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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는 너그럽게 봐주시고 손팅 해주세요.
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제 2화
불행?

" 으으.. 몇 시야.. "
회사를 가려고 맞춘 알람소리에 휩싸이며 일어났다. 전날 불편한 자세로 소파에서 잠이 들었는지 목이 살짝 뻐끈해서, 손만 뻗어 핸드폰30분 거리, 준비하는데 30분이니까, 지금이 8시..? 30분??
" ..,지각인ㄱ..! "
저를 끌어안는 손길에 다시 소파에 누워졌다. 꼬옥 감은 눈을 떠서 저를 잡는 손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더니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숨을 헙하고 멈추더니 볼이 발그레해진다.
" ㅂ..바다야? "
" ... 윤기야, 더 자. "
" 8시 30분이야! "
" 씁- 네 부인이 이사님이야, 피곤하면 더 자. "
더 반박하려고 하려 벌린 입을 막은 바다는 더 자라는 듯 윤기의 등을 끌어안았다. 회장님의 금지옥엽 따님이라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디자인부 인력인 자신이 빠지면 부장님한테 잔뜩 까질 게 뻔했다.
" 김바다 씨, 나 진짜 출근해야 해요-. "
" 안니야.. 오늘 늦게 가도 돼.."
" 왜? 오늘 쉬는 날이야? "
" 아니- "
윤기는 피곤한 듯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작은 소파공간에서 바다까지 일어나니 더 꿀렁이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렸다. 그런데 바다의 다음 말을 듣고 윤기는 소파 위에서 떨어질 뻔했다. 자신을 붙잡는 바다가 아니었으면. 아니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결혼 이후에 아마 다시 듣기 싫었던 말.
" 아버지가 널 만나고 싶어하셔서."

차라리 회사일을 하고 만다. 말끔히 입은 정장에 흐트러짐이 있는지 다시 확인한 다음, 바다에게 조심히 가는 윤기는 걸음거리와 다르게 조급해보였다. 손톱을 뜯으며 문을 다른 손으로 똑똑 두드렸다.
" 그으- 지금 가야 맞출 것 같은데, 준비 다 했지? "
" ... 들어가도 돼? "
손잡이에 손을 놓는 순간 열린 문에 문과 같이 앞으로 쏠리는 몸에 당황하다가 한 손으로 제 상체를 팔로 받들어 세워주는 바다에 볼이 빨개졌다고 한 건 안 비밀. 쨌든, 시간에 맞추려고 늦게 가도 된다고 칭얼거리는 바다를 잡고 차에 탄 윤기는 조수석에 바다를 앉히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 지금 너 일주일 째 야근하잖아. 빨리 자. "
" 아니, 굳이.. "
" 씁- 주무세요, 바다 어린이. "
" ...네에- "
시무룩해지는 거 귀엽다.
라고 생각하는 민윤기... 바다의 아버님을 생각하면서 잠든 바다를 보고 엑셀을 세게 밟는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 아파오니 관자놀이께를 꾹꾹 눌러보지만, 오늘은 제발 잘 넘어가길 바라며 고급 레스토랑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 왔나? "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장인어른, "
...나 호칭 제대로 썼는데, 초반에는 회장과 신입사원으로 만났으니, 회장님이라고 안 부르고 장인어른 이라고 부르는게, 별로였나.
" 아빠, 이게 얼마만이야.. 대면 좀 해주지.. "
" 오구, 그래 아빠가 미안해. 바다야, 뭐 좀 시키고 있을래? 아빠는 윤기랑 얘기하고 올게. "
" ... 응. "
식당의 베란다 쪽 바다의 아버님이 카드를 슬쩍 내밀자 공간을 안내해주는 직원 덕에 단 둘이 있게 됐다. 왜 바다가 망설여했는지 알 것 같다. 평소에도 날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단둘이 있으면 얼마나 사이가 좋을까.
" 자, 윤기야. 결혼생활은 즐겁니? "
" ... 네. "
" 쯧, 넌 아직도 눈치가 없는 게냐. "
윤기의 머리를 주름진 손으로 톡톡 치면서 말하는 폼이 꽤나 기분이 더러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TESIA 그룹을 이길 회사가 있긴 한가. 이제 제 터를 튼 직원을 자르는 건 쉬웠다. 특히 제 미래를 위해, 남편 하나 자르는 것도 쉬울테고. 윤기랑 결혼할 거라고 떼를 쓰는 바다 덕에 겨우 반대를 뚫고 결혼을 할 수 있었지. 뒤로 밀려나며 인을 표정으로 외치는 윤기에게 회장은 비소를 날렸다.
" 그 똑똑한 머리로 내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나. "
" 재구실을 하게. "
" 내가 너를 봐주는 건, 잘 알 텐데. "
" 회장님은.. 저를, 언제쯤 받아들이실 겁니까? "
삽시간에 비소도 사라지고 정색을 빠는 회장이 벽 끝까지 윤기를 몰아가더니, 비로소 윤기에게 남은 가족의 희망을 빼았았다.
절대. "
" 양심이 있는 게냐? 결혼 한 것만으로 대단히 여겨라. "
입을 앙다물었다. 윤기는, 이제 일말의 끈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은 왜 항상 회장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단순히 대학이나 직급 차이인건지. 아니면 회사를 이을 후계 때문인지.
휴대폰을 만지작 대던 회장이 제 앞에 바다와 저의 결혼 기사를 보여준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제일 의문이라고 유투브에 떠돌아다니던 자신의 신상 정보가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 기사 제목, 네 눈이 썩지 않았으면 보일텐데. "
' TESIA 회장 딸, 일반인과 의문의 결혼? '
' TESIA 외동딸, 평범한 동갑과 결혼한다. 왜? '
" 잊지마, 민윤기. "
" 너는 우리 회사의 수치다. "
" 완벽한 회사에, 너라는 오점이라고! "
짝.
윤기의 고개가 돌아감과 동시에 주저앉아서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렸다. 아무 일 없었다듯 방을 나서서 바다에게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나를 찾는 물음이 들렸고 먼저 갈 거라는 소리가 이어졌다. 투명한 액체가 얼얼한 볼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눈물을 닦지 않은 채 놓지도 못한 자신의 클러치백을 들고 바다가 집으로 다시 오게 비서에게 차키를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비서조차 웃으며,
" 이사님은 회장님과 나중에 함께 오실겁니다. "
" 그리고 회장님께서, 오늘 회사 출근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
저건 진짜 오지 말라는 소리다. 차라리 가고 싶었던 회사. 가방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디자인들. 내가 뭘 위해 하는가 싶으며 얼굴을 가린 채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집 근처 공원을 불렀다.

주황빛 택시를 타고 창 밖을 내다보았다. 오늘 행복할 거라 생각하고 아침에 여러 번 바다에게 유독스레 설렜던 제 맘을 점심이 거의 지나갈때쯔음 그게 아니라는 듯 식히는 날이었다.
벌레가 울었다. 비가 내렸다. 우산이 없었지만, 상관없이 택시에서 내려 비를 맞고 갔다.
' 김바다 보고 싶다. '
-아, 근데 내 생각하려나,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너여서 말이야.
-오늘은 그냥 운 안 좋은 날이라고 생각할래.
-난 너를 믿으니까, 너만 믿으니까 바다야.

' 김바다, 사랑해. '

바다는 그들을 부르고,
제 2화
불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