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暴君) , 독을 품다

13화 또 5년

(본 이야기는 12화와 이어집니다.)




"피곤하네요, 황태자."


황제는 민현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와 가까워질 때마다 백호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시군요, 좋은 밤 되세요!"


민현은 멋쩍은 듯 살짝 웃어보인 후
문 밖으로 나갔다.


-


황자와 둘만 남은 황제는 어딘가 모를
공허함을 느꼈다.

백호를 좋아함과 동시에 칼부림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지치는 듯했다.

하지만 백호와 꼭 닮은 황자의 얼굴을 보면
지친 마음이 확 풀렸다.


"우리 황자, 예쁘게 자라라."


-


시간은 빠르게 흘러 5년이 지났다.


백호는 제국의 번영을 위해 지난 5년간 힘썼고,
그 결과 또한 뛰어났다.
하지만 폭군의 모습은 여전히 버리지 못하였다.

민현은 업무를 재상 백호에게 넘긴 후
황제와 가까워지고자 노력했으나, 역시나 실패였다.

또한 황제는 백호와 민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건 똑같았다.


"도훈 황자님의 여섯 번째 생신 연회, 
준비 다 되었습니다."


"그래요, 수고 많았습니다 재상님."


시간이 흐른 것과 같이 백호와 민현의 사이도
조금씩 부드러워져 갔다.


"재상니임-"


올해 여섯 살인 황자는 민현이 남서 제국에서 손수 지어온
'도훈' 이라는 이름을 하사받고,
현재 잘 지내는 중이다.

딱 한 가지가 걸리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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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님, 황태자님께도 인사 올리셔야죠."


백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황자가 너무 귀여워
웃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저는 재상님이 더 좋습니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달까, 황자는 민현보다
백호를 훨씬 더 좋아하고 따른다.


"전 괜찮습니다, 재상님.
황자, 아바마마한테 와 보거라."


"예에-"


그래도 어릴 때부터 교육을 잘 받은 덕분에
누구에게나 착하고 자비로웠다.


-


환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터져나오는 함성, 경쾌한 음악.

황자의 생일 연회는 모두 준비되었다.


"오늘 이렇게 우리 황자를 위해 여러 제국에서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황제가 대표로 손님들께 인사를 올리고,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었다.


"재상님, 어디 가요? 황자도 같이 가요-"


"황자님께서는 여기 계십시오,
잠깐 산책 좀 하고 오겠습니다."


"힝, 알겠어요."


-


한적한 정원을 산책하고 있는 백호.
정원의 분위기는 평화롭고 따뜻했다.

그 이야기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황태자님과
황자님 사이의 친자 확인을 해 본다니요?"


"제국 곳곳에 의심이 너무 많습니다.
황태자님과 황자님이 친자가 맞는지
계속 확인해 달라네요."


궁의 두 명의 대화였다.
백호는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이번엔 5년 전의 하녀들의 대화와는 달랐다.

손님들도 많은 데다가,
궁의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의심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귀족 집안에서 보내온 궁의이기에
귀족들의 노여움을 살 것이다.


-


"황제, 도망치자, 빨리."


백호가 허겁지겁 황제를 찾아와 말했다.


"갑자기 왜 그러는데? 일단 땀부터 닦고,"


"그럴 시간이 어딨어.
황자랑 황태자 사이 친자 확인한대,
빨리 도망쳐야 해."


하필 그때, 황태자와 황자가
궁의들과 함께 처소로 들어왔다.


"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황자님에 대한 백성들의 의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습니다."


"민심도 좋지 않고요.."


궁의 둘이 망설이며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래서 말인데, 친자 확인을 해 보려고 합니다."


마침내 궁의 하나의 입에서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말이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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