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악녀라네요

2.여주의 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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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우 뭐하냐. 재미없다. " 순영





" 원우가 왜? " 주연





" 주연이 봐서 여기서 끝내주는 줄 알아. "
" 으, 오글거려. " 준휘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난, 뒷문으로 들어오는 남주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외우고있던 한설아의 대사를 치지 못하였다.










" 이지훈, 와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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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냐,.. "










이 소설의 남주인공 권순영.
주연의 짝남. 그리고 악녀인 나의 짝남.
남주 역시도 글의 중간쯤에 주연의 매력에 빠진다.





난 남주인 권순영이란 사람의 얼굴을 보자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리고 표정관리도 못했다. 두 눈은 커질때로 커졌고 입은 반쯤 열려있었고. 권순영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내가 이 소설속으로 들어오기 전, 제일 마지막에 봤던, 그 사람의 얼굴과 똑같아서. 그, 남자 고등학교 옥상 위에 있던 그 남자 말이다.





날 본 권순영은 갑자기 매고있던 가방을 옆에 서있던 전원우에게 넘겨주고는 나의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권순영이란 남자도 놀랐는지 몇 초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권순영이 내 손목을 잡고 교실 밖으로 나와버렸다.















***















권순영이 날 무작정 데리고 온 곳은 이 학교 옥상이였다. (문이 잠겨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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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그쪽.. "





" 그쪽도 여기사람 아니죠? "





" 어떻게, "
" 아, 반가워요! 전 권순영이고 19살이에요! "





" 하지만 이 세계에선 18살이죠. "
" 잊지 마세요. "





" 너무 반가워서.. "
" 그럼 그쪽도 그 소설책 읽으셨겠네요?! "





" 읽었죠. 작년에 한번 읽었던 소설이었어요. "
" 전 악녀고, 그쪽은 남주. "





" 아,.. 한설아.. "





" 맞아요. 그게 내 이름이에요. "
" 근데 이제 내려가면 안돼요? "
" 전 소설의 내용이 바뀌지 않았음 해서요. 소설에 등장하는 시간이 아닐때, 그때 다시 얘기해요. "





" 그럼 그렇게 해요! "















***















교실로 돌아오니 반 아이들이 쑥덕쑥덕 무슨 이야기를 해댔다. 나와 권순영, 단 둘이 교실 밖으로 나간것이 궁금했는지 모두 권순영에게 가 무슨 일이었냐고 물어댔다.





내 옆에 앉아있던 사나운 내 짝꿍 이지훈은 그저 말 없이 날 노려볼 뿐이였다.










" 아 왜. 아주 뚫겠다. 뚫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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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영한테 뭔짓했냐. "





" 궁금하면 너도 저기가서 물어보던가. "
" 아, 야. 이거 대사 아니다. 더 이상 말걸지 마. "





" 대사? 드디어 미친거야? "










듣고싶지도 않은 이지훈의 말을 간단하게 무시하고는 칠판을 바라봤다. 선생님이 들어오신 후에도 계속 옆자리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내용은 소설에 쓰여있지 않아서.















***















1교시부터 5교시 수업 내내 거의 하루종일 계속 이지훈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중간에 나도 같이 노려봤지만 이지훈은 개의치 않고 날 더욱더 사납게 노려볼 뿐이였다. 결국 내가 먼저 포기를 하고 말을 걸었다.










" 뭐가 불만인건데. "





" 너 권순영 좋아하잖아. "










뭔소리인가 했다. 소설에서의 한설아는 남주인 권순영을 좋아해 주연을 괴롭혀 악녀가 되었다는 설정이였다. 그러니 내가 권순영을 좋아한다는 말이 맞다.










" 그게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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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둘이 같이 있을때 고백 했냐고. "





" 시이발. 했겠냐? "
" 고백하려면 아직 멀었어. 그 내용은 여기 시간에선 반년 뒤야. "
" 나한테 관심 꺼. "





" 뭔 개소리야. "
"아, 됐다. 수업이나 빨리 끝났으면. "










그 뒤론 더이상 이지훈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지않았다. 대신 이번에는 내 오른쪽 앞, 앞자리에 앉은 권순영의 시선이 느껴졌다. 신경쓰여서 한번 쳐다보았더니 나에 대해 궁금한게, 내게 물어보고싶은게 많은지 날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소설엔 없는, 딱히 필요하지않은 내용이라 권순영에게 더이상의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권순영은 포기하지 않고 선생님 몰래 고개만 돌려서 자꾸 날 쳐다봤다. 권순영의 뒤에 앉은 전원우는 권순영의 시선을 따라 날 보았다. 걔는 또 뭔가가 제 마음에 안드는지 그 뒤로 한동안 날 노려봤다.






그 시선들이 짜증나 다 아는내용인 수업을 더이상 듣지 않고 책상에 턱을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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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자세 안불편하냐? "
" 이마를 대지, 왜 턱을. "





" 너 나한테 관심있어? "
" 관심 꺼달라고. 그게 그렇게 어려워? "





" 말을 걸어줘도 저래. 하여튼. "















***















하교를 알리는 종이 치자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기쁜 마음으로 하교할 준비를 했다. 그러자 내 앞자리에 큰 무언가가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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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얌전 하네? "











서브남주3 문준휘.
주연의 소꿉친구로 5년째 짝사랑 중이다.
시도때도없이 주연에게 관심을 보인다.










" 응. 아침시간까지가 내 오늘 분량이었거든. "
" 그니까 괜히 건들지 마라. "





" 뭔 분량? " 준휘





" 얘, 아까부터 이상한말만 해. 그냥 가자 문준휘. " 지훈





" 너네 먼저 가. 나 교무실 들려야돼. " 순영





" 왜? 기다려줄게, 순영아. " 주연





" 아냐. 그냥 쟤네들이랑 가. " 순영










소설속 주요 등장인물들을 다 내보낸 권순영이 활짝 웃는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남주는 이런 성격 아닌데.












" 다 보냈어요. 이제 얘기하러 가요. "





" 자취하죠? 책에 그렇게 쓰여져있던데. "
" 앞장 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