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했던 학교는 이게 아닌데

4. 담배와 사탕

W. 용가리가져왔냐








<평화로운 경제학과 최수빈 학생 잠깐 들여다보기>


교수와 개인면담 잡힌 과탑 수빈 학생



똑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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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먼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대학원에 갈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졸업을 하면 공무원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래, 대학원 올 생각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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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이발...."




수빈이 반년 전에 끊었던 담배를 떠올렸다.
그래.. 내가 건강을 위해서 참는다. 가까스로 참은 수빈이 복도 음료 자판기에서 레쓰비를 뽑았다. 덜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음료가 나왔다. 그래 니가 내 유일한 활력소다..






"어, 수빈 선배!"

"..여주?"

"학식 먹으러 왔다가 잠깐 들렸어요 바로 마주칠줄은 몰랐네"

"우리 학교 학식..맛 없을텐데"

"네 다시는 안 먹으려고요"

"든든하게 먹지 그랬어. 너 오늘 우리 동아리 오디션 아냐?"






지원자만 50명이 넘어가는 걸로 알고 있었다.

수빈은 안그래도 빠듯한 일정에 오디션까지 볼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이거 금연 해봤자 스트레스 받아서 먼저 죽겠네..

그런 생각이나 하는 찰나에 여주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건넸다.




"선배부터 든든히 챙겨 먹어요- 사탕은 당 떨어질 때마다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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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땡큐"




웃기게도 담배 생각이 아예 없어졌다.

수빈의 귀가 조금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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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배려로 제일 먼저 동아리 오디션을 봤다.

우렁차게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흥미롭게 보기만 하던 범규선배가 나가려는 나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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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환영회는 내일 7시야 합격 축하해"

"...뭐야? 이렇게 갑자기요?"

"친구 찬스 썼다 내가"

"그딴거 없다면서요!!”

"방금 만들었어"






어안이 벙벙..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한뒤 나왔다.

그래 내가 이 학교에 다닌지 어엿 3주가 흘렀고

TXT동아리가 유명하다는 말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니였다는 걸 실감했다.

혹시나 해서 모아 대학교 TXT 아는 사람 물어봤더니

왜? 걔네 공연 보러 가려고? 광탈할듯

라고 부산 사는 애가 말할 정도였다.

근데 내가 합격이라니!

집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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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동아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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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썼다ㅎ"

"형 발표 대본 드디어 다 씀?"



Gravatar

"아니? 자퇴신청서 다 썼다고"




오늘도 평화로운 TXT동방에는 수빈과 범규 둘 뿐이었다. 수빈이 자퇴 드립을 하던 말던 범규가 카톡을 남기며 중얼 거렸다. 아, 김여주 길 못 찾는거 아니겠지?



벌컥-!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

"어 왔어? 나가자"

"뭘 오자마자 나가재요! 저 동방 구경 좀 할게요"

"쩝, 구경 할 것도 없는데.. "





범규가 쫄쫄거리며 여주를 따라다녔다. 동아리 방에는 얼마전 연준이 사비로 구매한 매트리스와 널부러진 악보들, 기다란 소파와 화이트보드가 끝이였다.

그리고 동방과 이어진 연습실엔 악기들만 가득해서 범규 말마따나 볼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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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형 이제 출발했대 우리도 나가자"

"오늘은 조절해서 마시기에요"

"너야말로 무리해서 마시지마"

"선배는 알쓰잖아요"

"...그 정도는 아니거든?"






카톡,카톡,카,카,캌ㅋ카톡





갑자기 미친듯이 울리는 알람에 다같이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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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선배 삥 뜯긴거 아니에요? 빨리 가봐야겠다"

"아니야 보나마나 번호 따이고 있겠지"

"..뭐야 그럼 큰일난게 아니잖아"

"큰일난거 맞아. 형이 거절을 못 하거든 빨리 가자!!!"





범규 선배의 말에 동의 하는 듯 수빈 선배도 나를 붙잡고
존나게 달렸다. 아니 쉬발 잠시만.. 니들은 다리가 길잖아요...

빠르게 달려 도착한 술집 앞에선 누가 봐도 저 패션 공부해요- 하는 연준 선배와 그 앞에 어떤 여자가 억지를 부리며 막무가내로 선배에게 들이대고 있었다.

아이고..강자를 만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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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이러시면 안돼요오.... "


"그냥 친구로만 지내자니까요? 여자친구도 없잖아요! 번호만 달라고요!"

점점 돌진하는 여자 때문에 이러다 진짜 키스라도 할 기세였다. 순간, 나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대뜸 몸부터 앞서 나갔다.

"지금 제 남자친구한테 뭐 하는 짓이에요?"

"..? 뭐야 남자친구?"

"오빠!! 내가 한번만 더 한눈 팔면 뒤진다고 했어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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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어"

"근데 왜 이러고 서있어 빨리 안 와? 헤어질래?"

"어어.. 아니! 내가 미안해.. 뺨이라도 맞을게!"

"뺨? 오빠는 오늘 명치 존나 세게 맞아야돼"

"맞아 명치도 맞아야돼. 배고프지? 얼른 들어가자"

나름 여친인척 해본건데 서로 뚝딱 거리는 바람에

들키기 일보 직전이였지만 여자는 연준 선배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흥! 하며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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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거기서 니가 왜 끼어들어 여주야"

"연준 오빠가 거절 못 한다면서요.."

"그렇다고 여친인척 하면 어떡해 너 내일부터!..."

수빈은 아찔했다.

벌써부터 내일 커뮤니티에 올라올 글들에 머리가 아팠다.

'패디과 최연준 실음과 신입생이랑 사귄다는거 진짜에요?'

'실음과 김여주 연준선배랑 사귀나요? 익명이용!'

'방금 연준선배랑 김여주 학교 앞 모텔 가는거 봄 ㅋㅋ 익명이요'

연준 형은 다가오는 여자들 거절도 못하면서

이런 문제들에 수습도 안 했다. 말도 안되는 글이 올라오는 걸 봐도 별 신경 안 쓰는 형이라

김여주만 상처 받을게 뻔히 보였다.

"수빈 선배?"

"..어?"

"내일부터 뭐요?"

"아니야 들어가서 술이나 마시자"

형 저 담배좀요.

결국 머리를 벅벅 헝클이며 편의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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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신경 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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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 저는 동아리..거들떠도 안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