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미쳤지, 김태형..."
"여주는 불편했을텐데 또 내 생각만...."

"여주가 날 다시 봐줄 거 같았냐고..,"
진짜 최악이다 김태형. 남친 있는 애한테 좋아한다니... 그래, 좋아한다곤 할 수 있는데 왜 나에게 와줄 거처럼 군 건데..? 나보다 더 잘난 남자 두고 나에게 오겠어?? 무슨 자신감인 거야, 김태형... 여주에게 들었던 최악이라는 단어가 너무 큰 충격이었다. 여주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당연히 내가 아내두고 바람피는 사람처럼 보이겠지, 이기적인 사람으로....
"내일이야, 나 너무 설레."
"넌 안 설레? 결혼한다는 게."
"응, 너랑 한 결혼이라서 안 설레."
"...그래, 얼른 자."
"내일 많은 사람들이 올 거야, 가식적으로라도 웃어줘."
"명색에 H그룹 딸인데 결혼식 날 불운의 여주인공 같은 거 하기 싫어."
여주랑 못 만나도 윤주현이랑 결혼 약속 하지 말 걸. 아버지가 뭐가 좋다고, 갑자기 무슨 효도를 하겠다고 윤주현이랑 결혼하겠대... 어차피 아버지 회사는 망할텐데. 그냥 자기 아들이 H그룹 후계자라고 자랑하고 싶으신 걸까? 난 그딴 거 필요없는데. 여주만 있으면 되는데...

"여주야, 오늘 너무 예쁜 거 아니야?"
"응, 너 눈에만."
"오늘 사람 되게 많을텐데 모르는 남자가 채가면 어떡해?"
"걱정 마, 나 전정국 아니면 눈에 안 들어와."

"말도 예쁘게 하지ㅎ 진짜 이쁜짓만 한다니까."
부장님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부장님 때문에 오기 싫었지만 회사 사람들 다 온다는데 나만 빠지면 좀 그렇잖아?? 혼자 오긴 내가 부장님을 마주볼 자신이 안돼서 정국이도 데려왔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기자들은 어떻게 알고 정국이를 보곤 달려오는데 내 남친이 이렇게나 유명한 사람인지 오늘 실감했다. 진짜 멋지다, 내 남친.
"와... 여주씨 K그룹 이사님이랑 연애하고 있던 거였어?"
"왠지 그때 차도 좋고 슬쩍 보니까 완전 잘생겼더라."
"여주가 더 예쁘죠ㅎ"
"크으... 다정하신 것 좀 봐..."
"우리 여주 잘 부탁해요ㅎ"
"이거 제 명함이니까 여주 괴롭히는 사람 있으면 연락주세요."
"백화점 가서 여주 이름 얘기하면 세일해드릴게요."
결혼하는 건 H그룹 딸과 김부장님이신데 어째 정국이 얘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정국이가 유명 기업 이사라는 이유로 나에게 가식적으로 대하겠지. 이래서 정국이를 소개하고 싶지 않은 거였는데... 멋있긴 하지만 한 편으로 두려웠다. 정국이 여친이 고작 중소기업 대리라는 게 세상에 알려지고 욕 먹을까봐. 나 자신도 정국이와는 안 어울리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오죽할까.
"..김부장님, 결혼 축하드려요."
"...아.. 왔네,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랜만이네요, 김태형씨."
"..이사님 너가 부른 거야?"
"남친인데 따라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원 플러스 원이랄까ㅎ"
전정국 기억력도 좋지. 부장님과 썸타고 있던 그 시절, 계약하러 들어갔을 때 정국이 엿 먹이려고 부장님이 했던 말. 부장님도 그 때를 기억하고 있는지 표정이 썩은 표정이었다. 우리 철없는 정국이는 그 표정보고 이겼다고 생각하는지 싱글벙글 웃고 있고.
"..온 김에 밥도 먹고 가."
"누나, 밥은 우리끼리 먹어요. 나 사람많은 곳에서 못 먹어."
"..아, 기자들 때문에 불편하겠네..."
"이제 얼른 가요, 여기 있기 싫어."
"사람 많은 곳도 싫고, 남자들 많은 곳이라면 더더욱."

"누나 내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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