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의 직진

46 : 연하남의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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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의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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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왔네.“

”..당연하지, 너 결혼식인데.“

“올 줄 몰랐어요.. 솔직히.. 서로 불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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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었어, 너가 웃는 모습을.”

“나랑 윤주현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테니까..”

“너는 전이사님이랑 있을 때 가장 밝잖아...ㅎ”







오늘은 아주아주 행복한 나와 정국이의 결혼식이다. 아무래도 정국이 회사가 보통 큰 게 아니여서 결혼식도 되게 화려했다. 넓은 식장과 화려한 장신구들, 그리고 수많은 하객까지. 중소기업에서 일했던 나는 고작 7명의 하객이 끝이었다. 거기다 그 중 김부장님도 계시지. 예의상 청접장이라도 보낸 건데 진짜 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아주 슬픈 눈을 하고 마주할 거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와줘서 고마워요.“

”온 김에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가요.“

“..내가 많이 불편해..?”

“...네?”

“오늘은 너가 주인공이잖아.. 괜히 나 때문에 우울한 건가 싶기도 하고...”

“불편하면 나갈게,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웃어.”

“...안 불편해요, 다 추억이죠 뭐..”

“제가 부장님 부른 건데 불편했으면 안 불렀죠.”

“...응ㅎ”







날 초대한 이유가 뭘까 한창 고민했다. 과연 내가 여길 와도 되는 걸까, 다른 남자와 행복한 여주를 보고 내가 상처 안 받을 자신이 있을까.. 근데 여주가 너무 보고싶었다. 이왕이면 마지막은 서로 웃는 얼굴로 지나가길 원했다. 정말 양심 없지만... 여주가 나를 너무 나쁜놈으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곧 들어가겠네.”

“너무 떨지 말고.. 남편이랑 행복하게 살아.”

“부부싸움 같은 건... 안 했으면 좋겠다.”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ㅎ”

“행복할 거예요. 나도, 부장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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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ㅎ 결혼 축하하고.. 좀이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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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 입장!!”







와아ㅏ-!!! 사회자의 말에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정국이와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였다. 내딛을수록 정국이와의 결혼이 더욱 실감났다. 내가 과연 아내역할을, 또는 엄마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평생 행복만하면서 살 수 있을까? 만약 사이가 틀어지면 어떡하지? 몇 분 되지도 않는 그 길에서 수많은 걱정과 고민을 한 것 같다. 정국이에게 완벽한 여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_







“신부 고여주는 신랑 전정국을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시겠습니까?”

“네..!”

“신랑 전정국은 신부 고여주를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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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고여주만 보며 고여주만을 사랑하겠습니다!”







정말 행복한 결혼식이었다.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서로만 사랑하겠다고 다짐한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결혼생활에 자신은 없지만 정국이가 있어서, 정국이가 있기에 용기내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국이만 있으면 그 어떤 것도 정국이를 위해 그 무엇도 다 할 수 있으니까_







“누나, 피곤하죠?”

“조금...? 그래도 괜찮아.”

“수고했어요, 사람들 상대하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너는 매일 하는 일이잖아, 나도 우리 전이사님 사모로서 익숙해져야지!!”

“푸흡...ㅋㅋㅋ 그래요, 전정국 아내로서!!“

“ㅋㅋㅋ사랑해.”

“내가 더 사랑해요ㅎ”







결혼식이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다. 지금 기억하는 건... 정국이의 진한 키ㅅ...읍ㅂ.. 무튼, 많은 사람들 앞에서 표정관리하면서 다 받는 건 아주 힘든 일이란 걸 깨달았다. 정국이는 어릴 때부터 이렇게 살아온 거잖아... 숨막힌다, 숨막혀. 그래도 이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혼여행밖에 안 남았단 말씀-!! 아주 행-벅😆







“가는 길에 좀 자요.“

”도착하면 내가 깨워줄게요.“

”흠.. 그럴까..?“

”푹자요, 밤에 못 자니까.“

”...응? 왜 밤에 못 자??“

”왜긴요, 내가 누나랑 만날 때부터 기다리던 게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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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결혼했으니까 밤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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