
나는 시무룩해진 수빈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준 것이 좋았는지 수빈이의 표정은 얼마 안가 다시 풀렸다.
'' 미안, 너무 반가워서 그만... ''
'' 누가 들으면 뭐라 생각하겠어? ''

'' 내 주인. ''
'' 최수빈 너어! ''
수빈이는 빙그레 미소만 지을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수빈이에게 답을 재촉하려는 순간 멀리서 연준이가 달려왔다.
'' 주인!! 강주임!! ''
...아마 연준이가 처음에 날 보면서 했던 말은 주임을 잘못발음 한것일것다. 응, 분명 그래야지.
'' 최연준! ''
나는 찝찝한 기분을 넣어두고 연준이를 향해 수빈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흔들었다.
'' 내가 먼저 찾았잖아. 나한테 먼저 왔어야지. 질투나게. ''
연준이는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그 표정에 나도 모르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뻔했다. 내가 입을 두어번 손바닥으로 툭툭 칠때쯤 연준이가 내 손목을 덮썩 잡더니 수빈이를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 주인, 저 늑대랑 껴안고 있었어? 내가 주인을 뻔히 기다리는걸 알고 있었는데도? "
순시간에 날이 선 연준이의 표정을 보고 흠칫 놀랐다. 연준이가 붙잡은 손목이 아파왔지만 말을 할 수 없었다.
" 어엇... 그게... "
내가 곤란해하자 연준이는 수빈이에게 답을 요구하는 듯 고개를 까딱였고 수빈이는 한숨을 푹 내쉬며 나를 뒤에서 안고 나 대신 답해주었다.

" 왜 그런걸 물어봐? 주인한테서 나잖아. 내 냄새가. 여우처럼 얍샵하게 우리사이 끼어들지말고 가던길이나 가 "
당장이라도 서로를 칠것같은 분위기에 나는 수빈이에게서 벗어나 냅다 연준이를 한쪽 팔로 껴안았다. 놀란 연준이가 잡고있던 내 손목을 풀자 나는 연준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 최연준! 안아줬으니까 질투하지말고 수빈이 죽일 듯이 노려보지마. 사촌인데 서로 친하게 지내야지. 그리고 내가 먼저 수빈이 꺼안은거야. 수빈이는 잘못없어 "

" 뭐...? "
그리고 곧 울것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수빈이를 바로 가르키며 말을 이어갔다.
" 최수빈...! 그... 미안했다! 그리고 주인이라니? 너 내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았지? 하... 진짜! 내가 주인이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 내 이름은 주인이 아니라 주임이라고! 강.주.임! "
둘다 어버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연준이를 살짝 밀어낸다음 연준이의 손과 수빈이의 손을 잡고 둘의 손을 연결해주었다.
" 야! 너희 잡고있어! "
둘이 꼼지락 꼼지락 서로의 손을 풀려고 했지만 내가 한 말을 듣고는 서로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 최연준, 수빈이는 늑대가 아니라 토끼야. 토끼보고 늑대라고 하면 어떡해? 늑대는 토끼를 잡아먹는다고! "
연준이는 억울하다는 눈빛을 보냈고 수빈이는 그런 연준이를 보며 샘통이라는 듯 키득키득거렸다.
" 다음, 최수빈. 너도 마찬가지야. 연준이보고 여우같다고 하면 어떡해? 골든리트리버라고 해도 됐잖아 "

'' 그치만... ''
이번엔 둘의 표정이 뒤바뀌었다.
" 자. 마지막으로 둘다에게 해당하는 말이야. "
서로를 마주보던 둘은 마치 짠듯 동시에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크게 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쉬며 말했다.
" 그리고. 내 이름은 강주인이 아니라 강주임이라고!!! 제발 좀 제대로 좀 불러!! 남들이 보면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볼거 아니야!! "
나는 그 상태로 후다닥 내 방으로 들어갔다. 둘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말로 나를 붙잡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있는 힘껏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기분이 들었다. 내 심장에 손을 얹고 숨을 천천히 두어번 내쉬니 아까보다 진정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짐을 하나, 둘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 강주임, 난 풀어주고 가야지 "
어디서 들려오는 연준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휙 돌렸다. 창문으로 보이는 연준이는 창틀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 풀어줬잖아 "
" 난 아직 안풀렸는데? "
연준이는 싱긋 웃으며 창틀에 올라탔다.
" 멀리 떨어져. 안그럼 다쳐 "
'' 미, 미친! 내가? 아님 너가? ''
'' 당연히 주인님이 ''
연준이는 방긋 이쁘게 웃으며 나를 가르켰다.
" 아니, 너 거기서 내려와! 안그럼 다친다고!! 야!!! 최연준!!! "
" 그러게 나 풀어주고 갔어야지 "
" 아아, 미안해!! 그러니까 진짜 좀!!! 아!! 풀어줄게!!!! "

" 좋아 "
연준이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내 심장을 쓸었다. 진짜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나는 빨리 연준이를 보러가기 위해 문으로 달려갔다. 곧이어 우당탕 소리가 났다. 놀라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딱딱한 무언가 나를 막았다.
" 어...? "
" 잡았다. "
연준이가 내 허리를 가볍게 감싸며 외쳤다. 내가 박은 곳은 연준이의 가슴팍이었다. 연준이의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렸는데 이게 내 심장소리인지 연준이의 심장소리인지 모르겠다.
지금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놀랐으니까. 연준이도 자신이 실패해서 떨어질까봐 많이 놀랐나보다.
" 이... 이...! 최연주우...운!!! "
나는 몸을 휙 돌렸다. 덕분에 문과 연준이의 사이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렸다. 연준이는 살짝 허리를 숙여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 지, 지금 창문으로 넘어들어 온거야? "
" 왜이래. 자주 그랬잖아 "
" 그래도... 수인화 상태일때 넘나들었잖아! "
" 인간일때도 넘을 수 있나보지 "
태연하게 말하던 연준이의 머리를 한대 콩 쥐어박았다. 연준이는 아프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머리를 비볐다. 마치 너무 아프다는 표정과 함께.
" 힝... 아프잖아 주인. "
" 주인이라는 말 그... 하... 됐다 됐어. 너 마음대로 해. 대신 남들 앞에서는 하지마 "
" 노력해볼게 "
" 최연준? "

" 으응, 알겠어 알겠어. 안할게. 근데, 나 언제 풀어줄거야? "
나는 피식 바람새는 소리를 내며 내 양팔을 꼬아 팔짱을 꼈다.
" 어떻게 하면 풀릴거 같은데? "
" 다 들어줄거야? "
" 들어보고? "
" 뭐야, 풀어줄 사람의 자세가 안돼있잖아? "
" 에휴, 알겠어 알겠어 "
나는 대충 연준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토닥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연준이가 훌쩍 커버린 탓에 등이 아니라 허리를 토닥여주었지만.

" 이걸로는 안될거 같은데? "
연준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순간 화가 욱 치밀어 올랐다. 나는 고개를 휙 올려 연준이를 올려다 보며 짜증난다는 표정을 장착하고 말했다.
" 아 그럼 뭐 어쩌라고!! "
연준이는 순간적으로 허리를 훅 숙였다. 내 입술앞에서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내 볼에 살짝 입을 마추었다.
" 이걸로 만족할래. "
나는 연준이가 입을 마춘 내 볼을 쓰다듬으며 연준이를 바라보았다. 연준이는 휙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지만 붉어진 그의 얼굴까진 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 너가 먼저 뽀뽀했으면서 왜 빨게지는건데? "
" 으으... "
" 너가 생각해도 무리수였지? "
내 물음에 연준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작고 귀여운 포메같았으면 지금은 왕크왕귀. 골든리트리버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다른 사람한테는 하지마 "
" 주인, 이거 질투야? "
" 아니? "
'' 그럼 왜? 왜 다른 사람들한테는 하지마 ''
'' 다른 사람도 당혹스러울거 아니야! ''
" 난 너무 질투나는데, 그러니까 주인도 질투해줘 "
" 진심이야? "

" 내가 너한테 진심이 아닌적이 있었나? "
나는 짓굳은 표정을 지으며 연준이의 코를 툭 쳤다.
" 그야, 난 모르지 "
" ... 주인, 있지 "
연준이는 한참 뜸들이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 나는 누가 주인이랑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짓한다하면 "
그리고 내 늘어트린 머리카락 몇가닥을 움켜쥔 다음 머리카락에 입을 마추었다. 여전히 시선은 나를 향한채말이다.

" 정말이지 죽여버리고 싶은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