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진실의 밤이 지나고, 집 안은 다시 평온해졌다.
하지만 평온해진 건 겉모습뿐이었다.
소희는 매일같이 지민의 사무실로 내려가, 연성 조직의 자료를 정리했다.
그런 소희의 모습을 보면 해진은 지민에게 말했다.
"요즘 소희 좀 조용한 것 같지 않아?"
"... 조용한 게, 오히려 이상하죠."
"흠... 일단 지민이 너가 봐야할 게 있어.
화양이 또 정보를 빼간 것 같아. 이번엔 인도 쪽 입찰 건...
우리 측 입찰 정보 통째로 넘긴 것 같네."
지민의 표정이 굳었다.
소희는 천천히 눈을 들었다.
“...화양이 내부에 사람 심은 걸까요?”
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 높아.
우리도… 보내야할 것 같아. 누군가 잠입해서, 안쪽 상황 파악하고 오게.”
소희는 그 말에 몸을 일으켰다.
“…그 일, 제가 해도 되나요?”
모든 시선이 소희에게 쏠렸다.
“소희야.”
지민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건 안 돼.
거긴 장난으로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알아요.
하지만 전…
그 조직이 제 부모님을 어떻게 죽였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인간들이... 뭘 얼마나 더럽게 해왔는지. 제가 알고 싶어요.”
지민은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무서우리만치 결연했다.
“너는…”
“전 지켜지는 거 싫어요.
그리고 약해서... 그냥 이용만 당하고, 끝나는 건 더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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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세요.”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던 지민은, 결국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그럼, 내가 가르쳐줄게.”
"....!"
“최소한 살아서 돌아올 수 있게는 해야 할 거 아냐.”
그의 말투는 건조했지만,
그 안에는 소희를 지켜내기 위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내일부터 시작하자.
살아남는 데 필요한 건 다 알려줄 테니까.”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뭐든지 할게요...!!”
그 말에, 지민은 잠시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이듯 말했다.
“…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불안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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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