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살아남길 원한다

Episoed 09. 방계 혈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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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살아남길 원한다





W. 꽃서령














“카르시아님은 어디갔지?.”





갑작스런 황궁의 부름에 불려가 돌아온 뷔는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카르시아부터 찾았다. 떠나기 직전에 마탑주와 둘이서 대화를 한 것도 그렇고, 혼자 두고 저택을 떠난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복도를 이리저리 헤메고, 침실까지 찾아갔는데 텅텅 비어있는 방을 바라보며 언뜻 불안감이 휘몰아쳐오기 시작했다. 절대 그런 일은 없겠지만, 카르시아님이 떠났나 부터 시작해서- 황제가 그녀를 알아봤나.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뷔는 급한 마음에 카렌을 붙잡고 물었다. 하지만 불안했던 그의 심정에 비해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도 덤덤했다.





“카밀라님께선 에덴베르가로 돌아가셨습니다.”

“…뭐?.”

“카밀라님은 복수를 위해 사시는 분이시죠. 공작님께서 이렇게 그분에게 목을 매시면, 그분께 짐만 됩니다.”





순간적으로 사고회로가 정지되는 느낌을 받았다. 돌아갈 수 있다. 그래, 그녀는 복수를 해야했으니까. 어느정도 마음에 준비를 하고있었고, 게다가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니 자주 볼 수 있을거라 그렇게 생각했다. 황궁에 불려가리 전까진.

황제, 하인스 이안 헬리오. 그는 엄청 치밀한 녀석이였다. 카르시아의 죽음을 알고 황제를 죽이려고 한 자신을 살려둔 것을 보면 말이다. 마음같아선 무시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복수를 돕기 위해서라면 아직 권력은 유지해야 했기에 간 것이였는데 황제는 응접실에 들어서자마자 뷔의 신경을 긁어대기 시작했다.





“하나만 묻지. 카르시아의 시신은 어떻게 했지?.”

“하!, 지금  당신이 물을 자격이 있습니까?.”





흥분하는 뷔의 앞에서 침착하게 티스푼을 든 황제는 찻잔을 휘저으며 느릿하게 입꼬리를 늘렸다.





“카르시아는 내 여인이잖아.”

“……!”

“그리고 내가 죽였고.”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모습을 본 뷔는 기어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면상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는 황제였고, 복수는 카르시아의 몫이라 생각해서 참고있었던 건데. 뻔뻔하게 지껄여대는 모습을 보니 토약질이 다 올라올 것 같았다. 

그 개소리를 듣고 오는 바람에 기분이 한껏 안 좋아있었는데, 카밀라 마저도 떠났다고 하니 뷔는 더욱 환장할 노릇이였다. 에덴베르가로 가는것?, 괜찮다. 하지만, 그게 왜 하필 오늘이냔 말이다. 그것도 황제가 그녀의 시신에 대한 출처를 물은 오늘.





“카렌, 카르시아님의 원래 시신은 어떻게 했지?.”

“일단 사람을 시켜 살아계신 것처럼 몸 단장을 해놓긴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공작님 외에 출입하지 못하는 지하실에 계시구요.”





무사히 있다는 말을 듣자 안도감이 몰려왔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깔끔하게 사라지지않았다.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올리는 뷔의 모습을 보고서 ‘아, 황제랑 카르시아님 일로 한바탕 하고 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뷔의 다음 말에 진중하던 카렌은 놀라 말을 더듬었다.





“황제가 카르시아님의 시신을 찾아.”

“ㄴ, 네?. 아니 시신은 어디에 쓰려고…”

“그건 나도 모르지. 그 미치광이는 사랑의 증표로 준 ‘마검’ 으로, 카르시아님을 죽인 놈이야. 내가 그 놈의 속내를 어떻게 알아.”





카렌은 곰곰히 생각했다. 아무리 마녀의 육신이 희귀하다고해도, 이미 죽은 시신은 시신일 뿐이였다. 옛날 서적과 마녀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카렌의 머릿속에도 ‘마녀의 육신으로 -을 할 수 있다.’ 라는 내용은 전혀 보지못했다는 것이다. 뷔는 카렌의 반응에 더욱 불안했다. 속셈이라도 알면 미리 방어아도 할텐데, 무엇을 노리는지 알 수 없으니, 그저 손 놓고 기다려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카밀라 에덴베르가로 향했다는 소식을 듣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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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아무리 카르시아님을 존경하고 …조, 좋아해도 그렇지 그 분의 앞길은 막지않아. 오히려 도와드리면 모를까…”





하지만 저 말이 사실이라면 곤란했다. 황제가 카르시아의 시신을 원한다면 더 나아가서 카밀라의 분위기도 곧 알아챌 터. 눈치빠른 황제가 못 알아챈다는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였다. ‘에덴베르가로 가서 그분께 알려드리면 좋을텐데…’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뷔는 좋은 생각이라며 손 뼉을 쳤다.





“그래, 내가 카르시아님께 가서 알려드리면 되겠다!.”

“네?, 하지만 공작님께서는 카밀라님의 몸과 접점이 없으시잖습니까?…”

“왜 정상적인 루트로 만날거라 생각하지?. 새벽에 창가로 들어가면 되는거 아닌가?.”





아니, 그건 그렇지만… 카렌은 뷔가 자신의 한쪽 눈이 불구라는 사실을 되새겨 줄까도 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카르시아의 일이면 무엇이든 하고 무조건적 사랑이 한때는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고 저렇게 볼을 붉히며 좋아하는데 안된다고도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 카렌은 뷔에게 중요한 사실들을 읆어주기 시작했다.





“자 기억하셔야 됩니다. 첫째, 절대로 들켜선 안됩니다. 둘째, 지금 공작님은 한쪽 눈이 안 보이시니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셋째, 황제의 얘기만 하고 바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좋다고 옆에 있다가 지체되면, 들킬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잔소리는. 알았어, 다 지키면 되는거잖아.”

명심, 또 명심 하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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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덴베르가로 향한 카밀라는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귀신보듯 바라보는 사용인들에 조소를 내뱉었다. 놀라울 만 했다. 저들에게는 죽은 사람이 살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이렇게 공작저 안이 어지러울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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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들 권력 다툼에 집안을 돌볼 시간이 없었나보지?.”





사용인들은 하나같이 주변이들의 눈치를 보았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눈치만 보고 있다니… 카밀라가 이 저택에서 얼마나 취급을 받았는지 이것만으로 알 수 있었다.





“대답도 안 하네. 웅성거리는 걸 보니, 내가 죽어 귀신이 된 건 아닌데…”

“… …”

“왜, 내가 죽다 살아오니 너희 목숨도 세 개는 됬나?!.”





잔뜩 움츠러 들었다. 20년간 단 한번도 소리지르지 않았던 공녀인데, 갑자기 죽다 살아오니 180도 달라진 모습에 사용인들은 하나같이 쑥덕거렸다. 말로 해서는 안 될것 같아 본보기라도 보여줄 요량으로 소매 안에 감춰둔 작은 리볼버를 꺼내드려는 순간. 저택 로비 가운데에서 맑고 우랑찬 소리가 카밀라의 행동을 멈춰서게 만들었다.





“고, 공녀니이임-!!!.”

“…무, 뭐야?.”





너무 빨리 달려오는 바람에 밀어낼 틈새도 없이 품에 안겨버린 조그만한 여자아이를 보고 당황해 그대로 얼어버렸다.





“흐윽, 저, 정말로… 돌아가신줄, 끕, 알았어요…”





가만히 있어보자… 카밀라의 기억에서 이정도 또래가 되는 여자아이를 본 것 같은데. 눈동자를 굴리며 겨우 생각을 짜내니 얼마안가 품에 안겨있는 아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이름은, 리한나. 길거리 천민 출신으로 길가다가 카밀라가 거둬먹인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저택에서 모두가 배척당할 때, 유일하게 그녀의 옆에 있어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최측근이였다.





“사고, 흑, 소식을 듣고 제가 얼마나, 놀랬는지, 흐아앙-!!”

“저, 저, 저, 잠시만… 우선 울지말고 내 말 부터…”





카밀라는 손만 겨우 움직이며 한나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기 시작했다. 그녀가 카르시아였던 시절 구해준 이들은 전-부 성숙했던 아이들인지라, 이렇게 눈물 많은 아이를 어떻게 달래는지 몰라서 애만 쓰고 있었을 때. 한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검지 손가락을 지켜들어 사용인들이 있는 곳을 가르켰다.





“공녀님, 저것들을 전부 해고시키세요!.”

“무슨 일 있었니?.”

“있고말고요!, 공녀님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방계 귀족들에게 줄을 댄 녀석들이에요!. 게다가, 몇몇은 공녀님의 방에 들어가서 드레스와 장신구를 훔치기도 해서, 제가 밤을 새가면서 공녀님의 방 앞을 지켜냈어요…!!.”





하나 둘씩 눈을 피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조소가 흘러나왔다. 눈을 피하는걸 보면 한나의 말이 아주 거짓은 아닌 모양이지. 방계들에게 줄을 선것은 살기위해서 그랬다 치지만, 주인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카밀라는 보란듯이 한나를 품에 끌어안고 사용인들을 항해 가소롭다는 표정을 비췄다.





“우리 한나가 힘들었겠구나. 하지만 걱정마렴, 이제 내가 왔잖니?.”

“아, 하지만… 이미 방계 귀족들은 회의실에서 누가 가주 자리를 차지할지 얘기하고 있어요. 지금이라면 늦지는 않았지만, 공녀님은…”





끝을 흐리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럴만도 한게, 한나가 본 카밀라의 이미지는 이리저리 치여도 아무말도 못하고 끙끙 앓기만하는 가련한 여자였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껍데기는 카밀라일지 몰라도 속은 전쟁터를 놀이터처럼 다니던 ‘마녀, 카르시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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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 한나. 저들은 오늘 내게 돌아선걸 땅치고 후회할거야.”

“네?, 어떻게…”

“난 오늘 내 자리를 되찾으러 왔거든.”





내 자리라 함은 단 한가지만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가주’ 자리. 품에 안겨있던 한나는 손을 꼼지락 거렸다. 제 주인을 믿지만, 그동안 지켜봐온 그녀는 한 없이 여렸기 때문에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한 것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걱정되는 것이였다.





“…하지만 공녀ㄴ,”

“쉿. 한나, 어르신들이 있는 곳을 안내해 주지 않으련?. 오늘 아주 재미있는 관경을 보게 될 거란다.”

“… …”

“그러니, 나를 믿어주지 않겠니?.”





입가에 잔뜩 스며든 매혹적인 미소는 한나를 설레게 했으며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과연 알았을까. 

저 아름다운 미소에 숨겨진 아주 매서운 본성을.





“…알려드릴게요. 저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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