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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던 연준에 수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점을 가졌다. 자신이 뭘 잘못하기라도 했는지 금방 연준의 시선을 피하며 무릎 꿇고 잘못이라도 빌까 싶어 조심히 연준이 앞에 무릎을 꿇고 토끼 같은 입술을 움찔거리기만 했다. 그런 수빈을 옆에서 힐끗 바라보던 범규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고, 연준이 역시 그런 수빈이를 의아하게 보다가 웃음을 터뜨리다 말했다.
"최수빈 뭐 하냐 너?"
"네? 아니, 저 뭐 잘못한 거 있는 것 같아서......"
"잘못? 무슨 잘못?"
"... 어 그냥 너무 형을 편하게 봤다는 거.....?"
"내가 왜 쳐다봤는지 이유도 안 물어보고 무작정 무릎부터 꿇으면 하느님이 날 뭐라고 생각하겠냐"
연준의 말에 얼굴이 붉어진 수빈은 서둘러 꿇었던 무릎을 풀고 일어나 괜히 씩씩 거리며 연준이를 바라보자 코트를 건네주던 연준이가 수빈이의 머리를 헤집어 놓듯 쓰다듬어 주다가 이내 씩 웃으며 어깨를 다독여 주곤 다시 입을 천천히 열기 시작했다.
"잘못한 거 없으니까 의기소침해하지 마. 그냥 본거야, 오해하지 마."
"아니 그럼 표정이라도 풀고 말하던가요...! 저 진짜 잘못한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어엉~ 알았어 알았어 착하다 착해"
익숙하게 수빈이를 어르고 달래던 연준은 바지 주머니에 손만 집어넣고 공방을 떠났고, 괜히 연준이를 보던 수빈은 손에 쥐어진 코트만 만지작 거리다가 범규를 바라봤다. 내무 감찰관답게 천사들의 모든 선행들을 기록하는 범규가 나긋하게 선행 표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괜히 범규가 뭔가를 적는 게 궁금했던 수빈은 범규 근처를 기웃거렸고, 그런 수빈이를 바라보던 범규가 선행 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서 연준이 형이 선행이 제일 많네요, 미카엘답게."
"야... 그래도 나도 막 어? 얼마나 선행을 잘하는데"
"알죠, 근데 아직까지 1등은 연준이 형이에요."
범규의 말에 시무룩해진 수빈은 입술을 삐죽이다가 코트를 들고 공방을 나섰다.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이 지구를 차갑게 만들었을 때 즈음, 처음으로 태현이와 휴닝 카이가 인간세상에 발을 들였다. 하늘궁전과는 다르게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자 괜히 몸을 움츠리다가 정체를 숨기고 천천히 골목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중세시대 풍의 골목을 지나 휴닝 카이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다 낡아 판자들만 겨우 얹혀 있는 외딴 옷가게였다. 그 안에는 아픈 어머니의 간호를 하고 있던 20살 남짓의 소녀가 있었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십자가를 꼭 쥐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몰래 바라보던 휴닝 카이가 우연히 골목을 지나던 연준이와 마주했다.
소녀의 기도에 이끌리듯 온 것인지 연준이도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했고, 휴닝 카이와 연준이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옷가게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세하게 딸랑 거리는 작은 종소리에 기도를 하던 소녀가 비좁은 옷가에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 소녀는 언제 시무룩했냐는 듯이 밝게 웃어 보이며 연준이와 휴닝 카이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뭐 도와드릴까요?"
창백할 정도로 백옥 같은 피부와 크게 꾸미지 않았는데도 수수한 모습이 아름다웠던 그 소녀는 하얀 피부에 걸맞게 단발의 새까만 머리를 하고 있었다. 연준이와 휴닝 카이는 서로를 힐끗 보다가 연준이가 먼저 그 소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녀와 눈높이를 맞추며 옅게 미소를 띠곤 입을 열었다.
"꼬마야, 이름이 뭐니?"
"... 서수진이요"
"수진이? 여기서 혼자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었던 거야?"
"네, 제가 돈 많이 벌어서 어머니 수술하면 나을 수 있대요 그래서 그렇게 많진 않지만 손님들을 받으면서 옷가게 일을 하고 있었어요"
수진이라는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연준이는 괜히 방 안쪽에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다가 이내 수진에게 천사의 증표가 담긴 황금의 십자가 하나를 건네주며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딱 봐도 고가로 보이는 십자가를 받을 수 없었던 수진은 괜찮다며 거절을 했지만 연준이는 그런 수진이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선물이야, 가지고 있어."
"괜찮아요 전."
"그럼 그 십자가에 기도를 해봐, 천사들이 기도 듣고 어머니를 낫게 해 드릴 수 있는 거잖아 맞지?"
연준이의 설득에 결국 십자가를 받아 든 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십자가를 손에 꼭 쥐었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하느님이 당신들을 꼭 도울 거라고 말하고선 안으로 들어가 실컷 연준이와 휴닝 카이에 대해 자랑을 했을 땐 이미 연준과 휴닝이는 모습을 감춘 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