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 서기까지

무대 위에 서기까지 - 05

"언니 잘 갔다와요...!"

배주현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제서야 데뷔조 멤버들은 원래 자신들이 하고 있던 행동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김태형은 싱글벙글 웃으며 나에게로 다가왔고 먹을걸 사러 가자고 말했다. 김태형이 앞장서서 연습실 문을 열고 나갔다. 김태형을 따라 나가면서도 연습실 문이 닫힐 때 까지 배주현을 빤히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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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래서 그랬다니까?"

"아 정말?"

편의점에 갔다 다시 연습실로 향하는 시간동안 김태형과 나는 금방 친해졌다. 방금전 까지 했던 말은 자기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자신의 할머니가 요즘 유행하는 옷을 사 주었는데 이미 서울에서는 유행이 지났다는 얘기였다.

"너는? 학교 안 가?"

"아.. 학교? 다니지.. 오늘은 주말이니까 괜찮잖아?"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친한 친구들과는 전부 학교가 떨어져 버렸고 등교했을 때 새로 사귄 친구들은 지금의 데뷔조 처럼 안 보이는 서열이 존재했기에 무지 피곤했다.
차라히 학교를 자퇴하고 연습생 생활에 몰두하고 싶지만 엄마가 고등학교는 졸업하자고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넌? 학교 다닐만 해?"

일부러 혼자서 오랫동안 떠들어도 상관 없는 질문을 했다. 그럼 김태형은 뭐가 좋은지 학교도 별로 안 다녔지만 그동안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김태형은 박지민이라는 아이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고 심지어 같은반이다 그래서 새 친구 사귈 걱정은 안 했지만 그래도 다른 애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인사한다 등등 여러가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나는 김태형의 말에 '오, 아 진짜?, 대박.' 등과 같은 리액션만 내뱉으면 되서 그다지 입이 아프지도 기가 빨리지도 않았다.
며칠 다니지도 않은 학교를 일년 넘게 다닌 것 처럼 이야기를 줄줄 내뱉는 김태형 덕분에 리엑션만 하면서 연습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형들! 누나! 애들아! 내가 왔어!"

김태형은 검은색 비닐 봉투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연습실 안에 있는 나와 전정국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 방금전 자기소개 했을 때 앉은 것 처럼 앉았다.
김태형은 검은색 비닐 봉지를 꺼꾸로 들더니 바닥에 부었다.
그럼 나머지 사람들은 과자를 한 봉지싹 잡아 뜯어 과자파티를 하듯이 과자들을 늘어 놓았다.

"아 여주도 와서 머ㄱ..."

"아 여주 언니는 다이어트 해서 안 먹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배주현이 김태형의 말을 끊고 말했다.
배주현이 정도껏하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배주현도 내가 뚱뚱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뜻이 되어버렸다.

"아 그랬어? 근데 여주도 먹을거 사지 않았나?"

눈치 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는 김태형이었다. 그럼 전소연이 언니가 눈치것 말하라고 나에게 눈짓을 했다.

"아.. 나도 모르게 내것도 사버렸네..? 하하하..."

나는 어색한 웃음을 내뱉었다. 김태형은 '아 그래?'라는 말과 함께 과자 하나를 집어 자신의 입 속으로 집어 넣었다.
나는 그들이 과자를 먹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김태형은 그 뒤로 배주현과 대화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전정국은 힐끔 힐끔 나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자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고 과자 봉지가 보일 때 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 방시혁 피디님.."

김남준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하며 말했다.

"아 여보세요?"

"네"

"네"

"지금 가겠습니다."

김남준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가봐야겠다 방시혁 피님이 부르시네.."

"잘가~~"

"잘가 오빠!"

"정국이도 잘가!"

손승완의 말에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전정국이었다.
전정국은 어디를 가도 환영받고 인기가 많았다. 그에 비해 같은날 들어온 나는 미움만 받고 있을 뿐이었다.
데뷔조를 제외하고 모두 연습실을 나갔다. 그들이 나가고 난 뒤 데뷔조 멤버들은 하나같이 팔짱을 끼고 내 앞에 섰다.

"하 진짜 너 눈치가 없네."

"네..?"

다짜고짜 눈치가 없다고 말하는 배수지 언니에 당황해 다시 되물어봤다. 그러자 갑자기 배주현이 툭 치면 울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너는 정말 눈치가 없는거냐 아니면 눈치가 없는 척 하는거냐?"

 전소연 언니가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나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럽기만 했다.

"하.. 주현이가 태형이 오빠 좋아하는거 몰랐냐?"

"...?"

나는 당연히 몰랐다. 들어온지 이틀이 된것도 아니고 일주일이 된것도 아니고 한달이 된것도 아니고 딱 하루밖에 안됬는데 그걸 누가 알고 있냔 말인가?

"아.. 미안 몰랐ㅇ.."

"언니 그렇게 안 봤는데 상당히 여우년이네요."

손승완이 내 말을 끊고 말했다.

"몸은 곰인데 속은 여우년이네."

배수지 언니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자기가 말해놓고 웃었고 다른 멤버들도 그 말이 웃긴지 같이 웃었다.

"...."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언니 이제부터라도 태형이 오빠 안 건드려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로 연습실은 언니가 다 치우고 집에 가는 걸로 해요."

배주현은 뭐가 그렇게 신나고 재밌는지 활짝 웃었다.

"그럼 다음날 과자 부스러기 조금이라도 나오면 어떻게 될지는 알거라고 생각해-"

배수지 언니가 배주현을 대리고 연습실 밖을 나갔다. 그럼 다른 멤버들도 그녀들의 뒤를 따라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연습실에 남은건 나 뿐이다. 즉, 나 혼자서 이 더러워진 연습실을 치워야 된다는 뜻이다. 뭐 부터 치워야 될지 고민하고 있을때 연습실 문이 열렸다. 고개를 돌려 누군지 보는 순간 나는 머릿속과 몸이 멈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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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전개 왜 이래;;
공부해야 되는데 망상에 빠져 사는 나🤦‍♀️